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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보드 배틀로 '팩트 폭탄' 날리는 목사
[인터뷰] 예사랑감리교회 변영권 목사
  • 구권효·이은혜 기자 (eunlee@newsnjoy.or.kr)
  • 승인 2017.09.23 11:23

"창조과학, 환단고기, 호모포비아, 온갖 음모론 싫어하고요. 헤비메탈, 프라모델, 일본 애니메이션, 오토바이, 역사적 예수 연구,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신앙을 좋아합니다."

[뉴스앤조이-구권효·이은혜 기자] 변영권 목사(예사랑감리교회)는 페이스북에서 자신을 이렇게 소개한다. 사진란에는 딱 봐도 고퀄리티로 보이는 건담 프라모델이 등장한다. 목사 같지 않은 목사(?)의 페이스북 포스팅에 사람들은 열광한다. 페이스북에 '변사모'(변영권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라는 그룹도 생겼다.

변 목사 페이스북에는 다양한 주제로 글이 올라온다. 교회학교 아이들과 수련회 간 이야기, 최근 읽고 있는 신학책에서 감명받은 대목, 주일 설교를 짧게 정리한 내용 등이다. 가장 인기가 많은 건, 시쳇말로 '빻은 소리' ― 반동성애 논리와 창조과학을 신랄하게 비판하는 글이다. 사이다 같은 그의 글에 사람들은 "변멘", "변렐루야"라고 댓글들 달며 웃는다.

그는 '키보드 배틀'을 피하지 않는다. 어떤 기사에 잘못된 정보에 기반한 혐오성 댓글이 달리면, 이내 반박 댓글을 단다. 더 이상 말이 통할 것 같지 않은 사람들에게도 가차 없이 '팩트 폭탄'을 날린다. '목사'라는 직업이 풍기는 점잖은 이미지와는 거리가 멀다. '키보드 워리어'로 불리기도 마다하지 않는다.

변영권 목사는 말만 그럴싸한 '페북 스타'가 아니다. 최근, 같은 교단 목사가 그를 연회에 고발했다. 변 목사가 교단법을 어기고 동성애를 옹호한다는 이유였다. 그동안 변 목사가 페이스북에 쓴 글들과 퀴어 축제에 참석한 사진, 우스개로 만든 '변사모'까지 문제 삼았다. 자칫하면 목사직이 위태로울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변 목사는 자기 뜻을 굽히지 않았다.

'키보드 워리어' 변영권 목사를 9월 15일 충청북도 제천 예사랑감리교회에서 만났다. 뉴스앤조이 이은혜

변영권 목사를 9월 15일, 그가 담임하는 충북 제천 예사랑감리교회에서 만났다. 페이스북에서 하도 많이 봐서 그런지, 얼굴을 처음 보는데도 금방 아는 사람처럼 분위기가 편해졌다. 그에게서 '키보드 워리어'의 삶을 들어 보았다. 그가 좋아하는 헤비메탈, 프라모델, 일본 애니메이션 얘기는 덤이다.

'동성애 옹호자'로 교단에 고발돼
"법대로라면 어긴 것, 앞으로 계속 어길 것"
성소수자 이야기, 대부분 논쟁거리 아냐

- 어떻게 연회까지 불려 가게 된 건가.

8개 교단 이단대책위원회가 임보라 목사 문제로 모일 때, 다른 교단 목사가 우리 교단 목사에게 "감리회에 변영권이라는 사람이 동성애 옹호하고 그러는데 왜 그냥 놔두느냐"고 했다더라. 그분이 내 페이스북을 보고 '이 목사는 추종자도 많고 영향력도 많으니 그냥 두면 안 되겠다' 해서 내가 속한 연회에 고발장 같은 걸 보낸 모양이다.

고발장이 접수된 뒤 자격심사위원회 상임위원회에 먼저 불려 갔다. 조사위원들이 여러 질문을 했는데, 특히 내가 교리와장정을 어긴 것을 시인하는지 물었다. (감리회 교리와장정 재판법 제3조 8항: '음주·흡연, 마약법 위반과 도박 및 동성애를 찬성하거나 동조하는 행위를 하였을 때' 목사는 정직·면직·출교에 처할 수 있다 - 기자 주) 법대로라면 어긴 것이고, 앞으로도 계속 어길 것이라고 답했다.

