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최유리 기자] 성경에는 여성 차별로 보이는 구절이 있다. 창세기부터 여성은 아담을 꼬드겨 선악과를 먹게 한 것으로 묘사된다. 그 죄의 대가로 성경은 여성이 남편의 다스림을 받을 거라고 말한다.

고린도전서 14장에 나오는 "여자는 잠잠하라"는 여성 안수 반대 구절로 쓰이기도 한다. 디모데전서 2장에서는 "여자는 일체 순종함으로 조용히 배우라. 여자가 가르치는 것과 남자를 주관하는 것은 허락하지 아니하노니, 오직 조용할지니라"고 말한다.

QT는 목회자의 설교만큼 교인의 신앙생활에 영향을 준다. 한국교회는 교인에게 매일 성경을 묵상하는 것을 강조해 왔다. QT책은 본문 해석부터 적용까지 담고 있어 혼자 성경을 묵상하는 데 좋은 도구다.

그렇다면 QT책들은 여성 차별적으로 보이는 성경 본문을 어떻게 해석해 놓았을까. <뉴스앤조이>는 대표적인 QT책 <매일 성경>(성서유니온선교회), <생명의 삶>(두란노), <날마다 솟는 샘물>(국제제자훈련원), <풍삶>(한국대학생선교회), <시냇가에 심은 나무>(IVP), <하나님나라 QT>(씨앗과숲)에서 창세기 3장, 디모데전서 2장, 고린도전서 14장 본문을 어떻게 해석하는지 살펴봤다.

대표적인 QT책 6권에서 여성 차별적으로 보이는 성경 구절을 어떻게 해석했는지 살펴봤다. 뉴스앤조이 최유리

창세기 3장 14-19절
"너는 남편을 원하고
남편은 너를 다스릴 것이니라"

QT책들은 인간이 하나님 자리를 탐한 죄를 지적하며, 그 죄의 대가로 받는 벌이 무엇인지 설명했다.

<매일 성경>(창 3:14-24, 2014년 1월 6일 자) / 하나님은 인간이 짓는 죄를 심판한다고 해설했다. 죄의 대가로 여자는 잉태의 고난과 남편의 지배를 받게 됐고, 아담은 생계유지를 위해 힘든 노동의 고통을 당하게 됐다고 했다. 교인이라고 죄의 고통에서 제외되는 것이 아니므로, 고통을 당할 때마다 하나님의 은혜와 도우심을 구해야 한다고 했다.

<생명의 삶>(창 3:14-24, 2013년 1월 7일 자) / 인간의 죄와 이를 회복하는 하나님에 대해 설명했다. 여성은 죄의 대가로 "출산의 기쁨을 얻기 위해 극심한 고통을 통과해야 하며, 남편을 사모하고 그의 다스림을 받아야 하는 존재가 되었다"고 했다. 남성은 "땀 흘려 수고해야 먹을 것을 얻을 수 있고, 종국에는 죽음을 경험해야 하는 존재로 변했다"고 했다. 최근 범죄한 것으로 받은 죗값이 무엇인지 물었다.

<날마다 솟는 샘물>(창 3:14-24, 2016년 3월 8일 자) / 아담이 저주의 대가로 "너는 흙이니 흙으로 돌아갈 것이니라"는 하나님의 음성을 듣게 됐다는 점을 언급하며 "교만한 마음을 품을 때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오직 내가 흙이라는 사실 뿐"이라고 설명했다. 여자가 받는 저주는 언급하지 않았다. 독자들에게 자신의 교만한 죄가 무엇인지 질문했다.

<풍삶>(창 3:8-24, 2016년 1월 6일 자) / 하나님이 죄를 지은 인간에게 심판과 은혜의 말씀을 동시에 주고 있다고 보았다. 죄의 대가로 여자에게는 고통이 있겠으나 생명의 출산을, 남자에게는 땅의 저주로 평생 수고하지만 굶지 않고 먹게 될 것을 약속하신다고 했다. "너는 남편을 원하고 남편은 너를 다스릴 것이니라"라는 구절은, 본래 부부 관계는 동등한 관계로서 사랑하는 관계지만 범죄 후 서로 지배하려는 관계로 변했다고 설명했다.

<시냇가에 심은 나무>(창 3:9-20, 2016년 1월 9일 자) / 성별을 나누어 설명하지 않았다. 죄의 대가로 인간관계에서 벌어진 현상을 이야기했다. 아담은 여자 때문이라고 변명하고, 여자는 다시 뱀에게 그 책임을 돌리면서 서로의 관계가 일순간 어그러지고 일상에 수고와 고통이 더해졌다고 설명했다.

