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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교 학내 사태, 교회 부패에도 영향"
종교개혁 500주년 연합 기도회, 백현빈 씨 메시지 전문
  • 백현빈 (newsnjoy@newsnjoy.or.kr)
  • 승인 2017.09.26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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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9월 25일 종교개혁 500주년 기도회에서 백현빈 씨(감리교신학대학교 기독교교육학)가 '여성과 신학생'을 주제로 전한 메시지 전문입니다. - 편집자 주


안녕하십니까! 메시지를 시작하기 전 제 소개를 먼저 간단하게 드리고 시작하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저는 현재 감리교신학대학교(감신대)에 다니고 있고 기독교교육학 학생회장을 맡고 있는 13학번 백현빈이라고 합니다.

오늘 제가 이 자리에서 여러분과 함께 나누고 싶은 것은 제가 학교에 다니면서 어떤 일을 겪었는지, 그리고 그 일은 어떤 일이었고,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한마디로 제 이야기를 들려 드리려 합니다. 

저희 학교는 기독교대한감리회(감리회·전명구 감독회장) 직영 신학교이고, 동시에 130년 된 한국에서 제일 오래된 신학대학교입니다. 저희 학교에도 좋은 부분이 많지만, 제가 제일 좋아하는 건 교가입니다. 교가는 저희 학교를 위해 평생 헌신했던 홍현설 학장님이 작사하신 곡입니다. 교가의 가사는 다음과 같습니다. 

"광야에 소리치며 굽은 길 곧게 하니 그 이름은 예언자, 그 이름은 예언자.
부름받은 젊은이들 그 몸 드려 단련하는 감리교신학대학, 감리교신학대학.
빛나거라, 그 전통 자라거라, 그 자손 비추어라, 그 불빛 복음의 투사."

참 멋있는 가사입니다. 그중에서 하이라이트는 '예언자 정신'입니다. 이 동산에서 신학과 복음으로 몸을 단련해 광야와 같은 세상에 예언자처럼 외치라는 뜻입니다. 그리고 처음에는 광야와 같은 세상에 정말 예언자처럼 외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민족의 독립을 위해 몸을 던진 분들도 많고, 핍박받는 노동자를 위해, 그리고 이 나라의 민주주의를 위해 투신한 분도 계십니다.

그러나 빛과 그림자가 공존하듯 지난 130년은 예언자의 소리를 외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세상의 소리를 야금야금 배워 온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예언자 정신은 사라지고 오직 어두운 그림자만 가득합니다. 서로 경쟁하고, 잘 나가는 사람의 줄을 타고, 권력으로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을 찍어 누르고 하는 세상의 어두운 모습들 말입니다.

백현빈 씨는 감신대 학내 사태를 위해 싸우고 있다. 왼쪽부터 네 번째가 백현빈 씨. 뉴스앤조이 최승현

오늘 이야기를 준비하면서 과연 저희 학교만 어두운 그림자로 가득한가 찾아보았습니다. 그런데 예언자 소리를 놓치고 있는 학교는 비단 저희 학교만이 아니었습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예장합동) 직영 총신대학교는 교단 측과 학교 측 인사가 오랫동안 싸움을 벌이고 있습니다. 교단 측은 총장을 비롯해 학교 법인이 지시를 따르지 않고 마음대로 학교를 운영한다고 지적해 왔습니다.

결국, 총신대학교는 이사들 임기가 만료할 때까지 이사 선출을 하지 못하다가 최근 새로운 이사회를 구성했습니다. 그러나 총장 측 인사들로 구성되어 지난한 싸움이 계속될 것 같습니다.