- 교단법에 따르면 징계를 받을 수도 있는데, 위험한 답변 아닌가.

그런 위험이 있기는 하다. 하지만 교리와장정에 보면 동성애 문제를 술·담배와 같이 설명하고 있다. 사실 술 마시고 담배 피우다 걸린 목사가 많은데, 교리와장정을 적용해 치리한 적은 거의 없다. 자기들끼리 알음알음 교회 옮기는 선에서 끝나고 만다. 그 조항 자체가 사문화된 조항이다.

감리회는 진보적인 사람부터 보수적인 사람까지 다양한 사람이 있다. 지방회 목회자들도 "동성애는 좀 아닌 것 같다"고 얘기하는 정도지, 반동성애 운동하는 사람들처럼 그것 때문에 교회가 망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 듯하다.

- 그래도 조사한다고 불렀을 때 긴장되지 않던가.

원래 좀 낙천적인 성격인데도 심리적으로 좀 위축됐다. 솔직히 기분도 나빴고. 고발한 목사나 그걸 받아서 처리하는 교단에 언짢은 부분도 있었다. 그런데 막상 가서 조사위원들을 만나 보니 다들 점잖으시더라. 질문 내용이나 물어보는 태도도 그렇고, 다들 나보다 연배가 있는 분들인데 내가 하는 말도 경청해 주셨다.

물론 어떤 분은 "변 목사처럼 성소수자를 교인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하면서도 "목사라면 그걸 고치기 위해 계속 노력해야 한다"고 말씀하시기는 했다. 그분들은 기본적으로 동성애를 고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성소수자를 직접 만나 본 적 없기 때문에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지, 그들을 악마화해서 마구 정죄하는 사람들은 아니었다.

변영권 목사(맨 오른쪽)는 올해 4월 '육우당 추모 기도회'에서 성찬을 집례했다. 뉴스앤조이 이은혜

- 성소수자 문제에 원래부터 관심이 많았나.

아니다. 다들 그렇지 않을까 생각하는데. 나한테 직접 커밍아웃한 사람이 있지 않는 한, 내가 먼저 나서서 동성애자를 찾아보지는 않지 않나.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친구들을 놀리면서 "게이 같네"라는 혐오 발언도 했을 정도였다.

- 불과 몇 년 만에 생각이 달라진 이유가 있나.

누나가 미국에서 오래 살면서 현지 교회를 다니고 있다. 어느 날 한국에 와서는 "넌 동성애자가 교회 다녀도 된다고 생각해?"라고 묻더라. 별생각은 없었는데, 뭐 교회에 오는 걸 막을 수는 없지 않을까라고 답했다. "그럼 만약 교회에 오면 동성애가 죄라고 가르쳐서 그들을 고쳐야 해?"라고 되묻더라. "그게 고칠 수 있는 건가" 하면서 그냥 얼버무렸다.

"그럼 동성애는 죄가 아니야?" 누나는 이듬해에도 동성애에 대해 또 물었다. 나는 "태어날 때부터 그렇게 태어났다는데…"라고 답했다. 누나는 한발 더 나갔다. "죄가 아니면 동성애자에게 목사 안수를 줘도 된다고 생각해?"라고 묻더라. 그게 누나가 다니는 미국 교회 현안이었던 것이다.

몇 번을 얼버무리다가 그 질문에서 탁 막혔다. 논리적으로 보면 당연히 되는 건데, 그 생각까지 가지 못한 것이다. 벽이 있었던 것 같다. 이후 성소수자 관련 강좌를 일부러 찾아서 들었다. 청어람ARMC가 성소수자를 주제로 연속 강의를 한다기에, 일부러 서울까지 가서 들었다. 거기서 정신과 전문의들에게 성소수자에 대한 설명을 듣고, 의학적으로는 더 이상 문제가 없다고 배웠다.

