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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해직된 명설교자, 알고 보니 성(性) 문제
교회, 비대위 꾸려 조사·치리…손희영 목사 "죄송하고 죄송하다"
  • 이은혜 기자 (eunlee@newsnjoy.or.kr)
  • 승인 2017.10.25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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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앤조이-이은혜 기자] 명설교자로 알려진 목회자가 교회에서 해직됐다. 손희영 목사(67)는 2011년 경기도 용인시에 행복을나누는하나교회(하나교회)를 개척해 2017년 9월까지 담임목사로 재직했다. 그러나 현재 하나교회 홈페이지에는 손 목사가 해직 처리됐다는 공고문이 게시돼 있다.

"하나교회 손희영 목사는 부적절한 언행 등으로 더 이상 목사직 수행이 어렵다고 판단되어 2017년 9월 24일 전 교인 사무처리회에서 해직 처리되었음을 알려 드립니다."

한국독립교회선교단체연합회 소속 하나교회는 교회 정관에 따라 목사 치리가 가능하다. 하나교회 정관 제7장 27·29조에 보면 사역자의 경우 해직이 가능하다고 적혀 있다.

<뉴스앤조이>는 '부적절한 언행'으로만 알려진 손희영 목사의 해직 사유가 무엇인지 취재했다. 손 목사가 교회에서 해직되기까지 순탄치 않았던 과정과 당사자 손희영 목사와 서면으로 진행한 인터뷰도 싣는다.

하나교회 홈페이지에는 "손희영 목사가 해직 처리됐음을 알려 드린다"는 공고문이 게시돼 있다. 하나교회 홈페이지 갈무리

의사에서 목사로,
'코스타가 신뢰하는 설교자'

손희영 목사는 설교에 목마른 사람들에게 유명하다. 먼저 특이한 그의 이력이 눈길을 끈다. 그는 연세대학교 의과대학·대학원을 졸업했다. 미국으로 건너가 텍사스대학 앤더슨암센터 선임연구원으로 지내던 중, 목사가 되기 위해 하던 일을 내려놓았다.

그는 이후 캘리포니아주 풀러신학교에서 선교학과 목회학 석사과정을 마치고 목사 안수를 받았다. 1995년 플로리다주 게인스빌한인교회를 개척해 시무하다 2011년 돌연 귀국했다. 미국에서 15년간 안정적으로 목회하던 목사가 한국에서 교회를 개척했다. 게인스빌에서 연을 맺은 교인, 평소 그의 설교를 듣던 이들과 함께 하나교회를 세웠다.

손희영 목사는 미국 코스타(KOSTA)를 계기로 대중에게 더욱 알려졌다. 손 목사는 2008년 열린 코스타에서 '기독교냐 개독교냐'라는 제목으로 강의했다. △기복신앙 △교회 건물의 대형화 △헌금 강요 △권위적인 목회자 등 한국교회 현실을 날카롭게 비판했다. 이 외침은 약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유효한 진단으로, 교회 개혁을 바라는 이들에게 영감을 주고 있다.

손 목사는 이런 비판을 바탕으로 한국교회가 어떻게 하면 '기독교의 본질'로 돌아갈 수 있는지 다양하게 설명했다. 그가 쓴 책도 많은 사랑을 받았다. <구원이란 무엇인가>·<교회란 무엇인가>·<인간이란 무엇인가>(복있는사람)는 '하나님, 교회, 인간' 시리즈물로 유명하다. <믿음의 전환>(복있는사람)·<광야와 하나님나라>(성서유니온) 등 다수 저작을 냈다.

탁월하고 개혁적인 설교자라는 인식 덕에 손희영 목사는 전국을 누비며 강의를 이어 갔다. 의사였던 경험을 살려 한국누가회 수련회 주요 강사로도 설교해 왔다. 전문인 선교 단체 인터서브 서울 지부 이사로 섬기기도 했다.

손희영 목사는 인간과 하나님, 구원에 대한 고민을 담은 여러 저작을 남겼다. 뉴스앤조이 이은혜

수개월 전 교회 떠난 A,
자세히 조사해 보니…

손희영 목사는 올해 9월 3일 교인들 앞에서 사임을 발표했다. 정확한 사임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 이유를 모르니 교회에서도 소문만 무성했다. 교회는 9월 10일, 손희영 목사 사임 사유에 대한 조사 등을 전담할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렸다. 전 교인 투표를 통해 여성 3명, 남성 3명, 청년 1명을 비대위로 구성했다. 비대위는 무성한 소문의 진위를 추적하기 시작했다.

비대위가 본격적인 조사를 시작하기 전부터, 손희영 목사의 부적절한 행동을 알고 있는 교인이 몇 있었다. 8개월 전 갑자기 교회를 떠난 A가 이상하다고 느낀 B는, 당시 A를 만나 자초지종을 들었다. A는 하나교회 개척 초기부터 함께했고, 교회를 말없이 열심히 섬기던 사람이었다.

