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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권위 시대 역행하는 교회, 청년은 떠난다
EYCK '한국교회 청년이 떠나고 있다' 토크 콘서트
  • 최승현 기자 (shchoi@newsnjoy.or.kr)
  • 승인 2017.11.05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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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교회마다 청년이 줄고 있다는 게 이제 그렇게 놀라운 사실은 아니다. 여러 프로그램으로 해결 방안을 모색해 보지만, 양적으로도 질적으로도 청년층 이탈에 대한 위기감은 가속화하고 있다. 교회에 남은 청년들은 끝없는 교회 일에 치이고 제대로 된 대접도 못 받고 지쳐 간다. 이동현·문대식 등 유명 청년·청소년 단체 목회자의 성 추문은 교회 신뢰도를 하락시키고 상처받는 청년을 양산한다.

한국기독청년협의회(EYCK)는 청년들의 진심 어린 목소리를 심도 있게 들어 보고자, 5~6월 전국 성인 1,300명을 대상으로 '청년의 교회·종교 의식 설문조사'를 했다. 그 분석을 <한국교회, 청년이 떠나고 있다>(동연)라는 책으로 펴내면서, 같은 주제로 11월 5일 서대문 이제홀에서 토크 콘서트를 열었다.

팟캐스트 '김용민브리핑' 진행자 김용민 PD, 김영석 목사(배화여대 교목), 남기평 총무(EYCK), 전세훈 청년(배움품앗이 대표), 이한빛 청년(신학생), 이경수 회장(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이 패널로 참여해 청년들이 왜 종교를 떠나는지 토론했다. 토크 콘서트에는 청년 40여 명이 참석했다.

왼쪽부터 전세훈 청년, 김용민 PD, 이한빛 청년, 이경수 회장, 김영석 목사. 뉴스앤조이 최승현

탈권위 시대에 여전히 내세우는 '권위'

먼저 패널들은 청년들이 교회를 떠나는 이유를 이야기했다. '탈권위'가 화두인 한국 사회에서 교회 또한 예외일 수 없는데, 목회자 권위를 강조하는 교회에 청년이 남아 있을 이유가 없다고 했다.

김용민 PD는 핵가족을 넘어 1인 가구 사회로 진입한 한국 사회에서는 이런 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탈권위주의가 미치는 여파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위력을 보인다고 생각한다"면서, 얼마 전 채플 강사로 갔다가 인사도 받아 주지 않는 학생들을 봤다고 말했다. 김 PD는 "기업에서는 하도 이탈이 많으니 입사 1년 지나면 돌잔치를 해 주는 곳도 있다. 기업이 청년을 소모품으로 여기기 때문에, 이탈이라는 방식으로 저항하는 것"이라고 했다.

김영석 목사는 "대학에서 개신교 호감도를 조사하면 10점 만점에 5점이 나온다. (생각보다 나쁘지 않지만) 채플에 가 보면 지옥이 따로 없다. 개별적으로는 괜찮지만 단체로 접하면 태도가 달라진다. '권위 포비아'라고 생각될 정도다. 그동안 정권과 교권에서 저지른 수많은 만행이, 권위에 대한 혐오를 만들어 낸 건 아닌가 생각하게 된다"고 말했다.

남기평 총무는 "권위는 내가 세운다고 해서 세워지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사회에서 원하는 목회자와 기독교인에 대한 모습이 있다. 그런 모습을 보여 주지 못한다는 게 심각한 문제다. 사회적 요구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전세훈 청년은 "교회 문화를 이질적으로 만들어 집단에 대한 충성도를 높이고, 충성도 높은 청년들을 권위로 붙잡는다. 박원순 시장을 지지하면 동성애 천국이 된다고 설교해도, 충성도 높은 청년들은 잘 믿는다. 사회가 목회자에게 요구하는 권위가 대기업 오너 같은 건가. 대통령보다 먼저 세월호 유가족을 찾은 프란치스코 교황을 보라. 교회는 섬기는 권위를 보여 줘야 한다"고 말했다.

취업·돈 찌들어 사는데…
"교회는 대기업 가야 칭찬"
1/n로 보는 문화 바뀌어야

한국 사회 청년들의 현실은 어렵다. 이번 설문조사에서 드러난 청년들의 가장 큰 고민은 취업(53.7%), 돈(생계)(22.1%), 진로(15.7%)였다. 많은 청년이 종교가 심적 안정을 줘야 한다고 응답했다.