그 뒤 성서적인 문제도 관심을 갖고 공부하면서 더 알게 됐다. 페이스북이 도움이 많이 됐다. 반동성애 운동하는 사람들이 들이대는 증거들을 하나씩 찾아봤다. 그들은 외국 논문을 가져와도 꼭 일부만 떼어 자기들한테 유리하게 편집했다. 그거 반박하려고 영어 공부도 했다. 인생에 많은 발전이 있었다.(웃음)

- 3~4년 전만 해도 교계에서 동성애가 지금처럼 문제 된다거나 그러지 않았던 것 같다.

사실 누나한테 처음 성소수자 이야기를 들었을 때, 우리나라에서 이 논의를 당장 시작하지는 않을 거라 생각했다. 우리는 미국 같은 사회가 아니니까, 내가 목회하는 동안 현실이 되지는 않겠지 했다. 그런데 생각보다 한국에서도 이야기가 빨리 진행되고 있다. 세계적으로 급변하고 있기도 하고.

사실 이론적인 부분은 더 연구할 필요가 없다. 지금은 성소수자를 돕기 위한 방법을 논해야 하는 단계다. 법적으로 어떻게 해야 차별이 없을지, 의료 체계에서 소외되는 부분을 어떻게 보완할 수 있는지를 연구해야 한다. 신학도 마찬가지다. 로마서 해석이 어떻고 이걸 계속할 이유가 없다. 나올 만한 해석은 이미 다 나왔다. 어느 쪽을 선택하느냐 문제다.

물론 신학에는 정답이 없기 때문에, 어떤 기독교인은 "성소수자는 죄인이지만 품어야 한다"고 주장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생각한다면, 말 그대로 먼저 성소수자를 품어 보라고 말하고 싶다. 반동성애 운동에 앞장서는 개신교인들은, 말은 그렇게 하면서 성소수자를 정죄하기만 한다.

- 한국교회에서는 성소수자 문제를 여전히 논쟁 중인 것으로 보지 않나.

솔직히 신학 외 어느 학문 분야에서 동성애 관련해 논쟁거리가 더 남아 있나. 의학적으로는 이미 오래전에 끝난 문제다. 법적으로 사람을 차별하지 말아야 한다는 건 논쟁이 필요 없는 부분이다.

신학적인 논쟁은 가능하지만, 문제는 그런 논쟁을 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연구는 안 하면서 정죄만 하려니까 문제가 되는 것이라 본다.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장관 지명자는 창조과학 문제로 결국 자진 사퇴했다. 국회방송 갈무리

"과학과 성경 부딪칠 땐 성경 재해석해야…
과학이 틀렸다고 하면 외려 성경이 도태돼"

- 일반 학문의 성과를 신앙 때문에 받아들이지 않는 기독교인이 있다.

과학적으로 명확한 분야가 있는데 그걸 인정하지 않는다. 나는 스스로 '자유주의자'라고 생각하는데, '자유주의'는 과학·사회과학 등 기타 학문을 신학 아래에 두지 않는 것이라 생각한다. 여러 학문을 신학과 동등한 위치에 놓는 것이다.

과학의 성과가 신학과 모순이 생길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성경 진술이 과학과 틀리다면, 그건 성경이 틀린 거라고 생각한다. 성경은 수천 년 전부터 구전으로 내려오다가 고대인들에 의해 정리된 것이기 때문이다. 성경을 재해석할 생각을 해야지, 성경이 맞고 과학이 틀렸다는 태도는 잘못됐다.

세상 법에서 사람을 평등하게 대하라고 하는데 성경에서는 차별하라고 하면, 성경 쓴 과거 사람들이 차별적 생각을 한 거다. 그렇게 생각해야 성경을 지킬 수 있다. 성경이 지금 시대에 가치 없는 책이 되지 않게 하려면, 항상 새롭게 해석할 수 있는 사고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과학이 틀리고 성경이 맞다고 하면, 역설적으로 성경이 도태된다. 요즘 시대에 누가 그런 성경을 읽겠나. 진보적인 신학을 하는 것도 일종의 기독교 변증이라고 생각한다.

