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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에 기초한 비평
[서평] 마이클 버드 <주 예수의 복음>(새물결플러스)
  • 크리스찬북뉴스 (cbooknews@naver.com)
  • 승인 2017.08.16 15:47

<주 예수의 복음 - 초기 교회는 예수 이야기를 어떻게 기록했는가?> / 마이클 버드 지음 / 신지철 옮김 / 새물결플러스 펴냄 / 684쪽 / 3만 3,000원

안타까우면서도 슬픈 현실은 목회자들이 신학교를 졸업하면서 신학 공부와 신학적 사고에서 졸업한다는 사실이다. 이신칭의와 같은 몇 가지 교리만 잘 기억하고 있으면 신학 공부는 목회 현장에서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고 여겨진다. 사람들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내용을 찾는다. 설교만 잘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목회자가 많다. 그래서 신학교를 졸업한 목회자들은 설교 비법, 교회 성장 비법, 은사와 능력을 행하는 비법을 쫓아다닌다. 더 심각한 이야기는 생략하겠다.

물론 여기서 공감을 불러일으킨다는 말은 심각한 함정이다. 메시지가 주체인 하나님과 그 메시지 내용이 아니라 메시지 대상과 현실에 초점을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다분히 목회적 상황에 근거한 자기중심적 메시지가 주류다. 대부분 목회자와 신자는 자신과 교회 비전을 희생하면서까지 진리를 추구하지 않는다. 교회는 세상을 변화시키기 전에 먼저 자신을 변화시키는 존재다. 예수를 보라. 진리를 위해 사람들이 자신에게서 떠나가는 것을 감수하셨다.

다시 보는 성서 비평

신학교를 졸업한지 거의 20년이 다 되어 간다. 그런데도 본서와 같은 복음서 형성 과정에 대한 비평 서적을 완독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신학교를 다닐 때 호기심으로 책을 찾아 읽으려 시도한 적은 몇 번 있지만, 공부와 사역 그리고 장거리를 오가는 상황에서는 역부족이었다. 기억력이 좋지 않지만, 신학교를 3년간 다니면서도 숙제를 하려고 수많은 책을 읽었지만 성서 비평 수업이나 책을 읽은 기억은 없다. 비평에 대한 부정적 인상이 지배적이었다.

물론 지금도 다수 목회자가 성서 비평을 맹목적으로 부정하거나 목회하는 데 굳이 성서 비평이 필요 없다고 생각한다(현재 신학생이 아니라 20년 전 신학생이었던 목회자 이야기다). 필자도 본서를 만나기 전까지 성서 비평에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았고, 가끔 논문에 등장하거나 성경 주석에서 언급하는 수준에 만족하고 있었다. 그러나 본서를 읽으면서 성서비평학의 중요한 의미와 가치를 확인했다.

복음서에 대하여

본서는 현재의 복음서를 정경으로 확정하기까지 형성 과정과 역사적 관점에서 왜 정경인 복음서가 4개인지를 비롯해 여러 가지를 다룬다. 이를테면 이런 것들이다. 각각의 복음서가 가지고 있는 특징은 무엇인지, 왜 각각의 복음서가 예수에 관한 동일한 사건에 대해 다르게 기록하고 있는가, 왜 마태복음 누가복음 요한복음에는 다른 복음서에 없는 자신들만의 기록을 가지고 있는가, 사복음서가 동시에 탄생하지 않았다면 사복음서는 어떤 순서와 과정으로 형성되고 탄생됐는가, 사복음서가 어떻게 동등한 정경으로서 가치를 갖는가 등이다.