내용은 충격적이었다. 기혼인 A가 최근 몇 년 동안 손희영 목사와 부적절한 관계에 있었고, 이 때문에 남편과 관계가 틀어졌다는 것이다.

B는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정말 목사에게 순종하고 교회 일에 묵묵히 열심이던 사람이라 너무 충격이 컸다. A가 없는 사실을 지어서 이야기한다든지 뭔가 과장해서 이야기하는 느낌은 전혀 받지 못했다. 오히려 그동안 이 모든 걸 숨기고 살 수밖에 없었던 A를 생각하니 너무 마음이 아팠다"고 말했다.

하지만 B는 교인들에게 이 사실을 알리지 못했다. 한 교인에게 전했는데,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

그렇게 유야무야될 줄 알았던 일은, 수개월 뒤까지 소문으로 남아 있었다. 심리상담 전문가인 교인 C·D는 소문의 진위를 확인하려고 A를 직접 만났다. 그 자리에서 손희영 목사가 A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다는 사실을, A의 증언은 물론 이메일과 문자메시지 등으로 확인했다. C·D는 "이것은 불륜이 아니라 위계에 의한 성폭력"이라고 말했다.

사실을 알게 된 몇몇 교인은 8월 말, 손희영 목사에게 사임을 요청했다. 손 목사는 9월 첫째 주 주일예배 때 교인들 앞에 공개적으로 사임을 표명했다. 그러나 교인들은 "손 목사가 정확하게 무엇을 잘못했다고는 이야기하지 않았다. 그냥 자신이 잘못했고 목회자로서 짐을 지고 가겠다는 정도만 말했다. 무릎을 꿇고 울기까지 했다"고 입을 모았다.

'사임'에서 '해직'으로
조사에서 드러난 피해자'들'

하나교회 교인들은 손희영 목사 사임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명확한 회개도 없었고, 교회 정관도 문제가 됐다. 하나교회 정관 제6장 재정 부분에 보면 "원로목사의 경우 퇴임 직전 3개월 월급 평균 70%의 생활비를 매월 지급한다. (단, 본 교회 개척 목회자의 경우 근무 연한과 상관없이 원로목사에 준해서 예우한다)"고 적혀 있다.

하나교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손희영 목사가 "목사에 대한 존경과 사랑을 보내는 자매에게 연애 관계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이 부분을 놓고 해석이 분분했다. 만약 손희영 목사 사임안을 그대로 받아들이면 그가 자동으로 원로목사가 되는지를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만약 손 목사가 원로목사가 된다면 교회 내 성폭력 문제로 교회를 떠나는데도, 법적으로는 교회에서 사례비를 받을 수 있게 되는 경우가 발생하게 된다는 의견도 있었다.

교인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 것이 알려진 이상, 치리 차원에서 사임이 아닌 '해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손희영 목사가 교인들 앞에서 사과했지만, 자기가 무엇을 잘못했는지 정확하게 말하지 않았고, 여전히 사유를 모르는 교인이 많아 오해가 생길 수도 있었다.

개척부터 함께한 교인 E는 손희영 목사를 물심양면으로 돕고 존경했다. 그만큼 충격도 컸다. E는 기자에게 "우리 교회는 손 목사 설교가 좋아서 모인 사람이 많다. 우리 앞에서는 목회자 권위로 설교하면서 동시에 다른 교인들과 부적절한 관계를 이어 갔다는 사실을 도저히 용서할 수 없다. 그가 왜 교회를 떠나야 했는지 알리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교인들은 결국 9월 9일 긴급운영위원회를 열고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손희영 목사 성 문제를 다시 한 번 조사했다. 9월 10일부터 1주일 동안 교인들에게서 사례를 수집했다. 교회가 치리에 나서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갑자기 교회를 떠난 이에게서도 연락이 왔다.

