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선교계는 선교에 대한 깊은 이해와 성찰, 복음에 대한 각오 없이 섬김보다 외적 성과에 집착하고 타민족에게 공격적인 선교를 자행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습니다.

한편으로는 선교지에 살면서도 무기력과 무능력으로, 사역자의 책무를 소홀히 하는 심각한 영적 마비에 빠져 있는 선교사들이 있습니다. 선교사를 개선하고 지도해야 하는 선교 단체들도 책무를 다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뉴스앤조이-박요셉 기자] 이대행 상임위원장(선교한국)은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한국 선교계가 지난 과오를 반성하고 이제는 본연으로 돌이켜야 할 때라고 말했다.

8월 종교개혁 500주년 연합 기도회는 '선교'를 주제로 열렸다. 선교사들이 설교하고 기도회를 인도했다. 이들은 한국교회가 지난 선교 운동을 돌아보고 회개해야 할 때라고 한목소리로 말했다. 8월 28일 남서울교회에서 참석자 50여 명과 함께 기도회가 시작했다.

한국은 피선교지에서 선교지가 된, 세계 선교 역사에서 흔치 않은 나라다.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조용중 사무총장)에 따르면, 한국교회는 현재 172개국에 27,205명 선교사를 파송했다(2016년 말 기준). 지금은 증가세가 멈춘 상태지만, 그래도 여전히 많은 선교사가 해외에서 활동하고 있다.

이날 선교사들은 한국 선교 운동이 지난 30년간 양적으로 급성장했지만, 선교 현장에는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가 많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이길재 선교사(사진 왼쪽)와 김경술 선교사. 뉴스앤조이 박요셉

'거룩한 선교적 삶을 향한 새로운 도전'을 주제로 설교한 김경술 선교사(SIM)는 오늘날 선교 현장에 있는 교회들이 하나님의 샬롬을 전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선교는 에클레시아 안에서 경험하는 하나님의 완전하심을 옮겨 심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과연 선교지에 이것을 제대로 심고 있을까요. 우리가 먼저 하나님의 완전하심, 샬롬을 경험하고 있는지 돌아볼 때입니다. 하나님나라가 없는, 성령이 아닌 자기를 의지하는, 성과주의로 가득한 모습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두 번째 설교자로 나선 이길재 선교사(WMC)도 회개를 강조했다. 그는 무너진 예루살렘 성벽 앞에서 눈물 흘린 느헤미야를 소개하며, 한국교회도 통회하는 심정으로 자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훼파된 성벽 앞에서 느헤미야는 하나님 앞에 범죄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합니다. 하나님 백성으로 선택받았음에도 말씀대로 살지 못한 자신과 백성의 모습을 회개했습니다. 그는 상황이 아니라 말씀을 붙잡았습니다. 하나님이 우리를 회복시킬 거라 소망했습니다. 한국교회 역시 현재 상황을 볼 게 아니라 하나님 말씀을 붙잡고 기도해야 할 때입니다."

이어 이대행 상임위원장, 오준규 목사(낮은마음교회), 우현창 간사(선교한국)가 기도회를 인도했다. 이 위원장은 실적에 대한 집착, 물량주의, 공격적 선교 행태에 물든 선교계가 회개하도록, 오준규 목사는 지금까지 전도와 사회참여, 선교와 사회정의를 대립적인 것으로 가르쳐 온 교회가 교인들에게 온전한 선교 사명을 가르치는 곳이 될 수 있도록 기도했다.

올해는 아프가니스탄 피랍 사태 10주년이 되는 해다. 우현창 간사는 아프가니스탄 피랍 사태 이후 고통받고 있을 피해자 가족과 교회를 위해 기도했다. 이어 지금도 선교지에서 복음을 전하기 위해 핍박을 감내하고 있는 선교사와 교인들을 위해 기도했다.

(사진 왼쭉부터) 우현창 간사, 오준규 목사, 이대행 상임위원장. 뉴스앤조이 박요셉
이날 기도회 주제는 '선교'였다. 참석자들은 한국 선교계 현실을 반성했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종교개혁 500주년 연합 기도회는 11월까지 매월 마지막 주 월요일에 열린다. 다음 기도회 주제는 '한국교회의 반성'이다. 9월 25일 서울 용산구 청파교회에서 박유미 박사(전 총신대)와 백현빈 학생회장(감리교신학대학교 종교철학전공)이 메시지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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