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종교개혁 500주년에도 교회 분쟁은 끊이지 않았다. 분쟁의 가장 큰 원인은 담임목사의 재정 전횡이었다. 교회개혁실천연대(개혁연대·공동대표 박득훈·박종운·방인성·백종국·윤경아)의 '2017년 상담 통계 및 분석 자료'를 보면, 담임목사 재정 전횡과 관련한 상담 수가 가장 많았다. 인사 전횡, 부당 징계, 세습이 뒤를 이었다. 개혁연대는 2002년부터 상담을 해 왔는데, 재정 전횡 상담 건수는 매년 1위를 차지했다.

개혁연대는 2017년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대면 15회, 전화 145회, 이메일 5회 상담을 진행했다. 대면 상담은 주로 집사(34.2%)와 장로(31.4%)가 의뢰했다. 권사(20%), 목사(11.4%), 청년(2.8%)이 뒤를 이었다. 전화 상담은 조금 차이를 보였다. 집사(42.3%), 청년·평신도 및 타 교회 교인(21.2%), 장로(15.3%) 순이었다.

상담 사유는 복합적이었다. 대면 상담에서는 '재정 관련 문제'가 10건(25%)으로 가장 많았다. '인사 및 행정 전횡'과 '부당 치리 및 표적 설교' 6건(15%), '성 문제'와 '청빙 및 허위 이력' 4건(10%)이 뒤를 이었다. 전화 상담에서도 '재정 관련 문제'가 57건(24.5%)으로 가장 많았다. '인사 및 행정 전횡' 42건(18.5%), '세습' 35건(15%), '부당 치리 및 표적 설교' 26건(11.2%), '청빙 및 허위 이력' 15건(6.4%) 순으로 나타났다.

개혁연대는 교회 문제로 인한 상담이 점진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했다. 동시에 평신도·청년의 교회 운영과 참여율도 늘고 있다고 했다. 명성교회 세습 문제에 신학생들이 반대 목소리를 내고, 종교개혁 500주년에 발맞춰 변화를 촉구하는 평신도 운동 그룹이 만들어진 것을 예로 들었다.

개혁연대가 지난해 상담을 분석한 결과, 담임목사 재정 전횡 상담 건수가 가장 많았다. 자료 제공 교회개혁실천연대

담임목사·장로에 집중된 권한 분산 필요
교회 세습, 교단이 엄격 제재해야

개혁연대는 교회 내에서 재정·인사 전횡이 일어나는 원인으로, 담임목사·장로 등 소수의 권한 독점을 들었다. 이들에게 재정과 행정에 관한 권한이 지나치게 쏠려 있고, 관리 감독하는 체계가 상식적 수준으로 작동하지 않는다고 했다. 일반 교인과 청년이 교회 일원으로서 운영과 재정 관리에 참여할 수 있게 다양한 구조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횡을 막기 위해서는 제도 개혁과 함께 사고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정재영 교수(종교사회학)는 "아무리 밖에서 뭐라고 해도 안 통하는 교회도 있다. 목회자를 하나님 비슷한 존재로 보거나, 교회를 특수한 공동체로 인식하는 이데올로기가 작동하는 것이다. 목회자 중심주의 사고가 바뀌지 않는 한 10~20년이 지나도 전횡 문제는 계속될 것이다. 과감하게 교회 운영을 평신도에게 맡기고, 담임목사는 목양에만 집중하는 방법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개혁연대는 명성교회 세습 논란과 더불어 교회 세습 제보와 상담이 급격히 증가했다고 밝혔다. 고무적인 현상은, 제보자들이 교회 세습을 '잘못된 관행'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이다. 명성교회가 세습을 강행한 2017년 11월, 세습 제보가 가장 많았다. 세습 유형은 직계가족에게 세습하는 방식이 대부분이었다. 세습금지법을 제정한 기독교대한감리회 소속 교회의 경우 교차 세습과 징검다리 세습 같은 변칙 세습 제보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개혁연대는 교회 세습을 막기 위해서는 여러 형태의 세습을 방지하는 법 제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직계가족 세습금지법이 있어도 변칙 세습이 이뤄지고 있다. 개혁연대는 교단 차원에서 더욱 강력한 제재와 감독이 필요하며, 위법 사례를 철저히 조사해 엄격히 징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편, 지난해에는 문대식 목사의 성폭력 사건으로 교계가 또다시 발칵 뒤집혔다. 개혁연대는 기독교반성폭력센터(가칭)를 설립해 피해자에 대한 실효적 지원 체계를 마련할 것이라고 했다. 입법 운동을 통해 성폭력 개념을 법제화하고, 성폭력 예방 교육 등 관련 조치 규정이 마련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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