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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에 저항하는 작은 교회로 살자"
생명평화마당 '2017 작은 교회 한마당'
  • 유영 기자 (young2@newsnjoy.or.kr)
  • 승인 2017.10.10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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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부터 부스를 꾸리는 참가 교회 교인들. 뉴스앤조이 유영

[뉴스앤조이-유영 기자] 생명평화마당(생평마당·공동대표 박득훈·방인성·이정배·한경호)이 10월 9일 감리교신학대학교에서 '2017 작은 교회 한마당'을 열었다. '탈성장·탈성직·탈성별'을 추구하는 작은 교회들이 한데 모인 다섯 번째 잔치다.

작은 교회 한마당은 오전 10시 여는 예배로 시작했다. 준비위원장 이정배 교수는 개회사에서 작은 교회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생평마당은 작은 교회가 희망인 것을 선포했다. 우리는 수많은 교파로 나뉘었으나 '프로테스탄트', 저항하는 자의 후예들이다. 로마화한 교회를 개혁하는 것이 당시 루터의 사명이었다면, 자본주의에 길들여진 교회를 새롭게 하는 일이 오늘 우리의 몫이다. 무능하고 부패한 교회를 작은 교회 운동으로 치유하고자 한다. 이 땅을 전쟁터로 만들지 않고자 작은 교회들을 통해 생명과 평화를 외칠 것이다."

개회사를 하는 이정배 교수. 뉴스앤조이 유영
여는 예배에 참석한 사람들. 뉴스앤조이 유영

이번 행사에는 생명 평화를 지향하는 작은 교회 및 기독교 단체 120여 개가 참여했다. 참가 교회와 단체는 부스를 차리고 방문자들에게 사역을 소개했다. 지방에서 온 교회들은 특산품과 먹거리를 준비해 농촌 사역을 알리기도 했다.

12시부터는 다양한 세미나가 동시에 진행됐다. '옥바라지선교센터'는 '신학생 대화 마당'을 열었다. 소셜 실험 '보통의 신학생은 없다'는 참가한 신학생들에게 적지 않은 충격을 주었다. "해외 단기 선교와 여행을 2회 이상 다녀온 사람은 한 발 앞으로", "집에서 지하철역이 도보 3분 이내인 사람은 한 발 앞으로", "교회에서 추구하는 방향과 다른 설교를 강요받은 적이 있다면 한 발 뒤로". 20여 가지 질문에 참석한 신학생들은 모두 서는 위치가 달라졌다.

"같은 가치를 지닌 신학생들도 저마다 위치가 다르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참석한 신학생들은 숙연해졌다. 어쩌면 같은 입장인 신학생들 사이에서도 차별과 배제가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을 함께 보았기 때문이다.

소셜 실험을 진행하는 신학생들. 뉴스앤조이 유영

이어진 신학생 좌담에서도 비슷한 대화가 오갔다. 좌담에는 일본 교단에서 목사 안수를 받고 한신대로 유학 온 일본인 여성 목회자, 감신대를 졸업한 여성 전도사, 익명의 성소수자 신학생이 참석했다. 성소수자 신학생은 옥바라지선교센터가 미리 보낸 질문에 서면으로 답한 내용을 한 남성 신학생이 대독하는 방식으로 참여했다.

좌담에 참석한 사람들은 남성 중심 문화에 젖은 교회에서 쉽게 접하는 차별적 언어에 고통받고 있었다. 성소수자 신학생은 "교단과 신학교를 밝히는 일도 생존의 위협을 받는다. 함께 수업을 듣는 이들이 성소수자 문제에서 바로 적으로 돌변하는 경험을 한다"고 말했다.

감리회 여성 전도사는 여성 목사 안수 문제를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여성 목사 안수를 불허한다는 교단의 결의가 예장합동에만 있는 줄 알았다. 다른 교단도 재확인 등으로 결정했다는 사실을 몰랐다. 여성 안수를 허락한 감리회에 있기 때문이다. 중요한 문제지만 절실하지 않았던 것 같다. 스스로 많이 돌아봤다.

