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학년도 총신대 신대원 입시 문제에서 다수 오류가 발생했다. 학교는 문제없이 대응했다는 입장이나, 일부 교수와 재학생 및 수험생은 반발하고 있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 2018학년도 신입생 입시가 파행하고 있다. 총신대는 11월 30일 필답 고사 합격자를 발표한 후 2차 면접을 치를 예정이었으나, 지금까지 합격자 발표도 하지 못했다. 11월 25일 필답 고사 문제지에 오류가 많았기 때문이다.

총신대 학생들에 따르면, 영어 시험 1~20번 문제는 밑줄 친 단어와 가장 가까운 단어를 보기에서 고르는 '유의어 문제'였다. 그런데 시험지에는 밑줄이 없었다. 입시생들의 문의가 이어지자 대학 입시 당국은 방송으로 21번부터 문제를 풀라고 안내했다. 이후 밑줄 친 시험지를 현장에서 인쇄해 재배부했다. 시험 시간은 80분에서 90분으로 10분 연장했다.

이어진 성경 시험에서도 오류가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뉴스앤조이>가 입수한 '2018학년 총신대 신학대학원 입학시험 문제점에 대하여'라는 문건에 따르면, 성경 고사에서는 복수 정답 문제나 맞춤법·어휘 오류, 보기 중복, 지문 미인쇄 등의 오류가 발생했다.

'다음 시는 누구의 노래인가?'라는 문제에서는 정작 지문이 제시되지 않아 전원 정답 처리하겠다는 안내 방송이 나왔다. '다음은 어느 지파에 대한 야곱의 축복인가?'라는 문제에서는 성경 구절로 '모세의 축복'이 나왔다.

"내 살은 참된 양식이요 내 피는 참된 음료로다"라는 요한복음 6장 55절 지문은 "내 삶은 참된 양식이요"라고 인쇄돼 나왔고, 시험 도중 정정 방송이 나왔다. 이 문제는 요한복음에서 예수가 한 말이 아닌 것을 찾는 내용이었다. 시험 도중 정정을 안내하는 방송이 최소 6회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상황이 알려지면서, 재학생들과 교수들은 반발했다. 공정성과 보안을 유지해야 하는 입시 시험이 주먹구구식으로 진행됐다고 비판했다. 총신대 한 교수는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입시는 학교에서 제일 중요한 행사인데, 이런 식으로 진행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그는 "신대원장 명의의 어떤 입장도 나오지 않았다. 수험생들에 대한 사과나 수습책 발표 등의 후속 조처 또한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했다.

11월 29일 입학 사정회를 겸해 열릴 예정이던 교수회의는 의사정족수 미달로 열리지 못했다. 결국 총신대는 11월 30일 학교 홈페이지에 '신학대학원 합격자 발표 연기 안내' 공지를 발표했다. 총신대는 "행정 업무 지연으로 인하여 불가피하게 합격자 발표가 지연되고 있어서 수험생 여러분에게 사과 말씀 드립니다. 곧 합격자 발표를 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발표가 늦어져서 수험생 여러분이 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고 안내했다.

12월 1일에도 교수회의가 열릴 예정이었으나 역시 무산됐다. 입시 시험 오류도 문제지만, 교수회의에서 김영우 총장에 반대하는 총신대 신대원생들에 대한 징계가 다뤄질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총신대 교수협의회 관계자는 "교수회의 안건으로 '김영우 총장은 성찬 집례 자격이 없다'고 외친 학생에 대한 징계 건도 올라와 있다. 두 학생을 각각 1년과 6개월씩 정학 처분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입시 일정이 파행하고 있지만, 총신대는 공지 후 12월 6일이 지난 현재(12월 6일)까지 수험생들에게 별도 안내를 하지 않고 있다. 이날은 2차 면접 서류 제출 마감일이기도 하다.

학교 관계자 "당일 적절 대처"
"시험 빌미로 학사 파행 꾀하는 것"

학교 측은 시험 도중 벌어진 일들에 적절히 대처했다는 입장이다. 한 보직 교수는 12월 6일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당일 방송으로 문제 오류를 정정하고 문제지도 새로 배부해 문제없이 해소됐다"고 말했다.

그는 오류가 있던 문항은 전원 정답 처리하고, 나머지 부분도 현장에서 즉각 오류를 정정하는 안내 방송을 해서 문제가 없다고 했다. 모든 수험생이 다 같은 상황에서 시험을 치렀고, 현장 안내 방송 등은 해마다 있던 일이라고 했다. 다만 올해 방송이 조금 더 많았던 것이라고 했다.

그는 올해 총신대 학내 사태와 입시가 맞물리면서, 이를 악용하려는 사람들이 꼬투리를 잡고 있다고 주장했다. 교수회의를 열어서 입시 사정회를 하면 되는데, 일부 교수가 핑계를 대면서 회의를 모이지 못하게 한다는 것이다.

"결국 입시 등 학사 행정을 마비시켜서 정부가 파송하는 관선이사를 부르고 싶은 것이다. 현재 재단이사회 구성을 받아들이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교단 총회와 가까운 이사들로 교체할 수는 없으니 오로지 학사 행정을 마비시키려 하는 것이다. 진짜 시험에 문제가 있었더라면 법원에 문제를 제기했을 것이다."

합격자를 발표하려면 교수회의에서 입학 사정회를 통과해야만 한다. 그러나 신대원생들의 반발로 교수회의가 열릴지는 미지수다. 여기에 배임증재로 기소돼 재판 중인 김영우 총장에 대해 교수협의회 관계자들 또한 부정적 기류가 강한 탓에, 일부 교수의 보이콧도 이뤄지고 있다.

총신대 신대원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학사 일정이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 면접을 비롯한 동계 수업의 지연이 불가피하다. 최대한 일정을 조정해 내년 3월 1일에는 입학이 가능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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