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구권효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 변호인 중 한 명으로, 태블릿 PC를 절도했다며 JTBC를 고소한 바 있는 도태우 변호사가 11월 23일 서울 서대문구 ㅊ교회에서 '법치와 자유민주주의'라는 주제로 2시간가량 강의를 했다. 아직도 박근혜-최순실 국정 농단 사건이 거짓이라고 믿는 개신교인들이 어떤 주장을 하는지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강의는 '밝은미래학부모연합'이라는 보수 성향 단체가 주최했다. 열댓 명이 모인 강의는 한 보수 단체 대표 목사의 기도로 시작했다. 그는 "하나님, 도 변호사님은 박근혜 대통령의 변호인으로도 활동하시고, 또한 국제 인권 쪽으로도 박근혜 대통령과 관련한 재판이 얼마나 잘못된 재판이고 인권유린인가를 밝히기 위해 많은 일을 하고 있습니다. 도 변호사님을 지켜 주시고 보호하여 주시옵소서"라고 기도했다.

도태우 변호사는 자신을 가톨릭 신자라고 소개했다. 그는 서두에 독일의 기민당을 소개하면서, 개신교와 가톨릭이 연합한 정당이라며 독일의 통일과 번영을 이뤄 냈다고 말했다. 이승만 전 대통령과 프란체스카 부부도 각각 개신교인과 가톨릭교인이었다고 말했다.

도태우 변호사는 먼저 '사람 중심'이라는 말의 허구와 위험성을 밝히겠다고 했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고 사람 중심이라는 말이 많이 들리는데, 이 말은 북한에서 온 말이라고 했다. 주체사상의 근원이 '인간 중심'이라는 것이다.

그는 '사람 중심'이 말은 좋지만, 사람 대 사람이 갈등할 때 어떤 사람을 중심으로 봐야 하느냐는 문제가 제기되고, 결국 일부 사람을 자의적으로 배제하게 된다고 했다. 이는 결과적으로 사람들이 역사적으로 쌓아 온 법과 제도를 무시하게 된다고 했다. '동성애자'를 사람으로 보고 그들 중심으로 가면, 결혼 제도 및 가족제도가 파괴된다는 예를 들었다.

도 변호사는 "사람 중심을 그렇게 강조하는 문재인 대통령은 과연 최순실의 인권을 얼마나 생각할까. 자기가 그 입장이 됐다고 생각하면 쉽다. 설령 언론이 제기하는 의혹을 실제 했다고 하더라도, 그것도 의혹일 뿐이지만, 자기가 그런 일을 겪었다고 생각해 보라. 그 딸과 그 인격을 우리 사회가 얼마나 모독했는지 이루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지난 10월, 박근혜 전 대통령 추가 구속영장이 발부된 것을 두고, 도태우 변호사는 법치주의가 무너졌다고 진단했다. 추가 구속영장은 롯데와 SK에 뇌물 요구 혐의로 발부되었다. 도 변호사가 "뇌물을 요구하고 다닌 건 고영태와 박헌영이다. 박 대통령이 그런 내용까지 어떻게 아나"라고 말하자 곳곳에서 탄식 소리가 나왔다.

그는 "이미 95% 조사가 끝난 상태다. 조사가 거의 끝났는데 무슨 증거인멸 우려가 있는가. 그렇다고 박근혜 대통령이 해외로 나가 숨어 살겠는가. 도주 우려도 없다"며, 이것은 '반쪽짜리' 법치라고 주장했다.

도 변호사는, 태블릿 PC는 JTBC 기자들이 손을 댔기 때문에 디지털 증거로서 효력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것을 증거로 채택한 것은 "적법절차의 대단한 후퇴"이고 '형식적인 법치'라고 말했다. 또 '법치주의'라는 말에는 인간 존중의 개념이 있는데, 박근혜 전 대통령 사건에서는 인간 존중을 찾아볼 수 없다며 '영혼 없는' 법치라고 말했다.

도태우 변호사는 강연 내내 '자유민주주의'를 강조했다. 최근 헌법에 명시된 '자유민주주의'를 그냥 '민주주의'로 바꾸려는 개헌 시도가 있다는 것을 우려했다. '자유'를 빼 버리면 '인민민주주의'도 민주주의가 된다면서, 결국은 독재와 연결될 수 있다고 했다. "주사파들이 이를 바꾸려고 난리를 친다"고도 표현했다.

그는 "요새는 또 '촛불 민주주의'라는 말을 쓴다. 이건 또 무슨 민주주의인가. 집회를 하면 대통령도 끌어내릴 수 있다는 게 촛불 민주주의인가. 그건 자유민주주의라고 할 수도 없다. 이런 식으로 민주주의 앞에 자유를 떼고 여러 말을 갖다 붙이면서 혼란스럽게 하면, 결국 인민민주주의로 가는 길이 열리게 된다"고 말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도 있었다. 그는 "박정희 전 대통령은 독재를 한 게 아니다. 그 당시 상황 때문에 '낮은 단계의 법치'를 하신 것이다. 그러나 그 방향은 '높은 단계의 법치'였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높은 단계의 법치주의의 길을 예비하신 분"이라고 말했다. 지금 대한민국 상황을 "박근혜 대통령을 통해 자유의 확산이 시도되다가 고초를 겪고 있다"고 진단했다.

도태우 변호사는 창세기 50장 20절 "당신들은 나를 해하려 하였으나 하나님은 그것을 선으로 바꾸사 오늘과 같이 많은 백성의 생명을 구원하게 하시려 하셨나니"라는 구절로 강의를 마쳤다. 그는 "우리나라에 이런 시련을 주신 하나님의 뜻이 있을 것"이라며 "자유를 해하려는 사람이 있을지라도 하나님이 그것을 선으로 바꾸어 주실 것을 믿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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