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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리회 전명구 감독회장, 아들에게 '지교회 세습'
전계일 목사 "사회가 요구하는 공공성과 다를 수 있어…예수님도 당시 사회와 갈등"
  • 최유리 (cker333@newsnjoy.or.kr)
  • 승인 2017.10.20 23:12

[뉴스앤조이-최유리 기자] 기독교대한감리회(감리회) 전명구 감독회장이 아들 전계일 목사에게 변칙 세습의 일종인 '지교회 세습'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전명구 감독회장은 1986년 인천대은교회 3대 목사로 부임한 후 30년 넘게 목회했다. 2015년 3월, 인천대은교회는 설립 35주년을 기념해 '검단대은교회'를 개척했다. 전명구 감독회장의 아들 전계일 목사가 검단대은교회 담임목사 자리에 앉았다.

개척 후 상가 건물 한 층을 예배당으로 사용했던 검단대은교회는 2017년 9월, 인천대은교회에서 10km 떨어진 신도시에 연건평 390평, 지하 1층에 지상 3층 규모의 건물을 건축했다.

인천대은교회는 검단대은교회에 한 교구(교인 70명)를 떼어 주고, 예배당 부지 비용 15억 원을 댔다. 신축 과정에서도 25억 6,000만 원을 대출해 줬다. 예배당이 완공되기 전에는 다달이 월세 250만 원을 주고, 건축이 끝난 후에도 교인들에게 '성전 건축 헌금'을 독려했다.

올해 9월 10일, 검단대은교회 입당 예배가 있었다. 감리회 교단지 <기독교타임즈>에 따르면, 인천대은교회와 연합으로 연 예배에는 전명구 감독회장, 중부연회 윤보환 감독, 본부 소속 각국 총무 및 임원들이 자리했다.

본부 총무 및 임원들은 검단대은교회 입당 예배를 축하하며, "인천대은교회 35주년 기념"이라는 문구가 새겨진 돌비석을 사비로 제작해 교회에 선물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명구 감독회장이 아들 전계일 목사에게 '지교회 세습'을 진행했다. 뉴스앤조이 최유리

전계일 목사 "아버지 도움 받았지만,
세습 유무는 관점에 따라 달라
지교회 담임목사로 이익 보는 것 없어
교회는 오히려 멍에에 가까워"

<뉴스앤조이>는 10월 20일, 검단대은교회에서 전계일 목사를 만났다. 그가 말한 검단대은교회 개척 상황은 이렇다.

전계일 목사는 초등학교 3학년부터 인천대은교회를 다녔다. 2005년 6월부터는 교육전도사로 부임해 인천대은교회에서 사역을 시작했다. 2010년 목사 안수를 받은 그는, 같은 해 인천대은교회에서 호주 선교사로 파송됐다.

인천대은교회가 있는 곳은 인천 중에서도 개발이 덜 된 지역이었다. 교인들 사이에서 다른 지역으로 예배당을 옮기자는 말도 나왔지만, 30년 이상 있던 지역에서 떠나는 게 쉽지 않았다. 5교구가 있는 지역이 개발되면서, 교회에서 5교구만 분립 개척하자는 의견이 나왔다.

누구를 담임목사로 세울지 고민하다, 교인들은 모르는 사람이 오는 것보다는 어릴 때부터 봐 온 전계일 목사가 오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다. 호주 선교사로 있던 전계일 목사는 2014년 한국에 돌아와 인천대은교회 5교구를 맡았다. 전 목사가 맡았던 5교구 구성원은 현재 검단대은교회 주 멤버다.

검단대은교회는 인천대은교회가 창립 35주년을 기념하며 개척한 교회다. 뉴스앤조이 최유리

전계일 목사는 "아버지의 도움을 받은 것은 부인할 수 없지만, 세습 유무는 보는 관점에 따라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세습이라고 하면 후임자가 교회를 물려받으면서 이익을 봐야 하는데, 자신은 그런 케이스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는 "인천대은교회가 공사 대금으로 빌려준 돈은 현재 우리 교회가 갚고 있다. 젊은 사람 중에 빚지면서 교회 운영하는 걸 누가 좋아하겠나. 나는 하나님의 은혜로 사역하고 있지만 교회가 오히려 멍에에 가깝다. 어떤 사람은 그것 자체를 권력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나는 사역하면서 득을 보거나 사익을 보는 게 없다"고 했다.

전 목사는 자신과 의견이 다른 사람들의 비판은 감수할 의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누군가 검단대은교회를 두고 공평성에 어긋난다고 비판하면 받아들일 것이라고 했다. 전 목사는 "감수하겠다는 말이 무책임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너네만 좋으면 다냐'라고 말할 수 있지만 서로 입장이 다른 것이다"라고 말했다.

전계일 목사는 "사회가 요구하는 공공성과 교회가 가지고 있는 특수성은 함께 갈 수 없다. 예수님도 그 당시 사회와 부합하지 않았다. 그 시대가 원하는 것과 교회는 별개로, 늘 하나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지금 교회가 부흥하고 있는데, 새신자들은 목회 철학과 말씀이 있어서 온다. 우리가 세습했다고 말해도 교회를 떠날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합병 세습은 없다"
전명구 감독회장은 모두 부인

인천대은교회와 10km 거리에 지교회를 두고 아들을 담임목사로 세운 것을 보고, 일각에서는 나중에 두 교회를 합병해 세습하지 않겠느냐는 말도 나온다. 전명구 목사는 2016년 9월 감독회장에 취임하면서 교회를 사임했다. 현재 인천대은교회는 부목사 출신 박영준 목사가 담임으로 있다.

전계일 목사는 합병 세습 의혹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아니다"라고 답했다. 그런 제안이 들어오면 자신이 먼저 목사를 그만둘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교인이 많고 재정이 풍부하다고 교회가 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지금 인천대은교회가 나를 후임으로 불러도 가지 않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오히려 "목회도 조기 은퇴할 생각이다. 검단대은교회에 좋은 후임이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전명구 감독회장은 9월 21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검단대은교회는 그곳 교인들이 스스로 준비해서 세운 교회"라며 지교회 세습을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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