기독교한국침례회(기침) 산하 침례신학대학교(침신대)는 10년이 넘도록 이사회 정원 11명을 채우지 못하고 정족수 6명을 가까스로 채워 학교를 운영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사를 선임하려 해도 '반대편 이사'라는 이유로 찬성을 얻지 못했습니다. 이사회가 정상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기 때문에 학교 예산이나 교수 인사 문제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는 일이 부지기수입니다. 결국 침신대 이사회는 민법이 말하는 '긴급처리권' 규정을 준용해 퇴임 이사를 불러 윤양수 목사를 이사장으로 선출했습니다. 그러나 이에 반발한 한 이사가 이는 불법이라며 직무 정지 집행 가처분을 신청했고, 이사장은 직무 정지를 당했습니다.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 산하 한신대학교 역시 비슷한 상황입니다. 총장 선출을 둘러싸고 이사회와 교단 그리고 학생 간 분쟁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이사회는 학생들 신임을 받지 못한 후보를 총장으로 선출해 놓고 문제없다고 일관하고 있습니다. 이에, 학생들은 이사회 총사퇴를 주장하고, 교단 역시 총장 선출의 부당함을 역설하고 있지만, 이사회는 자신들 고유 권한이라며 오히려 교단과 학생에 맞서는 상황입니다.

한국그리스도의교회협의회 산하 서울기독대학교(서울기독대)는 문제가 심각합니다. 총장이 수십 년간 재임하며 무소불위 권력으로 자신에게 대드는 교수들을 모두 임용에서 탈락시키거나 징계를 내렸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학교는 교육부 평가에서 최하 등급인 E등급을 맞아 학생들의 장학금 수급이 중단되는 등 여러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이에 학생들은 총장 퇴진 운동을 시작했지만, 이사회는 9월 7일, 17년간 학교를 지배하며 무소불위 권력을 펼친 이강평 목사를 다시 총장으로 선출했습니다.

이제 감신대 사태를 소개해 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감신대 사태는 2015년 시작해 현재까지 진행 중입니다. 그 과정에서 학생들은 법인처를 점거하고 수업을 거부하며 고공 농성과 단식을 진행했습니다. 그러나 돌아온 것은 야만과 폭력, 그리고 무시뿐입니다.

모든 시작은 2013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2013년 8월 당시 중부연회 감독 이규학 목사가 감신대 이사장에 취임했습니다. 그는 취임 후 학교법인 정관을 마음대로 주물러 총장에게 주어진 모든 학사 행정 권한을 자신의 것으로 돌려놓았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입맛에 맞는 사람을 학교 요직에 배치하기 시작했습니다. 그에게 줄 서는 교수는 말도 안 되는 초고속 승진을 거듭했습니다. 그러나 그에게 줄 서지 않는 교수는 임용에서 탈락하고, 승진에서 떨어졌으며, 징계를 받았습니다. 

이규학 이사장은 총장추천위원회(총추위)라는 기구를 통해 자신의 사람을 총장으로 세우려고 했습니다. 총추위 위원은 이사 4명, 교수 2명, 외부위원 1명, 직원 1명, 학생대표 1명 등 9명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전까지 총추위는 이사들이 자신의 입맛에 맞는 사람을 추천해도 다른 위원들이 견제하는 등 나름 민주적인 구조를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규학 이사장은 대다수 총추위 위원을 이사 혹은 이사회 측 인물로 세워, 총추위를 허울 뿐인 기구로 만들었습니다.

이처럼 거의 모든 신학교가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세상보다 더 지독한 정치의 장으로 변모했습니다. 그것은 신학교가 단순히 참된 목회자를 양성하고 신학을 탐구하는 공간이 아니라, 교단 정치의 연장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신학교 문제는 비단 신학교 자체의 문제로 끝나지 않습니다. 신학교 문제는 모든 교회가 겪는 문제이기도 합니다. 신학생들의 최종 목적지는 교회와 세상입니다. 신학교에서 배운 신학과 복음을 들고 교회와 세상으로 나아가는 것이 신학생의 최종 목적입니다. 그러나 신학생이 학교에서 각종 정치와 이전투구, 권력, 줄타기, 경쟁, 굴종과 같은 것들만 보고 배운다면, 이들은 결국 세상에 나아가 주님이 명령하신 빛과 소금이 되는 것이 아니라, 아집과 탐욕에 물든 사람이 될 뿐입니다. 그들이 교회 현장에 나아가 목회를 하게 된다면 그 결과는 너무나 뻔합니다.

