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에는 웹툰 '세상 밖으로', 드라마 '구해 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 기자 주 

[뉴스앤조이-박요셉 기자] 사이비 종교를 다룬 드라마 '구해 줘'(정이도 극본, 김성수 연출)가 8월 5일 케이블 채널 OCN에서 첫 방영했다. 웹툰 '세상 밖으로'(조금산 작가)가 원작인 '구해 줘'는 시골 마을을 잠식한 사이비 종교 '구선원'과 그에 맞서는 고등학생 4인방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한다.

드라마 배경은 2014년 무지군(郡)이라는 가상 마을로, 도심과 떨어진 시골이다. 저녁 7시만 넘어도 모든 가게가 문을 닫고, 거리는 암흑으로 뒤덮인다. 주민 모두 구수한 사투리를 쓰고, 대다수 농사를 짓거나 소를 키운다.

구선원은 얼핏 보면 일반 교회와 비슷해 보인다. 예배당 입구에는 "믿고 세례를 받는 사람은 구원을 얻을 것이요. 믿지 않는 사람은 정죄를 받으리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건물 꼭대기에는 십자가가 설치돼 있다. 예배 때 부르는 찬양은 기독교인에게 익숙한 멜로디다("내게 강 같은 평화, 내게 강 같은 평화"를 "내게 기쁨 주는 영부, 내게 행복 주는 영부"로 개사했다).

구선원을 세운 백정기(조성하 분)는 영부(英父)라고 불리기 전까지 목사였다. 그는 주민들에게 "'새 하늘님'은 우리의 구원자요, 진리요, 아버지다. '새 하늘님'과 영부인 '나'를 믿으면 구원의 배에 오를 수 있다"고 설교한다.

구선원은 봉사 활동으로 마을 주민에게 환심을 사고, 입지를 강화한다. 건강에 좋다는 녹용즙과 '생명수'를 나눠 준다. 백정기는 아픈 주민 몸을 붙잡고 기도해 준다. 사기로 전 재산을 잃은 주인공 상미(서예지 분) 가족에게는 집과 일터를 마련해 준다.

경찰은 거리를 배회하는 부랑자가 나타나면 구선원에 보낸다. 구선원은 이들을 강제 수용해 교정한다. 말을 안 듣고 행패를 부리는 이에게는 가차 없이 폭행을 가한다. 주민들은 구선원이 생긴 뒤로 동네에 부랑자와 거지가 줄었다며 좋아한다.

4인방은 상미(사진 가운데)를 구하기 위해 사이비 종교 집단 구선원에 맞선다. 사진 제공 OCN

드라마는 사이비 종교에 빠져드는 주민들 모습을 보여 준다. 낮에는 이들이 베푸는 친절함과 웃음에, 밤에는 백정기가 보이는 카리스마와 기적에, 주민들은 서서히 중독된다.

백정기는 사람들이 겪는 아픔과 고통에 기생하며 사리사욕을 채운다. 사기로 전 재산을 잃은 상미 부모나, 암 말기로 죽음을 앞둔 박 씨 할아버지처럼 곤경에 처한 이에게 구선원이 내미는 손은 그 무엇보다 달콤하고 따뜻하다. 박 씨는 백정기에게 감격해 재산을 헌납한다. 재산에 이어 아들마저 잃은 상미네 아빠(정해균 분)는 홀릴 대로 홀려 상미를 백정기에게 영모(英母)로 바치려 한다.

드라마 내용은 모두 허구지만, 현실처럼 다가온다. 오늘날 사이비나 이단 집단도 선행을 베풀고 이를 홍보한다. 다른 나라에서 수상한 이력이나 교주가 유명 인사와 함께 찍은 사진을 내보이며, 자신들이 세계 평화에 앞장서고 있음을 외치는 곳도 있다.

하지만 사이비, 이단에 의해 성폭행을 당하고 가족이 해체되며 재산 피해를 입은 사람이 적지 않다. 어떤 이는 가족을 찾기 위해 항의 시위를 하다 추종자들에게 폭행을 당했다. 이단에 홀린 가족에게 고소당한 이도 있다.

'구해 줘'를 연출한 김성수 감독은 제작 발표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드라마를 단순히 사이비 종교 집단과 그에 대항하는 고등학생들 이야기로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 사이비 종교 집단 구선원이 가상 마을에서 야기하는 문제는, 오늘날 한국 사회에 나타나는 문제와 맞닿아 있다. 종교가 말하는 구원과 믿음이 무엇인지, 그릇된 신앙은 무엇인지 이야기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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