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신대 비상대책위 학생들은 최근 교육부 회계감사 결과를 거론하며 이규학 전 이사장 등의 긴급처리권 행사를 반대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교육부에 임시이사 파송을 요청했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감리교신학대학교 이규학 전 이사장이 '긴급처리권'을 행사해 9월 8일 이사회를 소집했다. 이규학 전 이사장을 반대하는 이사들과 학생들은 교육부가 임시이사를 파송해야 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규학 이사장은 9월 8일 대전 계룡스파텔 연회장에서 △신임 임원(이사·개방감사) 선임 △신임 이사장 선임 △2017년 2학기 교원 인사 심의 △정관 시행 세칙 변경 △MTU빌딩 임대차 계약 업체 선정 △차기 총장 선임 등의 안건을 처리하겠다고 공고했다. 긴급처리권을 통해 법인·학교 경영에 관한 중요 안건을 다루겠다는 것이다.

학생들은 반발했다. 감신대 비상대책위 학생들은 8월 16일 오후 광화문 감리회 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사 전원은 임기 종료를 수용하고 물러나라고 촉구했다. 비상대책위는 긴급처리권을 주장할 것이 아니라, 사립학교법에 근거해 임시이사를 파송해야 한다고 했다.

학생들은 최근 교육부가 발표한 감신대 회계감사 결과를 거론하며, "이규학 체제의 이사들과 이들에 부역한 법인처 직원들이 자행한 회계 비리가, 영성 성숙과 목회자 윤리 교육을 위한 신학대에서 벌어졌다는 사실만으로도 마땅히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자회견에 나선 비상대책위 백현빈 씨는 "학생들이 쫓아다니니 이번에는 따라오지 못하게 대전으로 이사회 장소를 잡았다"고 비판했다. 비상대책위는 교단·동문과 협력해 이사회를 여는 것을 무효화하고, 임시이사가 파송되도록 교육부에 지속적으로 요청할 방침이다.

이규학 이사장 체제를 반대해 온 '9인 이사회' 측도 이규학 전 이사장의 소집 공고에 불응할 가능성이 높다. 한 관계자는 8월 16일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후임 이사 선정만 하고 마무리하겠다면 이사회에 참여할 의사도 있다. 그런데 지금 보면 이사 선임뿐 아니라 이사장 선임, 심지어 총장 선임까지 다 하겠다고 한다. 자기 후임자 뽑겠다는 거 아닌가. 이해할 수 없는 처사다"라고 말했다.

이규학 전 이사장 측 한 종전 이사는 8월 16일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대법원 판례를 봐도 긴급처리권을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 (회의가 열릴 수 있도록) 이사들의 참석을 요청할 것"이라고 했다.

다음은 비상대책위 성명 전문.

자격 없는 이규학 일당이 감신대에 머물 곳은 없다

지난 8월 3일,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신동근 의원실의 발표로 2017년 초 우리 대학에 대한 교육부 회계감사 결과가 나왔다. 계획대로라면 지난 해 진행되었어야 할 감사였지만 법인은 '총장 선출 과정에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이유로 기일을 연기했고, 뒤늦게 진행된 감사에 대해서도 법인은 이의신청을 진행하며 결과 발표를 보류시켜 왔다. 그렇게까지 하며 숨기고자 했던 사실이 드러났다. 학생 장학금 명목으로 후원받은 1억 원을 법인 회계로 세입 처리했으며, 명절이면 수천만 원에 이르도록 상품권을 나눠 가졌고, 법인 자금 1억 원을 행정절차도 없이 지출했다. MTU 빌딩에서 법인으로 매년 들어오는 수억의 돈은 학교 발전을 위해 사용하기는커녕 적립금으로 쌓아 놓고만 있다. 일찍이 진행됐어야 할 교원 임용이 수년째 반복적으로 무산된 것은 돈이 없기 때문이 아니라 의지가 없기 때문이었다. 총장 선출조차 학교의 미래가 아니라 자신의 안위를 위한 과정이니 무능한 행정의 까닭이 여기에 있다. 이규학 체제의 이사들과 이들에 부역한 법인사무처 직원들이 자행한 이 회계 비리가 대한민국의 한 사립대학에서, 영성 성숙과 목회자 윤리 교육을 위한 신학대학에서 벌어졌다는 사실만으로도 저들은 마땅히 물러났어야 하지 않았는가?

만약 독선에도 불구하고 저들이 최소한 유능하기라도 했다면 우리는 우리의 목숨까지 걸어가며 매달리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저들은 무능하면서도 부도덕했고, 부패한 채로 독선적이었다. 강남의 5성급 호텔을 전전하며 숙박과 식사에 수백만 원을 아무렇지 않게 지출하면서도 이 대학의 발전을 위해 무언가를 희생하고 헌신했다면 우리가 목숨을 내맡긴 채 단식을 할 일도 고공에 오를 일도 없었다. 매년 입학 정원이 미달되며 교직 이수가 폐지되고 목회지 감소에 대한 마땅한 대안도 없는 상황에서 대학의 도약과 개혁을 위해 학생들과 함께 머리를 모으려는 노력이라도 있었다면, 신앙 양심에 따라 19인 이사회만으로 감신대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최소한의 내려놓음만 있었다면, 법인사무처를 점거하고 단식으로 쓰러지고 고공에서 힘겹게 내려올 때 단 한 번 진정성 있는 사과와 논의를 위한 제안을 했더라면!

그런 작은 행동조차 없이 여전히 회계 비리를 부정하고 인사 비리를 숨긴 채 학생들을 고소할 궁리나 하며 권력 이양을 위해 임기 종료가 되고도 불법적 이사회를 강행하려는 저들은 더 이상 이 대학에, 이 교단에 설 자격이 없는 이들이다. 이제는 수십 년 목회를 마무리하며 명예로운 은퇴를 기대하겠지만, 이 감리교신학대학교를 말년의 휴양지쯤으로 여기는 모독 앞에 우리는 저들의 전횡을 묵과할 수 없다. 무능한 경영자는 마땅히 법인에서 퇴진해야 하고, 부도덕한 신앙인은 마땅히 욕망을 내려놓아야 한다. 여전히 권력을 위해 이곳에 발붙이려는 만행이 유지되는 지금, 우리는 더 이상의 부패를 막기 위해 당당히 요구한다.

무능하고 부패한 이규학 일당은 임기 종료 수용하고 즉각 물러나라!

사립학교 비리 책임 부처 교육부는 임시이사를 즉각 파견하라!

2017년 8월 16일

감리교신학대학교 학생비상대책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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