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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사회권위원회 "한국, 차별금지법 제정하라" 권고
8년 만에 발표한 사회권 규약 이행 보고서
  • 이은혜 기자 (eunlee@newsnjoy.or.kr)
  • 승인 2017.10.11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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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앤조이-이은혜 기자] 유엔 경제·사회·문화적권리규약위원회(사회권위원회)가 한국 정부에 빠른 시일 내에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제정하라는 권고안을 10월 6일 내놨다. 유엔 사회권위원회는 유엔 경제·사회·문화적권리규약(사회권 규약)에 가입한 국가가 제대로 조약을 이행하고 있는지 5년에 한 번씩 대상국을 선정, 조사해 결과를 발표한다.

한국은 1990년 유엔 사회권 규약을 비준했으며, 2009년에 이어 8년 만에 네 번째 규약 이행 심의를 받았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기간 한국 사회 전반에 걸친 사회권(인권) 상황을 점검해 결과를 보고했다는 점에서, 이번 권고안은 두 정부의 '인권 성적표'라 볼 수 있다. 사회권위원회의 최종 권고에는 강제성이 없다. 다만 주요 권고 사안 이행 여부를 보고해야 한다.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LGBT 차별 요인 없앨 것"

유엔 사회권위원회는 △노조 만들 권리 △비정규직 남용과 파업권 침해 △해외 진출 한국 기업의 인권침해 문제 개선 △이주민 의료보험 가입 문제 시정 △남녀 성별 임금격차 개선 △현행 이주민 노동자 법 개선 △아동 학대 피해자 지원' 등 70여 개 사안을 권고했다.

유엔 사회권위원회는 10월 6일 한국 사회가 시정해야 할 권고 사안 70여 개를 내놨다. 차별금지법 제정도 그중 하나다. 3월 23일 차별금지법제정연대 재출범식 당시 사진. 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주요 권고 사안 중에는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도 있다. 한국은 2009년 심사에서도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하루속히 제정하라고 권고받았다. 사회권위원회는 "차별금지법 제정이 연기되고 있는 상황에 우려를 표한다"면서 "한국 정부는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한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적극적이고 효과적인 조치를 충분히 취하지 않았다"고 했다.

8년이 지난 뒤에도 변하지 않은 한국 상황에, 유엔 사회권위원회는 "한국 정부는 차별이 인간 존엄성과 평등한 인권 향유에 미치는 해로운 영향에 대해 국민과 입법자들의 경각심을 일깨우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차별금지법 제정'은 18개월 이내에 시행해야 하는 주요 시정 권고 중 하나로 선정했다.

그동안 유엔 내 여러 위원회들은 한국 정부에 지속적으로 차별금지법을 제정하라고 권고했다. 소수자 차별을 다루는 여성차별철폐위원회·인종차별철폐위원회는 물론, 유엔 내 양대 인권 규약(자유권·사회권)을 심의하는 유엔 자유권위원회도 2015년 11월 "대한민국 정부는 명시적으로 삶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인종, 성적 지향 및 성별 정체성을 근거로 한 차별을 포함한 모든 종류의 차별을 규정하고 금지하는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채택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에서 보수 개신교가 반발하는 이유는 차별 금지 사유에 '성적 지향'(sexual orientation)이 포함되기 때문이다. 유엔 사회권위원회는 한국 사회에 '성적 지향'과 관련한 LGBT 차별이 "법적으로도 현실적으로도" 만연해 있다며 이 부분도 시정할 것을 권고했다.

유엔 사회권위원회가 LGBT 차별과 관련해 내린 시정 권고는 △동성 간 성행위를 범죄화한 군형법 폐지 △의료보험, 성과 관련한 건강, 주거에서 일어나는 차별 철폐 △'성적 지향'에 기반한 차별 철폐 및 차별금지법 제정 △LGBT를 향한 편견에 맞서는 캠페인 진행 등이다.

시민·사회단체 110개가 연대한 차별금지법제정연대는 "한국 정부와 국회는 그동안 '사회적 합의 부족'을 내세워 차별금지법 제정을 미뤄 왔는데, 한국 정부의 소극적 자세가 문제라는 점을 이번 권고안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문재인 정부는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해 행동하라"고 주문했다.

차별금지법 제정의 필요성을 주장해 온 홍성수 교수(숙명여대 법학부)는 이번 권고안을 놓고 "이제 한국 정부가 어떻게든 여기에 대응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각종 유엔 조약 기구에서 대한민국에 차별금지법을 제정하라고 권고한 게 한두 번이 아니다. 국제사회 인권 기준으로 봤을 때 대한민국에 차별금지법이 필요하다는 건 더 이상 논란의 여지가 없는 것 같다. 특별히 긴급한 사안으로 분류한 것도 정부가 이전 권고에 반응하지 않은 것에 대한 경고로 보인다. 그동안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한 시늉도 안 했다는 것을 꼬집은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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