- 이번에 박성진 장관 후보자 때문에 창조과학의 문제가 드러났다.

잘된 것 같다. 양희송 대표(청어람ARMC) 말처럼, 교회에서 통용되는 창조과학 믿어서는 주류 사회에 진입할 수 없다는 걸 알았을 거다. 교회에서는 당연한 얘기가 사회에서는 비웃음거리이고, 그걸 믿는 이들이 광신도 취급당하고 있다는 걸 알아야 한다. 교계에서 나름 명망 있는 분들도 창조과학과 관련한 온갖 헛소문을 믿고 있는데, 이해하기 힘들다.

창조과학이나 성소수자 문제는 결국 정확한 지식과 정보의 문제다. 그런데 일부 개신교인은 이걸 자꾸 가치판단, 믿음의 영역으로 끌고 간다. 늘 그런 식으로 논쟁을 피해 왔다. 그러니 아직도 지구 나이는 6,000살이라는 얼토당토않은 이야기를 하는 거다.

'덕후' 목사로 사는 법
"대중문화 무조건 배척할 수 없어
주체적으로 판단할 수 있게 해야"

- 페이스북에서 일본 애니메이션과 만화 얘기도 자주 하던데.

호기심도 많고 취미도 많다. 예전에는 한참 사진에 빠져 살았고, 오토바이도 정말 좋아했다. 헤비메탈도 엄청 좋아한다. 오지 오스본(Ozzy Osbourne)의 '크레이지 트레인(Crazy Train)' 같은 노래는 정말 끝내 준다. "이 폭주하는 기차에서 나는 탈출하겠다. 사랑 없는 세상에서." 이런 부분이 있는데, 가사가 얼마나 좋은지 모른다.(웃음)

아이들이 크면서 경제적으로 어려우니 카메라나 오토바이는 모두 처분했다. 목사로 살면서 공부도 해야 하니까 시간도 모자라더라. 제일 좋아하는 야구를 끊었다. 애니메이션은 하루에 20분짜리 한 편 정도 본다. 아이들도 좋아해서 같이 본다. 프라모델과 피규어도 좋아한다. 피규어 중에 아이들 것도 있는데, 좀 더 커서 관심 없어 하면 내가 다 가질 거다.(웃음)

변영권 목사는 인터뷰 내내 유쾌한 모습을 보였다. 뉴스앤조이 이은혜

- 잘못하면 세상 문화에 찌든 목사로 보일 것 같다.

'세상 문화' 그런 게 어디 있나. 대중문화를 왜 싸잡아서 악하다고 하는지 모르겠다. 선한 것도 있고 악한 것도 있다. 그걸 스스로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안 그러면 '벤허' 같은 영화나 계속 봐야 한다.

삶을 행복하고 풍요롭게 하는 데는 예술이 굉장히 중요하다. 우리는 대부분 대중문화를 통해서 예술을 누린다. 교인들이 신앙적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사고력을 길러 주는 게 목사 역할이다. 그게 아니라 교회에서 목사가 자기 조그만 소견을 가지고 이건 되고 저건 안 된다는 식으로 하면 삶이 피폐해진다.

게다가 요즘은 소셜미디어 때문에 교회가 사람을 통제할 수도 없다. 교인 중 가끔 자녀들을 그렇게 교육하는 분들 있는데, 억압한다고 아이들이 안 하는 거 아니다.

- 그러니까 교회가 젊은 세대에게 외면당하는 건 아닐까.

근본적인 신앙관이 사람을 얽맨다. 진리로 자유하게 하는 게 아니고 삶을 협소하고 편협하게 만든다. 최근 공부하면서 느꼈는데, 예수님이라는 분은 신앙의 경계, 사람들이 가진 생각의 경계를 자꾸 넘어가게 하는 분이었던 것 같다. 경계를 넓히는 과정을 겪는 게 신앙이지, 우리가 작은 담벼락을 치고 그 안에 사람을 가둬 놓는 게 신앙생활이 아니다.