<하나님나라 QT>(창 3:14-24, 2014년 1월 13일 자) / 죄의 결과로 여자는 육체적·정신적으로 잉태와 해산의 고통을 겪게 되고, 남자와 대적 관계에 놓이게 된다고 설명했다. 대적 관계는, 여자가 남자에게 복종해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여자가 남자의 적수가 되고 남자가 여자를 지배하는 관계가 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고린도전서 14장 26-40절
"여자는 교회에서 잠잠하라
그들에게는 말하는 것을 허락함이 없나니"

QT책 6종은 이 본문이 교회 안에서 질서 있는 은사 사용을 강조하는 본문이라고 보았다. 공통적으로 당시 고린도교회라는 특수한 상황이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바울이 여성의 기도나 예언을 아예 무시한 건 아니라는 설명이 많았다.

<매일 성경>(고전 14:26-40, 2015년 11월 27일 자) / 교회 안에서 여성들도 기도하고 예언할 수 있지만, 공적 예배를 방해할 정도로 방언을 하거나 예언에 대해 질문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보았다. 당시 여인들이 문화나 관습, 성경에 따라 지켜야 할 질서를 지키지 않아 교회가 무질서와 혼란에 빠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 본문이 '침묵'에 대한 강요는 아니고, 질서에 대한 강조라고 설명했다.

<생명의 삶>(고전 14:26-40, 2014년 11월 23일 자) / 사도 바울이 여성들에게 "교회에서 잠잠하라"고 명한 것은 시대적·문화적 배경을 염두에 두고 이해해야지, 단순히 여자를 무시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그러나 "만일 무엇을 배우려거든 집에서 자기 남편에게 물을지니 여자가 교회에서 말하는 것은 부끄러운 것이라"는 35절에 대해서 "바울은 창조 원리에 근거해 아내는 남편에게 묻도록 함으로써, 교회에서 무분별한 질문으로 인해 가르침을 방해하는 일이 없게 한다고 보았다. 절제와 순종이 미덕"이라고 설명했다.

<날마다 솟는 샘물>(고전 14:33-40, 2014년 12월 18일 자) / 바울이 예배 때 여자가 하는 기도, 예언 자체를 반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고린도교회는 자신을 선지자나 신령한 자로 생각하는 여인들이 교회 질서를 무시하는 일들이 종종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바울이 본문에서 말하는 바는 은사를 질서대로 품위 있게 사용하는 것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풍삶>(고전 14:34-40, 2014년 1월 6일 자) / 본문은 여성들이 교회에서 조용히 해야 한다고 말하는 게 아니고 예배 질서와 관련한 말씀이라고 했다. 여성이 교회에서 기도나 예언을 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했다. 다만 여성을 대상으로 본문을 이야기한 이유에 대해서는 "(당시 고린도교회의) 예배를 혼란스럽게 한 것은 남자들보다는 여자들의 영향이 더 심했던 것으로 보인다. 억압을 당해 오던 여자들이 자유를 경험하게 되면서 절제를 상실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시냇가에 심은 나무>(고전 14:26-40, 2015년 11월 10일 자) / 고린도교회의 문제를 지적하며, 은사는 공동체 안에서 서로 통제를 받으며 질서 있게 사용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때로는 공동체를 위해 잠잠할 필요도 있다고 했다. 성별에 관한 언급은 없었다.

<하나님나라 QT>(고전 14:26-40, 2013년 12월 21일 자) / '질서'를 강조했다. 하나님나라는 돌출 행동과 객기의 나라가 아니라, 가지런한 질서의 나라라는 점을 소개했다. 재주 많은 여인보다 겸손한 질서를 지키는 것, 능력 있는 남자보다 겸손하게 질서를 따르는 것이 옳다고 설명했다. 여성만을 타깃으로 하는 해석은 없었다.

<영한 대조 매일 성경>은 여성이 자녀 해산과 양육 등 자기에게 맡겨진 사명으로 구원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뉴스앤조이 최유리

디모데전서 2장 8-15절
"여자는 일체 순종함으로 조용히 배우라"

<매일 성경>과 <풍삶>은 여자가 해산을 통해 구원을 받는다는 디모데전서 2장 15절 말씀을 문자적으로 해석했다. 반면 <하나님나라 QT>는 문자 그대로 해석하면 성경의 구원론과 어긋난다며 대조적인 묵상 길라잡이를 내놨다.

<매일 성경>은 디모데전서 2장 11절을 설명하며, 여자가 남자 권위를 인정해야 한다고 했다. 여자가 남자 권위를 인정하는 것은 여자가 남자를 주관함으로써 야기되는 혼란을 방지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했다.

<매일 성경>(딤전 2:9-15, 2017년 9월 4일 자) / 사도 바울의 권면에 대해 "여성 리더십을 부정하는 말이 아니다. 예배 질서를 문란하게 하는 여인들을 향한 권고"라고 말했다. 그러나 여성이 남성의 권위를 인정하는 것은 언제든 변할 수 있는 '문화적 타협'이 아니라 변하지 않는 '창조적 원리'에 근거한 것이라고 했다.

