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이은혜 기자]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윤세관 총회장) 102회 총회에 상정된 '성소수자 교인 목회를 위한 연구 위원회 구성과 활동 헌의안'이 기각됐다. 2년 전 100회 총회에서 기각된 데 이어 이번에도 무산됐다. 

기장 교회와사회위원회(교사위·김경호 위원장)는 "한국교회는 동성애자에 대한 진지한 신학적·목회적 성찰 없이, 부정적인 선입견과 오해가 만연해 있다"고 했다. 교사위는 성소수자 교인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연구하고 목양의 적절한 방향을 모색하고 싶다며 헌의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이 안건은 정치부 심의에서부터 반발에 부딪혔다. 9월 21일 총대들은 '성소수자'라는 단어가 나오자 강하게 반발했다. 같은 날 오후, 주요 교단이 임보라 목사를 '이단'으로 규정하거나 "이단성이 있다"고 결의했다는 소식이 정해진 뒤였다. 

'성소수자 교인 목회를 위한 연구위원회 구성의 건'은 정치부에서 기각됐다. 뉴스앤조이 이은혜

한 총대는 "기장에서 이 안건을 통과시켰다고 알려지면 우리는 바로 '이단’이라는 말을 듣는다"며 우려를 표했다. 각 지방 현장에서 타 교단 목회자·장로들에게 "기장은 동성애를 찬성하냐"는 이야기를 듣는다며 어려움을 토로한 총대도 있었다. "성소수자나 동성애를 찬성하자는 게 아니라, 잘 모르니까 먼저 연구부터 해 보자는 게 헌의안의 취지"라는 또 다른 총대의 말도 정치부 위원들의 마음을 바꾸지 못했다. 

헌의안은 정치부에서 대다수의 반대로 부결됐다.

총회 마지막 날인 9월 22일 정치부가 "이 안건은 기각하겠다"고 하자 총대들은 "허락이요!"를 외쳤다. 

몇몇 총대가 "아니오"를 외치며 기각에 대한 반대 의견을 개진했다. 총대들은 "한국교회에서 큰 관심을 갖고 있는 성소수자 차별 문제다. 성소수자 문제를 연구하고 논의라도 해 보자는 것이다", "그냥 기각하고 끝내지 말고 본회의에서 논의해 달라"고 호소했다. 

기각에 찬성하는 총대들은 "정치부에서 이를 기각한 건 교회와 사회를 위해 잘한 결정이다. 성소수자 문제를 연구하겠다고 하면 우리 교단은 서울시청에서 행해지는 수치스러운 행사를 어떻게 볼 것이냐. 군대 내 질서는 어떻게 해야 하냐"고 말하자, 여기저기서 "맞습니다"를 외치는 소리가 터져 나왔다. 

계속된 찬반 논쟁 후 결국 '정치부 기각'을 허락하느냐 마느냐를 놓고 표결에 들어갔다. 찬성 159표 반대 90표로 '성소수자 교인 목회를 위한 연구위원회 구성과 활동의 건'은 기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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