우리 교회에 나처럼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아이가 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내가 어떤 애니메이션 재밌었다고 하니까, 걔가 "그 애니는 너무 남성향이에요"라고 말했다. 나는 보면서 그런 느낌을 못 받았는데, 여자가 보니까 그런 게 보이는 것이다. 대중문화를 접하면서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분간하고 비판할 수 있어야 한다.

- 그런 의미에서 철학적·신앙적으로 성찰할 수 있는 애니메이션 한 편 추천해 달라.

아 이거 너무 많은데…(웃음) 애니메이션은 보는 사람에 따라 관점이 다를 수 있다는 걸 전제하고 봐야 한다. 나는 아무래도 직업병인 것 같다. 애니메이션을 봐도 주인공을 그리스도의 희생이나 사랑, 자기 헌신과 연결해서 생각하게 된다.

'공각기동대'는 꼭 봐야 한다. 어떻게 그런 생각을 만화로 만들었을까 싶다. 대학교 때 보고 정말 충격받았다. 예전에는 사람의 몸과 영혼을 항상 이원론적으로만 생각했는데, 공각기동대 보면서 인간의 본질을 둘로 딱 나눠서 한쪽만 본질이라고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슈타인즈 게이트'도 좋다. 타임머신을 만든 미치광이 과학자가 나오는데 생각해 볼 부분이 많다.

'걸즈 앤 판처'도 진짜 좋다. 어느 시대인지는 모르겠는데, 사람들이 항공모함에 산다. 여학생들이 옛날에 쓴 탱크를 찾아 내 학교에서 클럽전을 한다. 전쟁이 끝나고, 검도하듯이 수양하는 도구로 탱크를 사용하는 시대인 것이다. 탱크와 항공모함을 타고 클럽전을 할 수 있는 세상이라니. 성경에 나오는 "칼을 쳐서 보습으로 만드는" 세상인가 싶었다.(웃음)

'마법소녀 마도카 마기카'도 꼭 봐야 한다. 이거는 주인공이 거의 예수님이다. 마지막에 마도카가 악순환을 끊기 위해 스스로가 초월적인 존재가 되는데, 꼭 인간 예수가 우주의 그리스도가 되는 것 같다. 진짜 재밌게 봤다.

(이외에도 '베가본드', '공작왕' 등 많은 이름이 나왔지만 생략.)

변영권 목사가 추천한 '마법소녀 마도카 마기카'의 한 장면. 유튜브 영상 갈무리

- 컴퓨터게임도 하나. 책장에 '디아블로3'가 있는 걸 봤다.

목회자로서 꼭 해야 할 게임이다. 악마를 물리치는 게임이기 때문에.(웃음)

평화교회연구소 강의에서 "교회 미래를 비관적으로 본다"고 했다.

교회가 아주 없어지지는 않겠지만 분명 줄어들 거다. 내가 걱정하는 건 양극단만 남는 것이다. 한쪽은 신학 덕후들이 모이는 소수 모임, 또 한쪽은 광신자들. 그렇게 되면 교회는 본질적인 것을 놓치게 된다. 아무리 정부가 복지 정책을 잘 이행한다고 해도 사람들의 내면적인 부분까지 터치할 수는 없다. 교회가 사람들의 내적인 공허함 등을 채워 줘야 하는데 그런 걸 도외시하고 양극단만 남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있다.

그렇다고 교회가 사회의 급격한 변화, 의식 발달에 발맞출 만큼 변화가 빠르지도 않다. 목회 현장은 그래도 어느 정도 따라가려고 하는데, 교단 차원에서는 아예 방향을 못 잡고 있지 않나. 종교개혁 500주년인데 교단 차원에서 하는 일이 이단 사냥 아닌가.

그래도 바라는 점은, 교회가 사회에서 지탄받고 욕만 먹다 없어지는 게 아니라, 끝까지 자기 할 일을 찾는 모습을 보여 주는 것이다. 확 몰락하는 게 아니라 천천히 내려가는 모습. 가수 이효리 씨도 사람들에게서 잊히는 과정을 받아들일 마음의 준비가 돼 있다고 하지 않나. 개신교도 그런 준비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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