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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코파이는 '생명의 만나'가 아니다
[기자수첩] 물량 뽑기식 훈련병 세례 아무 의미 없어
  • 최승현 기자 (shchoi@newsnjoy.or.kr)
  • 승인 2017.08.07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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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3월, 한국교회연합 목회자들이 25사단 신병교육대를 방문해 진중세례식을 베풀었다. 사진 제공 한교연

"저희가 적극적으로 초코파이 전도를 하고 있습니다. 저는 (초코파이를) 생명의 만나라고 생각합니다. 법당에서 하나 주면 우리는 두 개 주고…. 좀 유치해 보일지 모르지만 저희는 그런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박찬주 제2작전사령관이 지난해 6월 교회에서 간증 중 한 말이다. 그는 해마다 20만 명 정도 입대하는데, 14만 명이 세례를 받는다고 했다. 박 사령관은 그 비결로 '초코파이'를 들었다.

박 사령관 간증을 보고 군 복무 시절이 떠올랐다. 군 생활 중 절반은 운전병으로 나머지 절반은 사단 군종병으로 복무했다. 기자가 복무한 사단은 1년에 4,500명 넘게 세례를 줬다. 비결은 초코파이의 상위 버전 '햄버거'에 있었다. 세례를 받은 훈련병은 햄버거와 콜라를 먹을 수 있었다.

어떤 방식이든 해마다 수많은 훈련병이 세례를 받는 건 사실이다. 한국기독교군선교연합회(곽선희 이사장)는 올해 2월 "2005년부터 2015년까지 청년 160만 명을 전도해 세례하고 양육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세례에만 머물 뿐 그 이상의 발전은 없다. 이유가 있다.

초코파이 또는 햄버거 약발은 오래가지 않는다. 훈련병은 교육을 수료한 뒤 자대 배치를 받는다. 훈련병 시절 교회는 고된 훈련과 삼엄한 군기 속에서 잠시나마 소리 지르고 웃고 떠들 수 있는 공간이다. 그러나 연대·대대 교회는 개인 휴식 시간을 내고 가야 하는 곳이다. 독실한 일부 병사를 제외한 대부분은 일요일이 되면 휴식을 취하지 종교 활동을 하지 않는다. 초코파이도, 짜장면도, 햄버거도 아무 소용없다. PX에 가거나, 외박을 나가서 돈 주고 얼마든지 사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생활관에서 마음껏 TV를 볼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하다.

단순한 물량 뽑기식 세례는 하루 이틀 문제가 아니다. 물량주의를 앞세운 군 선교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있다. 국방부 군종정책과장을 지낸 이호열 목사(대령 전역)는 저서 <청년과 장병 전도>(예솔)에서 "수 늘리기에만 급급한 나머지 회심 과정에는 관심이 없다. 이 때문에 제대 후의 신앙생활까지 이어지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지난해 3월, 논산훈련소에 입대한 가수 이승기는 새에덴교회 소강석 목사에게 진중 세례를 받았다. <국민일보 미션라이프> 등 여러 교계 매체는 이승기가 '교회 오빠' 됐다는 기사를 내보냈다. 올해 10월 전역 예정인 그가 지금도 교회에 다닐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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