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철 목사가 "납골당으로 90억 원 이상 손해를 봤다"며 그냥 매각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예장합동·전계헌 총회장)은 올해도 납골당 문제를 매듭 짓지 못했다. 교단 은급재단은 2001년, 수익 사업을 목적으로 벽제중앙추모공원에 투자했다가 100억 가까이 손실을 봤다. 15년이 넘는 시간 동안, 수많은 목회자가 납골당 관련 금품 수수 의혹에 연루되며 조사만 몇 년째 해 오고 있다.

102회 총회 넷째 날 9월 21일 오전, 은급재단은 공동 사업자였던 최춘경 씨에게 납골당을 27억 원에 매각하기로 했다고 보고했다. 그러나 총대들은 이대로 계약하면 안 된다며 보고를 받지 않았다.

은급재단 이사회는 16년 동안 끌어온 납골당 문제를 이렇게라도 결론지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이사장 김선규 전 총회장은 "16년간 적폐였고, 처음부터 손대지 말았어야 했다. 오래 끌었지만 이제라도 더 늦지 않게 팔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회무 첫날에도 "우리 교단의 오랜 문제였던 납골당 문제를 해결했다"고 말한 바 있다.

반론이 거셌다. 97회기 은급재단납골당문제사법처리전권위원회 서기를 맡았던 김기철 목사(정읍성광교회)가 나와 문제점을 조목조목 설명했다. 김 목사는 "교단에 90억 원 이상의 손실을 끼친 문제다. 이걸 이렇게 처리하면 안 된다"고 했다.

김 목사는 "최초 납골당 투자자 최춘경 씨에게 10억 원을 지급했는데, 지금까지 사용처가 밝혀지지 않았다. 또 은급재단이 최춘경 씨에게 59억 원 투자했다는데 계약서상에는 30억 원이다. 29억 원은 어디로 갔는가. 게다가 납골기 한 개당 150만 원에서 최대 650만 원까지 받을 수 있고, 전체 820기가 있는데 이것에 대한 가치 계산은 하지 않고 공짜로 넘겼다. 대충 계산해도 20억 원 가까운 손실"이라고 했다.

김 목사는 "총 90억 원 이상의 손실을 반드시 밝혀내서 책임자를 엄중 처벌해야 한다. 제가 과거 조사위원으로 있으면서 고소장과 참고 자료 다 준비했으나, 은급재단 이사장(당시 총회장)이 고소하지 않았다. 책임자를 반드시 찾아서 처벌하고 돈을 환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격론이 벌어졌다. 이례적으로 식사 시간을 넘겨 12시 30분까지 논의가 지속됐다. 전계헌 총회장도 "납골당, 이제는 처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지만, 총대 다수는 이대로 매각하면 안 된다고 입을 모았다. 결국 먼저 정확한 사실 조사를 한 후에 다시 계약하라고 결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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