순복음강남교회에서 부흥회를 인도한 이태희 목사(사진 오른쪽) 는 주의종에게 대적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한경직 목사님에게 대적한 교인들이 갈라져 나갔는데 주동자 장로 5명이 5년 안에 암으로, 교통사고로, 중풍으로 다 죽었다. 너무 악착같이 주의종을 대적하거나, 앞을 가로막거나, 피눈물 솟게 만들면 하나님이 그냥 두겠는가. 치워 버린다. 하나님은 주의 종을 통해 일하시기 때문이다."

[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순복음강남교회(최명우 목사) 2018 신년 축복 부흥 성회 강사로 나선 이태희 목사(성복교회)가 한 말이다. 이 목사는 1월 4일부터 6일까지 순복음강남교회에서 부흥회를 인도했다. 문제 발언은 마지막 날 나왔다.

이태희 목사는 설교 시작과 동시에 가화만사성을 이야기했다. 가정이 화목해야 세상일도 잘되듯이, 교회도 목사를 중심으로 똘똘 뭉쳐 하나가 돼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분쟁으로 쪼개진 교회들을 열거했다.

"여기 대치동 00교회의 000 목사님. 훌륭한 분이신데 싸움판이 벌어졌다. 주일이면 앰뷸런스가 몇 대씩 오고, (교인들이) 실려간다. 이게 마귀 소굴이지, 어디 교회야. 천호동에 있는 00교회. 3만 명 모였는데, 원로목사님 은퇴하고 새 목사 와서 싸워서 갈라졌다. 마귀 새끼 몇 놈이 역사해서 싸움판을 일으켰는데, 교인이 2000명으로 떨어졌다. 목동에 있는 00교회는 8000명 모였는데, 몇백 명으로 줄었다. 기가 막힐 노릇이다."

목사도 사람인 이상 실수할 수 있다고 했다. 이 목사는 목사를 신으로 봐서는 안 되고, '주의종'인 목사가 목회를 잘할 수 있도록 교인들이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설교를 듣는 교인들은 '아멘'으로 화답했다.

최명우 목사를 두둔하는 이야기도 나왔다. 순복음강남교회 담임 최명우 목사는 최근 1~2년간 박사 학위 취득 논란을 빚고 있다. 2016년 일본신학교와 미국 뉴커버넌트대학이 공동으로 수여하는 박사 학위를 받았는데, 이 학위가 가짜라는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한 교인의 고소로 수사를 해 온 검찰은 자료 확보를 위해 기소중지 처분을 내린 상태다. 일부 교인은 최 목사의 학위 취득을 문제 삼는 글을 소셜미디어에 올려 왔다.

이태희 목사는 설교 도중 교인들에게 "SNS에 올라오는 최명우 목사와 관련된 글을 봤느냐"고 물었다. 교인들이 "예" 하고 답하자, 이 목사는 "어떤 사람이 글을 올리는지 모르지만, 그 끝을 보라. 여러분 눈 보는 데서 그 가문이 몰락할 거다"고 했다. 하나님이 주의종을 통해 일하기 때문에 주의종 앞길을 막아서는 안 된다고 했다. 이 목사는 "목사님이 막걸리 사서 들고 가면 '우유겠지', 소주병 들고 가면 '석유겠지' 해야지, 그걸 트집 잡아서 유언비어를 만들면 목회할 목사가 어디 있겠느냐"고 했다.

이날 설교를 들은 일부 교인은 발끈했다. 한 교인은 8일 기자와 만나 "병들고 죽는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은혜가 되겠는가. 영 은혜가 안 돼서 괴로웠다"고 말했다. 다른 교인은 중간에 말씀을 듣기가 거북해 예배당을 빠져나왔다고 했다.

"목사 대적하고 잘된 사람 못 봐,
세습 안 한 교회는 싸움판"

일부 교인의 반발에도 이태희 목사는 문제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 목사는 1월 8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40년 이상 부흥회 하면서 목사의 피눈물을 쏟게 하고 잘된 사람 한 명도 못 봤다. 주의종에게 대적한 사람은 암으로 죽거나, 중풍에 걸렸다. 그래서 집회에서 간증한 것"이라고 말했다.

소셜미디어를 언급한 이유는 최명우 목사를 위한 것이었다. 이 목사는 "최 목사가 '가짜 신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게 아니다'고 하더라. 문제를 제기한 교인들은 법적으로 다 졌고, 최 목사가 다 이겼다고 했다. 그런데도 총회에 고소하고, 목사를 비방하는 메시지를 돌린다고 해서 언급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아들에게 교회를 물려준 이태희 목사는 집회에서 세습을 옹호하는 발언도 했다. 이 목사는 "어렸을 때부터 피눈물로 목회하는 아버지를 봐 온 아들이, 이력서 한 장 들고 와서 당회장이 된 사람보다 훨씬 낫다. 서울에 있는 교회 중 자기 자식이 한 데는 다 잘된다. 외부에서 이력서 한 장 들고 온 데는 싸움판, 개판이 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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