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동교회와 맞닿아 건축을 진행하고 있는 예수중심교회 신축현장(오른쪽 흰 건물이 전동교회). ⓒ뉴스앤조이 변하삼
▲ 이단으로 규정된 바 있는 예수중심교회가 건물을 짓고 있다. ⓒ뉴스앤조이 변하삼
"우리 교회와 담하나 사이에 두고 예수중심교회가 들어서게 생겼습니다. 공사는 지금도 진행되고 있지만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니 막을 방법이 없습니다."

전북 전주시 인후동에 위치한 전동교회(한국기독교장로회 전북동노회 소속) 유주성 목사의 말이다. 지난 5월 난데없이 교회 뒤편에 울타리가 설치되고 중장비가 들어서면서 전동교회는 39년 교회 역사상 최대의 위기를 맞았다. 공사가 진행되는 건물은 예수중심교회였기 때문이다. 이 교회는 지상 3층 규모로 올해 9월 완공될 예정이다.

이초석 목사를 중심으로 한 예수중심교회(전 한국예루살렘교회)는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교단에서 지난 77차 총회에서 이단으로 규정된 사실이 있는 단체다. 통합교단 자료에 따르면 귀신에 의해 사람이 병들고 망한다는 김기동 씨(73회 총회에서 이단으로 규정)의 이른바 귀신론을 추종하여 기존 교인들을 미혹시키고 건전한 신앙 형성을 저해하는 이단이다.

"나는 물론 전동교회 교인들이 들고 일어난 것은 단순히 교회의 입지 축소를 우려해서가 아니다"라고 말하는 유주성 목사는 "기존교단에서 이단으로 규정된 단체가 교회는 물론 학교와 인접해 들어서는 것 두고 볼 수 없는 일"이라며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이를 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공사 현장의 울타리가 전동교회 창문을 가릴 정도로 신축건물이 인접해 있는 것에 대해서도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다며 교인들은 분통을 터뜨렸다. 때마침 오래된 교회 건물을 새 단장하던 교회에 찬물을 끼얹은 셈이 됐다.

이단과 맞닿아 있어…행정상 하자 없어 문제

▲ 전주 전동교회 유주성 목사. ⓒ뉴스앤조이 변하삼
현재 예수중심교회가 들어설 부지는 전동교회와 맞닿아 있는 것은 물론 반대편에는 전주 기린초등학교가 인접해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문제는 예수중심교회의 건축이 행정상 하자가 없다는 것. 유 목사는 지난 5월 덕진구청을 찾아 구청장과 면담을 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건축제지를 강제할 수 있는 근거가 없다는 대답뿐이었다. 현재 유 목사는 해당 구청에 건축허가 취소 민원을 접수한 상태다.

이번 예수중심교회 건축문제를 둘러싸고 전동교회가 소속된 한국기독교장로회 전북동노회(노회장 권종호 목사)도 발 벗고 나섰다. 노회는 지난 6월 1일 전동교회에서 긴급노회를 열고 이번 문제에 대해 대책을 논의했다. 이날 노회에서는 전동교회와 함께 건축저지를 위해 행동을 같이 할 것을 결의했고 구체적인 대응책은 전동교회비상대책위를 구성, 수립하기로 했다.

노회장 권종호 목사는 "지역 선교환경을 지키기 위해 건축저지에 힘쓸 것"이라며 "39년 동안 지역과 함께해온 교회 옆에 예고도 없이 대규모 시설을 건축하는 예수중심교회 측의 행동은 상식적으로도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단 관계자 "교회 위치 문제없어"

한편 예수중심교회 한 책임자는 "인간적인 눈으로 보면 교회가 나란히 서 있는 것 부정적으로 보겠지만 신앙의 눈으로 볼 때 교회가 더 많아져 선교에 매진하는 것이 바람직한 현상 아니냐"며 건물 건축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예수중심교회 측도 교회의 지역 안배 등과 관련된 규정이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물론 지역 안배에 대한 기본적인 룰은 이해하지만 우리 교단의 목회자가 내가 시무하는 곳에 인접해 교회 짓는 것 나는 환영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책임자는 "기존 교단들도 근거리에서 서로 다른 스타일로(합동·감리·침례 등) 선교한다"며 "예수중심교회는 전동교회와 다른 스타일로 선교하기 때문에 서로 영향 없을 것"이라며 신축 위치에 대해 문제없다는 입장을 되풀이 했다. 교회가 맞닿아 건축될 경우 일반인들의 부정적인 시선을 불러올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열심히 전도활동을 펴 부정적인 생각을 불식시키면 된다"고 답했다.

긴급노회로 모인 전북동노회 회원들은 이날 행인과 지역 주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현수막과 피켓을 들고 가두시위를 하는 것으로 노회를 마무리했다. 하지만 이번 문제가 자칫 밥그릇 싸움으로 왜곡되는 것을 우려한다는 유 목사는 "두 개의 교회 건물이 나란히 있는 모습을 시민들이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볼게 될 것"이라며 "교계에 부정적인 여론을 불러일으키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도 노회는 물론 시․도 연합회와 연계해 예수중심교회 신축을 막을 것"이라고 밝혔다.

▲ 6월 1일 예수중심교회 건축을 두고 긴급노회를 소집했다. ⓒ뉴스앤조이 변하삼
▲ 긴급노회로 모인 전북동노회 회원들은 이 사태의 대책을 논의했다. ⓒ뉴스앤조이 변하삼
▲ 전북동노회 회원들은 행인과 지역 주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현수막과 피켓을 들고 가두시위를 했다. ⓒ뉴스앤조이 변하삼
▲ 전북동노회 회원들은 예수중심교회 신축현장에서 건축 중단을 외쳤다. ⓒ뉴스앤조이 변하삼

저작권자 © 뉴스앤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