본서는 총 6부로 구성돼 있지만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눌 수 있겠다. 먼저 1장부터 3장까지다. 어떻게 복음서가 탄생할 수 있었으며, 어떤 과정을 거쳐서 현재 4권의 복음서가 정경으로 완성됐는가(많은 신자가 복음서들이 성령의 영감으로 한번에 완성됐다고 상상하나 역사적 증거는 그렇게 말하고 있지 않다. 이 부분은 아래 '믿음에 기초한 비평'에서 설명할 것이다)와 복음서가 4권이기 때문에 발견되는 불일치와 차이 문제에 대해 사본학적 비평학적 내용을 종합해 소개하고 다루면서 복음서가 구전 복음과의 강력한 연속성 아래 있으며 복잡한 숙제를 안고 있지만 초기 교회는 예수 전승을 기억하고 보존하기 위한 수단을 갖고 있었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저자는 고대 그리스-로마 세계에 흩어져 있는 신자들에게 예수 이야기를 전하고자 하는 것이 복음서 기록 목적이며, 복음서는 예수를 그리스도라고 고백하는 신자와 교회의 네트워크 안에서 만들어졌다고 주장한다(구전과 비망록의 가능성을 지지한다). 복음서는 과거에 일어난 이야기를 서술해서 예수라고 불리는 한 인물, 이스라엘의 메시아이자 진정한 주님이 우리에게 중요성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일깨우려는 것이다(226쪽).

4장에서 마지막 6장까지는 공관복음과 요한복음의 문제, 다시 한 번 복음서 저술 목적과 장르(복음서가 고대 전기문학 형식으로서 예수라는 인물을 꾸며 내거나 신화적 허구성을 갖지 않는다는 점에서 문학적 장르는 중요한 부분이다)와 왜 4개의 복음이 우리에게 주어졌는지 다룬다(당시 복음이라는 제목이 붙은 코덱스는 40~50개가 존재했고, 당시 교회 안에서 돌아다녔다고 한다).

믿음에 기초한 비평

한국 개신교회는 성서 비평에 매우 부정적이다. 몇 달 전 미국에서 설교학 박사 학위를 받은 친구와 대화하면서도 성서 비평 이야기는 꺼내지 못했다(오랜만에 만났고, 짧은 만남 중에 논쟁하고 싶지는 않았다). 아마 성경에 대한 비평적 관점을 갖는 것이 성경에 대한 성령의 영감을 부정하고, 성경이 인간의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 작품이라고 여기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필자는 사실 비평학에 문외한이다. 비평학의 옳고 그름을 판단할 자격이 없다. 그런데도 현재 그리스도교 신학에 비평학적 관점이 보편화되어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비평학에 대해 전문가조차 비평학이 가지는 강점과 한계를 스스로 인정하고 있다는 사실을 이 학문을 매우 정직하다고 느끼게 해 준다(특히 양식비평은 더 이상 힘을 발휘할 수 없다). 예수의 구전, 비망록, 다양한 자료에 근거해 복음서가 기록됐다고 한다면 현재 한국 일부 목회자와 그리스도인 사이에서 혼란이 야기될 수 있다는 점도 충분히 인정한다(그동안 성경 공부와 설교 방식에서 정경화 과정에 대한 설명이 생략됐고 신학 형성 과정에도 무지했다).

그렇다고 위와 같은 과정을 받아들인다고 해서 성령의 영감이 부정되거나 약화되는 것은 절대 아니다(이 모든 과정이 성령의 역사다. 성령은 이렇게 역사하신다).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예수는 누구인가)을 말하는 4개 복음서를 역사적 자료에 근거한 비평학적 연구, 특히 자료 비평 연구는 복음서 이해에 더 많은 도움을 준다는 사실을 본서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저자도 주장하고 필자도 공감한다).

필자는 본서를 음미하려고 일부러 하루에 100쪽씩 나누어 읽었다. 물론 이해와 기억을 되살리기 위해 종종 앞으로 돌아가야 했다. 그리고 필자는 위에서 본서를 요약했다(자주 있는 일은 아니다). 그리고 색인을 중심으로 각 성경 본문과 인물별로 분류, 정리할 것이다. 적어도 본서는 비평학을 통해 4권의 복음서를 더 정확하고 깊이 있게 볼 수 있도록 돕기 때문이다.

*이 글은 <크리스찬북뉴스>에도 실렸습니다.
강도헌 / <크리스찬북뉴스> 편집위원, 제자삼는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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