성서유니온선교회에서 목회자용으로 나온 <묵상과 설교>에서는 모든 여자가 모든 남자에게 복종해야 한다는 식으로 이해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지만, 아내에게 남편의 순종을 명한 것은 창조의 본성에 부합하는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소개했다. "아내는 남편에게 사랑을 요구하고 남편은 아내에게 가장으로서의 리더십을 인정해 주기를 바라는 것이 인간의 본질적 욕구이며, 그러한 욕구를 서로에게 충족시켜 주는 것이 창조 목적에 부합하는 것이라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영한 대조 매일 성경>은 "해산을 통해 구원을 받는다"는 2장 15절에 대해 "여자들은 믿음과 사랑과 거룩함에 거하고, 자녀 해산과 양육을 포함하여 자신에게 맡겨진 고유한 역할을 잘 감당할 때 구원을 받는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 공동체는 남녀 간에 주신 질서를 존중하고 각자에게 부여한 고유한 역할에 충실하며 함께 주의 뜻을 이루어 가고 있습니까"라고 질문했다. 남성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생명의 삶>(딤전 2:1-15, 2017년 1월 3일 자) / <생명의 삶>은 바울이 남녀 교인의 태도에 대해 교훈한다고 했다. 남자는 하나님 경외와 이웃 사랑이 묻어 있는 거룩한 손을 들고 기도해야 하고, 하나님을 경외하는 여자들은 허영이 아닌 온유와 순종으로 속사람을 단장해야 한다고 했다. 교회 안에서 여자 역할에 대한 말씀은 남자와 여자를 차별하는 게 아니라, 바울이 시대적 상황을 고려해 믿는 여자들이 지녀야 하는 외적·내적 모습을 교훈한 것이라고 말했다.

<날마다 솟는 샘물>(딤전 2:8-15, 2014년 1월 6일 자) / 여성과 남성 모두가 교회 안에서 지켜야 할 모습을 설명했다. 남자 교인에게는 만연한 범죄와 분리된 삶을 사는 '거룩한 손'을 요구했고, 여자 교인에게는 마땅한 복장과 정숙하고 단정한 몸가짐을 명했다고 했다.

여자 교인에게 가르치는 것을 금하고 조용히 행할 것을 지시한 본문에 대해서는 "당시 초대교회 상황과 연결시켜 봐야 한다. 고린도교회에서 여자 교인들이 은사주의에 사로잡혀 교회를 어지럽게 만드는 것을 지적했듯이, 에베소교회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풍삶>(딤전 2:8-15, 2014년 12월 3일 자) / 아담이 먼저 지음을 받은 점, 여자가 속아 죄에 빠졌기 때문에 여자가 남자를 주관하지 못한다는 본문을 설명하며 "이것은 여자가 남자보다 하등하다는 말이 아니라 남자의 선재성을 강조한 말이며 하나님의 주권에 따른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여자가 구원을 받을 수 있는 방법으로는, <매일성경>이 말한 것처럼 "정숙함으로 자녀를 낳아 기르면서 단정한 생활을 계속하는 것"이라고 했다.

<시냇가에 심은 나무>(딤전 2:9-15, 2016년 5월 10일 자) / 본문이 평상시 미모를 꾸미고 액세서리를 하는 것을 일체 금하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다만 예배 시간에 주위를 산만하게 만들지 않도록, 단정한 옷을 입고 선행에 힘쓰는 게 공동체를 세우는 태도라고 했다. 독자들에게 공동체 모임에서 단정하게 몸가짐을 하고, 선행으로 섬기고자 노력하고 있는지 물었다.

<하나님나라 QT>(딤전 2:8-15, 2017년 5월 22일 자) / 본문이 뜻하는 바를 구체적으로 해석한 부분은 거의 없었다. 다만 아이를 낳는 일로 구원을 얻는다는 구절을 문자적으로 이해하면, 성경의 구원론과 완전히 어긋나 버린다고 했다. 아이를 낳는 일은 일반적 출산이 아닌 메시아로 이어지는 출산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님나라 QT>는 이 본문에서 성경 말씀을 대하는 기독교인의 태도를 설명했다. "하나님은 우리의 상황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영원한 진리만 말씀하시지 않는다. 구체적인 삶을 놓고 대화한다. 말씀에서 보편적인 원리는 무엇이고 특정 상황과 관련된 일시적인 부분은 무엇인지를 구별해야 한다"고 했다. 하나님의 말씀을 자신의 이익을 위해 이용하고 있지 않은지 스스로 잘 살펴봐야 한다고 했다. 서로를 소중히 여기며 대화하면 본문과 같은 말씀에 담긴 하나님의 선하심을 깨달을 수 있을 거라고 말했다.

본문을 소개하며 독자들에게 "본문을 읽으며 불편한 생각과 감정이 든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가", "'여자가 아이를 낳는 일로 구원을 얻을 것입니다'를 문자대로 이해하려고 하면 어떤 모순에 빠지게 되는가"라고 질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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