F는 자신도 손희영 목사와 부적절한 관계에 있었다고 비대위에 증언했다. 따져 보니, A와 손희영 목사가 만나던 때와 겹치는 시기가 있었다. 수년 전 하나교회를 떠난 F는 "손희영 목사가 계속해서 성관계를 요구하는 메시지를 보내는 등의 행동을 해 교회를 나갈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F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처음에는 너무 자상한 아버지처럼 다가왔다. 온갖 감언이설로 나를 사랑한다고 하고, 내가 사랑받고 있다는 느낌이 들도록 각종 메시지를 보냈다. 거기에 성경 구절까지 언급하며 우리 관계가 하나님이 허락하신 언약 안에 있는 관계라는 점을 확신시켰다. 정말 존경하는 목회자가 나를 사랑하는 줄 알았는데, 나중에 A와 직접 이야기해 보니 아니었다. 그게 그 사람 수법이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비대위는 손희영 목사가 몇몇 교회 여성 청년에게, 목사와 교인 관계라고 보기 어려운, 연인 관계에서나 할 법한 메시지를 수차례 보냈다고 발표했다. 비대위가 일주일간 파악한 피해 여성 청년은 6명이었고, 성희롱적인 메시지는 2015년부터 2017년 5월까지 지속됐다. 이 중에는 손 목사에게 강제 키스·포옹을 당하는 등 성추행당한 사람도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비대위는 조사한 내용을 9월 17일, 전 교인 앞에서 발표했다. 손희영 목사의 성적 문제와 A가 교회를 떠난 직후 손 목사가 A에 대해 안 좋은 소문을 퍼트리고, 자신의 치부를 알고 교회를 떠난 교인들을 험담했다는 여러 증거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9월 24일 주일예배가 끝난 뒤, 교인 136명은 손희영 목사 해직 건의안 투표에 참가했다. 약 80% 찬성으로 해직안이 가결됐다. 비대위는 교인들의 위임을 받아 이후 교회 행정을 이끌고 있다. 피해자에 대한 진심 어린 사과도 필요하다고 판단해 교회 홈페이지에 사과문도 게시했다.

비대위 "손 목사, 해직 후에도 메시지"
교인들에게 연락 말아 달라 공지

담임목사 해직을 결의하고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교인들에게 또 하나의 문제가 생겼다. 비대위는 10월 15일, 교회 목장 리더가 모인 카카오톡 방에 공지를 올렸다. 공지에 따르면, 손희영 목사는 해직 후에도 일부 교인에게 "(교회에) 자신의 지지 세력이 남아 있다", "이 모든 사건은 특정인의 음모로 이루어진 것이다"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비대위는 "손희영 목사가 해직된 이후에도 교인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억울함을 호소했다"고 주장했다. 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실제로 손희영 목사뿐 아니라 손 목사의 아내는 한 지인에게 손 목사가 건강상 문제로 실수한 것인데 교회가 이를 고려하지 않고 상습적 성범죄자로 몰아가고 있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비대위는 손 목사와 그의 아내가 자신들에게 우호적일 것 같은 교인들에게 "억울하다"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고 했다.

비대위는 손 목사의 이런 행동이 하나교회 정상화를 방해하고 있으며, 계속 이런 일이 일어나면 대응 방안을 심각하게 고려할 것이라고 공지했다. 교인들에게는 당분간 손 목사와의 연락을 자제할 것을 요청했다.

손희영 목사 "성관계는 없었다"
"해직은 당연, 사역 재개 없을 것"

9월 3일 이후, 손희영 목사는 더 이상 하나교회에 출석하지 않는다. <뉴스앤조이>는 여러 경로로 손희영 목사에게 인터뷰를 요청했다. 그에게 이번 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직접 듣고 싶었다.

어렵게 연락이 닿은 손희영 목사는 정신 건강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대면 인터뷰를 거절했다. 평소 그는 설교에서도 자신이 우울증을 앓고 있으며 불면증으로 장기간 약을 복용 중이라는 사실을 언급해 왔다. 손 목사는 10월 25일, A4 용지 1장 분량으로 서면 답변을 보내왔다.

손희영 목사는 여성 교인들에게 카카오톡으로 부적절한 메시지를 보낸 사실은 시인했으나 기혼 교인과 성관계는 없었다고 했다. 그는 "메시지로 충격받았을 심령들 생각하면 심장이 터질 듯 죄송하고, 후일 허락해 준다면 일일이 사죄하고 용서를 구할 것"이라고 했다.

교회에서 '해직' 처리된 것도 "당연한 일"이라고 답했다. 그는 "억울하지 않다. 한 번도 억울하다고 말한 적 없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사죄하면서 사임했기에 해직은 당연하다. 목사와 교회는 관련 깊지만 별개이고, 목사의 잘못이 교회에 악영향을 끼치는 건 죽기보다 싫다. 나는 완전히 교회를 떠났고, 누가 사역 재개 운운하는데 말도 안 되는 것"이라고 했다.

하나교회는 손희영 목사의 요청으로 홈페이지에 있던 그의 설교를 모두 내렸다. 그러나 사정을 모르고 여전히 손희영 목사 설교를 찾는 이들의 글이 올라온다. 해직 이후에도 안타까움을 표하며 언제쯤 설교를 들을 수 있겠냐고 묻는 글이다. 한국교회에서 손희영 목사 설교를 찾아 듣는 사람은 적지 않았다. 그동안 일부러 손 목사 설교를 찾아 들었던 교인들에게 그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유명하지도 설교 잘하지도 못하는 시골 목사다. 더러 설교를 들어 주신 분들에 대한 죄송, 참담한 마음은 이루 말로 다 못한다. 너무나 죄송하고 죄송하다. 그러나 우리나라엔 나 같은 허접한 목사도 더러 있겠지만 훌륭한 목사들이 훨씬 많으니 나 때문에 교회나 예수님이 폄하되지 않기만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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