신학교에서 지내는 시간은 복음과 사랑, 함께 살아가는 법, 당사자성과 같은 것을 보고 배우기에도 모자랍니다. 그러나 그 시간에 분쟁과 싸움, 정치, 편 가르기 같은 폭력적 상황만 접한 신학생이 교회에 들어가면 그 교회는 분명 분쟁과 권력의 이전투구로 점철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분명 한국교회에 악한 영향력을 끼칠 것 입니다.

어쩌면 지금 한국교회에 나타난 악한 모습 역시 과거부터 계속된 교단 정치와 관계가 깊을지도 모릅니다. 일전에 어머니가 사랑의교회 오정현 목사를 보며 저에게 해 주신 말씀이 생각납니다. "저 사람도 순수했던 신학생 시절이 있었을거야." 맞습니다. 매일같이 구설수에 오르고, 한국교회에 나쁜 영향을 끼치는 오 목사 역시 순수했던 시절이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교단 권력이 하나님과 복음보다 위에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 복음과 하나님만 사모했던 순수한 신학생은 사라지고 괴물만 덩그러니 남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지금 이 순간에도 한국교회를 병들게 하는 교권주의입니다. 하나님과 복음 그리고 고통받는 이웃이 아니라 교단의 권력만 잡으면 존경받고 명예롭고 큰 목회를 할 수 있다는 왜곡된 현실이 바로 지금 이 순간에도 한국교회를 괴롭히고 있습니다. 그리고 왜곡된 교권주의는 비단 과거의 일이 아니라 신학교가 교단 권력 투쟁의 장이 된 지금 이 순간에도 모든 신학생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그는 학내 사태에 저항하며 종탑에 오르기도 했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신학교 상황은 교회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오히려 신학교 상황이 교회 상황보다 더 심각합니다. 나쁜 것만 보고 자란 사람은 나쁜 것이 나쁜 것인줄 모르고 당연한 것인줄 알고 살아갑니다. 누군가 권력으로 찍어 누르고, 잘 나가는 목사의 줄을 타고, 교단 상황에 따라 이곳에 붙었다 저곳에 붙었다 정치하는 것은 선한 일이 아닙니다. 그러나 지금 신학교가 그렇습니다.

그렇게 자란 신학생은 교회 현장에서도 악한 것이 악한 것이라 이야기하지 못합니다. 신학생 때 학교와 교회에서 배운 게 그런 것이기 때문입니다. 담임목사가 교회 재정을 횡령해도, 하나님의 이름으로 성도들 돈을 갈취해도, 부교역자들을 악하게 대해도 아무 말도 하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신학생 때 배운 게 그런 것이기 때문입니다. 상급자에게 순응하지 않으면 '찍히고' 낙오되는 것을 똑똑히 목격했기 때문입니다. 권력에 복종하지 않으면 철저하게 보복당하는 것을 똑똑히 목격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이러한 구조적 문제를 타파해야 합니다.

'예수님이라면 어떻게 하셨을까?' 언제나 이를 생각하며 잘못된 것에는 잘못됐다고 이야기해야 합니다. 악한 것과는 끝까지 싸워야 합니다. 왜냐하면 하나님은 악을 미워하고, 심판하는 분이기 때문입니다.

이야기를 처음 시작할 때, 저희 학교 교가가 참 좋다고 자랑했습니다. 교가가 노래하는 그 '예언자 정신'이 자랑스럽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저는 우리가 회복해야 할 모습이 바로 그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어느 곳에서도 환대받지 못하지만, 끝까지 하나님이 맡긴 바 소신대로 바른 말을 했던 사람, 권력에서 멀리 떨어져 있지만 그 누구보다 강인했던 사람, 모든 종류의 핍박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끝까지 바르게 걸어가던 사람 바로 그 '예언자' 말입니다. 우리는 바로 이 모습을 되찾아야 합니다. 이것으로 제 이야기를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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