이한빛 씨는 "청년들이 현실적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많이 겪는다. 때문에 직업적 가치보다 경제적인 게 많이 고려되는 것 같다. 학자금 대출 많이 안고 졸업하지 않나. (경제적 가치가 중요하다 보니) 대기업 (나쁘다고) 함부로 가지 말라고 말하지 못하는 현실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경수 회장은 불교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그는 "종교 활동 참석해 달라고 할 때마다 (거절하면서) '공부해야 한다', '취업 준비한다'는 말을 귀에 박히듯 들어온 게 사실이다. 보통의 청년들이 커 오면서 가진 가치가 취업, 경제적 성공인 것 같다"고 했다.

김용민 PD 또한 "대학교 강의에 나가 보면, 이렇게 훌륭한 학생이 어떻게 취업을 못하는가 싶은데 계속 미끄러지더라"고 했다. 김 PD는 다양한 능력을 가진 청년들을 인격체로 존중해야 한다고 했다. "청년들은 인정받고 싶어하는 욕구가 있다. 청년들이 교회에서 두각을 드러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동안은 청년을 단순히 n분의 1로만 본 게 아닌가 싶다. 청년 하나하나를 공동체의 보배로, 소중한 피조물로 여기는 자세가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전세훈 청년은 교회가 적자생존의 가치를 강화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교회가 나락에 떨어진 사람을 돌봐야 하는데, 좋은 데 취직한 사람만 띄워 준다. 거꾸로 가는 거다. 차별 현상을 교회 내에서부터 먼저 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토크 콘서트에는 40여 명이 참석했다. 대부분이 20대 청년이었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권한은 없고 책임만 있는 청년,
자발성 있는 공동체 보장 필요

교회가 청년들의 공동체 형성을 방해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남기평 총무는 교회 당회·기획위원회에 청년 대표가 참여하는 교회가 있느냐면서, 교회 청년들은 중요한 의사 결정 과정에서 배제되기 일쑤라고 했다. 권한은 주지 않으면서 이런저런 일만 많이 시키고 책임을 지운다는 것이다.

남 총무는 "교회에서는 청년들을 고등학교 5학년 정도로 보는 것 같다. 너희들이 뭘 아느냐는 식이다. 교회 내에서 무슨 활동을 하려 해도, 공부할 나이 아니냐면서 많이 제약한다. 편견을 먼저 극복해야 한다"고 했다.

이한빛 청년도 "교회가 건강하지 않은 것은 청년들의 특성을 반영하지 않고 공동체성만 강요하기 때문인 것 같다. 교회 다니는 청년으로서, 너무 오랫동안 자발성을 존중받지 못했다. 청년들의 자발성을 최대한 살려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런 지적에 김영석 목사는 "청년들에 대한 어른들의 생각, 편견은 바꾸기 어렵다. 청년으로서 공동체에서 느끼는 고통이 사라질 거라는 기대는 하지 않는 게 좋겠다"며 근본적 변화를 요구했다. 청년이 힘든 데서 버티기보다는 청년들 스스로 공동체를 세우자는 것이다.

이와 함께 김영석 목사는 교회에 대한 인식도 근본적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한국교회를 태동한 미국 감리교·장로교의 역사, 기독교 역사가 왜곡되면서 신앙에 대한 오해가 생긴 것 같다. '내가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 내가 정신적 위안을 얻을 수 있을까'를 청년들이 기대하는 것 같다"고 했다.

김 목사는 "교회는 경쟁과 차별의 세상으로부터 사람을 구원하는 것이다. 상생하고 협동하고 사랑하는 공동체를 만드는 것이다. 내가 다른 사람을 위해 얼마나 사회적 유익을 끼칠 수 있는지를 고민해야 한다. 청년 목회하면서 청년들이 가진 개인적 목적과 이유로서의 종교관을 바꾸는 게 제일 힘들다"고 했다.

이날 EYCK는 토크 콘서트 참석자에게 <한국교회, 청년이 떠나고 있다>를 한 권씩 나눠 줬다. EYCK 설문 결과 보고서와 이에 대한 분석이 담겨 있다. 토크 콘서트에 패널로 참여한 남기평 총무와 전세훈 청년이 글을 썼고, <뉴스앤조이>도 참여했다. 백소영 교수(이화여자대학교), 정재영 교수(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정인곤 사무국장(기독청년아카데미)이 각각 여성의 관점에서, 종교사회학적 관점에서, 공동체적 관점에서 설문 결과를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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