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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보아야 할 돌판, 십계명
[서평] 안재경 <십계명, 문화를 입다>(SFC)
  • 정영란 (loute@naver.com)
  • 승인 2017.11.08 16:30

<십계명, 문화를 입다> / 안재경 지음 / SFC출판부 펴냄 / 168쪽 / 1만 원

기독교 신자라면 누구나 알고 있듯이 십계명은 모세가 돌판에 받은 율법이다. 너무 유명하기 때문일까. 요즘 와서 십계명은 깊이 있게 가르치고 배울 필요 없는 낡은 규율처럼 취급받고는 한다. 예수님이 오신 후, 신약시대가 열린 이후부터는 굳이 십계명에 목매지 않더라도 신앙생활하는 데 무리가 없으니 말이다. 그렇다면 십계명은 지금 시대에 어떤 의미가 있을까.

최근 안재경 목사의 <십계명, 문화를 입다>(SFC)를 읽게 되어 십계명에 대해 새로이 깨닫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SFC출판부 2017년 신간 중 이 책을 가장 먼저 읽은 것은 무엇보다 얇다는 장점 때문이다. 책은 모름지기 얇아야 맛(?)이다. 저자가 월간지에 연재한 글을 엮은 책이라서 설명이나 주장이 구구절절하지 않고 챕터별로 깔끔하게 정리돼 있다.

예수님은, "하나님과 이웃을 사랑하라"라는 반대하기 어렵고 단순한 말씀으로 무수히 많은 율법을 정리했다. 그렇다고 십계명을 비롯한 구약시대 율법들이 쓸모없어진 것은 아니다. 우리는 율법들을 통해 하나님이 바라는 신자의 삶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부모를 공경하라"라는 계명에는 친부모에게 효를 다하라는 기본적 정의만 있는 것이 아니다. 하나님이 세우신 직분을 맡은 사람들(학교 교사, 국가 공무원, 회사 상사 등)에게 복종하라는 뜻이 담겼다. 또 다른 예로, "간음하지 말라"라는 계명에는 그 행위를 하지 말라는 단어 자체의 의미만 있지 않다. 사람의 몸을 성의 도구나 상품으로 보지 말라는 뜻이 담겼다.

십계명 정신을 알려 준다는 것에만 이 책의 장점이 있는 것은 아니다. 이 책은 현시대 문화가 십계명 정신과 얼마나 반대로 가고 있는지를 대조적으로 보여 준다. 강영안 교수는 추천사에서 "문화를 매개로 십계명을 다룬 책은 아마 이 책이 유일하지 않을까 한다"며 칭찬했다. 저자는 문화 중에서도 대표적으로 문학과 미술의 예를 들어 내용 이해를 돕는다. 중간중간 미술 작품들이 컬러 인쇄돼 있어, 미술을 좋아하는 독자들은 반가울 것이고 미술에 관심이 없는 독자들은 관심이 생길 수 있다(나는 컬러 인쇄 때문에 책값이 비싸졌을 것이라는 얄팍한 생각을 했다).

다만 아쉬운 것은 짧은 지면에 십계명과 문화라는 방대한 주제를 함께 다루려고 하다 보니, 설명을 더 해도 좋을 부분을 축약했고 대안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탐구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그러나 십계명 정신을 타락한 우리 문화 안에서 어떻게 구현할 수 있을지는, 책을 덮고 나서 우리가 함께 고민할 부분이다. 한 챕터 한 챕터가 끝날 때마다 다양한 고민을 시작할 수 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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