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당일이 동생 생일이다. 어머니 생신도 추석 이틀 전이라 어찌 지내야 할지 모르겠다."

[뉴스앤조이-유영 기자] 스텔라데이지호가족대책위원회 허경주 대표는 한숨을 쉬었다. 동생 이등항해사 허재용 씨가 실종되고 처음 맞는 명절이라는 사실만으로도 마음이 아픈데, 하필 동생 생일과 어머니 생신까지 연휴와 겹쳤다.

스텔라데이지호 침몰 181일을 맞은 9월 28일, 서울 종로에 있는 416연대 사무실에서 만난 허영주·허경주 공동대표의 표정은 평소보다 더 무거웠다. 매일 파일을 정리하고 정부와 언론 관계자들을 상대하는 일도 그렇지만, 긴 명절 연휴 실종된 아들 때문에 힘들어할 어머니를 생각하면 걱정이 앞선다.

"명절만 보낸다고 해도 어머니는 하루 종일 우울해할 것이다. 그런데 실종된 아들 생일을 명절, 당신 생일과 함께 맞는다. 실종 선원 부모님들은 감정 상태가 정상이 아니다. 평소에도 감정 기복이 심해 힘들어하시는데, 제대로 명절 연휴를 지낼 수 있을지 걱정이다."

스텔라데이지호 침몰 이후, 가족들은 단 하루도 쉬지 않고 달려왔다. 명절 기간이 첫 휴식이다. 연휴 때 광화문을 찾을 사람도 많지 않을 것 같아, 서명운동도 잠시 쉬면서 상한 몸과 마음을 조금 추스르기로 했다. 허영주 공동대표는 "가족들이 10월 10일부터 다시 힘내서 실종된 가족을 찾자고 결의했다"고 말했다.

광화문은 나가지 않지만 두 공동대표는 쉴 수 없다. 10월 12일부터 시작하는 국정감사에서 증언할 내용을 준비해야 한다. 이번 국정감사 때 스텔라데이지호 침몰과 실종 선원 수색 관련 사안을 다룰 것으로 보인다. 두 공동대표는 4월부터 지금까지 선사 폴라리스쉬핑과 해수부, 외교부의 대응과 실책에 대해 증언할 예정이다.

가족대책위 허경주·허영주 대표는 추석 연휴 기간 국정감사에서 증언할 준비를 해야 한다. 뉴스앤조이 유영

가족들은 국정감사를 통해 여론이 모아져 △집중 수색 재개 △심해 수색 장비 투입 등 실종 선원들을 위한 조치가 이뤄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허영주 공동대표는 "국정감사에서마저 아무런 행동이 없다면 선사와 정부는 이 사건을 그냥 덮을 것이다. 그럼 실종 선원들이 생환할 기회는 사라진다"고 말했다.

"침몰한 지 6개월이 됐는데, 현실적으로 선원들이 살아 있을 확률이 있느냐고, 그 넓은 바다에서 사람을 찾는 게 가능하냐고 묻는 사람들이 있다. 대서양은 태평양과 달리 해류가 잔잔하다. 해류를 분석해서 집중 수색한다면 충분히 찾을 수 있다. 또 선원들은 대부분 오랫동안 바다 생활을 했기 때문에 낚시에도 능숙하다. 생존했을 가능성은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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