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교회협·이홍정 총무)가 성탄절을 맞아 성명을 발표했다. 그리스도인들에게 혐오와 차별, 배제를 넘어 평화의 길로 나아가자고 독려했다. 자본과 교육 시스템, 부당한 권력 등에 고통당하는 이들을 기억하고, 연대하자고 했다.

한반도와 팔레스타인의 평화를 위해서 기도하자고 했다. 교회협은 "하나님의 평화는 평화적 수단을 통해서만 성취될 수 있다. 한반도와 팔레스타인, 세계의 평화를 위협하는 모든 군사적 행동들이 중단되는 평화의 소식이 전해지기 바란다"고 했다.

아래는 성명 전문.

"그리스도야말로 우리의 평화이십니다." (에베소서 2장 14절)

성탄의 계절, 평화의 왕으로 오신 예수 그리스도의 현존이 온 세상에 증거되기를 기원합니다. 성탄의 기쁜 소식은 세상을 향하신 하나님의 소망의 증표요, 인류 공동체와 창조 세계의 희망의 근거입니다. 성탄의 기쁜 소식 속에 전해진 예수 그리스도는 하늘 영광 버리시고 이 세상 낮은 곳으로 이주하신 하나님이십니다. 그분은 머리 누일 곳 없어 말구유에 노숙하신 하나님이요, 가난한 이들을 통해 탄생의 기쁜 소식을 알리신 하나님이십니다. 성탄의 기쁜 소식에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묶인 사람들에게 해방을 알리고, 눈먼 사람들을 보게 하고, 억눌린 사람들에게 자유를 주며, 주님의 은총의 해를 선포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삶과 사역이 담겨 있습니다.

성탄의 계절에 빈곤이 세계화되고 절대 빈곤이 구조화된 1대 99의 세상 속에서 자본의 권력에 밀려 벼랑 끝에 선 사람들에게 평등한 삶에 대한 희망이 회복되기 바랍니다. 양심에 새겨진 진리를 붙들고 옥에 갇힌 채 고통당하는 양심수들에게 조건 없는 해방이 선언되기 바랍니다. 경쟁 사회가 요구하는 쉼이 없는 교육 시스템에 고통당하며 미래를 포기한 청년 세대에게 쉼이 있는 교육을 통해 미래의 희망이 되돌려지기 바랍니다. 냉전의 사슬에 묶인 채 분단 폭력에 시달리는 한반도 민족 공동체에 치유와 화해와 평화통일의 길이 열리는 기쁜 소식이 전해지기 바랍니다. 자신들의 땅에서 유배당한 채 제국의 야만에 고통당하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 십자가 아래에서 선포되는 평화의 소식이 전해지기 바랍니다.

성탄의 기쁜 소식은 교회로 하여금 돈과 권력과 명예를 추구하는 맘몬의 길에서 돌이켜 예수 그리스도의 길을 걸으라는 하나님의 초대입니다. 그 길은 성령의 능력을 힘입어 수난당하는 사랑의 힘으로 행하는 자기 비움의 길이요, 이 땅에서 버림받은 사람들과 함께 하는 사회적 연대의 길입니다. 작지만 사랑하는 힘을 가진 하나님의 백성들이 혐오와 차별과 배제를 넘어 사랑의 나눔과 돌봄을 실천하라는 하늘의 명령입니다. 이 땅의 교회들이 우리와 함께 계신 배고픈 예수님, 헐벗은 예수님, 병들어 아픈 예수님, 옥에 갇힌 예수님을 모시는 사랑의 사건을 일으키므로 성탄의 기쁜 소식을 온 세상에 전파할 수 있기 바랍니다.

하나님의 평화는 평화적 수단을 통해서만 성취될 수 있습니다. 평화의 그리스도를 마음에 모시는 성탄의 계절, 한반도와 팔레스타인과 세계의 평화를 위협하는 모든 군사적 행동들이 중단되고 모든 반평화적 조치들이 철회되는 평화의 소식이 전해지기 바랍니다. 우리가 함께 사는 세상에서 불의로 고통당하는 사람들과 한반도와 팔레스타인과 세계의 평화를 위해 마음의 촛불을 밝힙시다. 한반도에 평화 체제가 구축되고 평화통일이 이루어지는 그날까지, 팔레스타인에 진정한 자주적 해방이 이루어지는 그날까지 평화의 촛불을 밝힙시다. 춥고 어두운 세상 구석구석에 따뜻하고 밝은 성탄의 기쁜 소식이 전파되고 구원과 해방의 열매가 맺히도록 사랑과 정의의 촛불을 밝힙시다.

2017년 성탄절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이홍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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