감리회가 여성 목사 안수를 인정하지만, 문제가 없는 건 아니다. 예전에는 기혼 여성은 안수받지 못하는 문제도 있었다. 연회 남성 목사들은, 여성이 왜 목사가 되려고 하느냐는 질문을 여전히 던진다. 건강 상태를 파악한다며, 임신한 여성에게 엑스레이 사진을 제출하라고도 한다. 제도는 바뀌었지만 인식 변화는 너무 느리다."

신학생들은 한국교회에 바꿔 가야 할 현실이 여전히 많다며, 함께 노력해 변화를 이끌어야 한다고 했다.

같은 시각 다른 장소에서는 가나안 교회와 평신도 교회 워크숍이 열렸다. 가나안 교인들과 공동체를 이루고 있는 손원영 교수(전 서울기독대)와 평신도로만 이뤄진 겨자씨교회 김영주 선생이 대화를 나누었다.

차이에 대해 이야기 나누는 신학생들. 뉴스앤조이 유영

김영주 선생은 10년 이상 평신도 교회를 이뤄 온 겨자씨교회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겨자씨교회는 전임 목회자가 없다. 운영위원회가 교회 중요 사안을 논의한다. 운영위원장은 여성과 남성이 번갈아 가며 담당하고, 독서 토론, 성경 통독 등으로 예배를 진행하기도 한다. 예배를 마칠 때는 공동 축도로 서로를 축복한다. 교회 재정은 소외 계층과 이들을 돕는 단체를 위해 사용한다. "교인 각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행복한 공동체를 꿈꾼다"고 교회 목표를 설명했다.

손 교수는 가나안 교회를 시작한 이유와 과정을 설명했다. 그는, 2016년 경북 김천에 있는 개운사에 난입해 불상을 훼손한 기독교인을 대신해 불교인들에게 사과하고 불당 회복을 위한 모금 운동을 펼쳐 서울기독대에서 해고됐다. 이후, 가나안 교인들과 만나 목회하기로 했다. 페이스북에 관련 글을 올리자 사찰 음식점을 운영하는 협동조합에서 연락이 왔다. 조합원 대다수가 가나안 교인이었던 것이다. 현재 손 교수는 이들과 가나안 교회를 시작했다. 현재 매달 한 차례씩 기독교와 이웃 종교와의 대화를 진행한다.

또 다른 장소에서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평화통일위원회가 '효순 미선 추모 공원' 설립을 위한 대화를 진행했다. 추모비가 완성됐지만, 6년 이상 제대로 제막도 못 한 상황에 대해 설명하며 추모 공원이 필요한 이유를 알렸다.

겨자씨교회 김영주 선생. 뉴스앤조이 유영
가나안 교인들과 공동체를 이루고 있는 손원영 목사. 뉴스앤조이 유영
효순 미선 추모 공원 설립을 이야기하는 참가자들. 뉴스앤조이 유영

행사는 5시가 되어서야 마쳤다. 다짐 예배에서는 행사에 참석한 이웃 종교인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가톨릭프레스> 전 김근수 편집장이, 개신교회가 세상과 자본에 계속 저항해 줄 것을 당부했다. 그는 "개신교가 저항했기 때문에 사회도 천주교도 변해야 했다. 썩어 가는 교회와 세상에 개신교인들이 계속 프로테스트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행사를 주최한 생평마당은 이번 작은 교회 한마당에 맞춰 <한국적 작은 교회론>(대한기독교서회)을 펴냈다. 앞으로 이 책을 위주로 한국교회에 부합한 작은 교회 운동을 이어 간다는 계획이다. 작은 교회가 건강하게 세워질 수 있는 신학적 기반, 현장의 활동 등을 소개하는 아카데미를 마련하는 등 교육 프로그램도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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