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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지노 목사의 탄생①] 도박 중독 빠진 부흥사의 몰락
기하성 서대문 총회 파행 야기한 박성배 전 총회장
  • 이용필 기자 (feel2@newsnjoy.or.kr)
  • 승인 2017.08.02 15:41

박성배 목사는 공금횡령죄로 지난해 11월 법정 구속됐습니다. 교단·신학교 자금 30억을 빼돌려 카지노에서 탕진하고, 학교법인 이사회 회의록도 위조했습니다. 징역 4년 6개월을 선고받은 박 목사는 항소했습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죄질이 무겁다며 원심보다 3개월 늘어난 4년 9개월을 선고했습니다.

그의 일탈은 교단에도 악영향을 미쳤습니다. 교단은 200억대 빚을 졌고, 총회 회관까지 팔아야 했습니다.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기하성) 여의도 총회와 통합을 노력해 온 서대문 총회는 오히려 3개로 쪼개졌습니다. 박 목사는 교역자 연금에도 손을 댔는데요. 현재 이 문제로 기하성 전체가 시끄럽습니다.

어쩌다 이 지경이 됐을까요. 박 목사 개인도 문제지만, 교단이 감시와 견제 기능을 제대로 했다면 이와 같은 일은 없었을지 모릅니다. 한 개인의 일탈을 넘어 교단이 안고 있는 구조적 문제도 점검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박성배 목사는 누구이며 왜 일탈하게 됐는지, 그의 장기 집권은 어떤 문제를 낳았는지, 그리고 대안은 있는지 등을 차례로 살펴볼 예정입니다. - 기자 주

 

박성배 목사는 기하성 서대문 총회 실력자였다. 총무 8년, 총회장 6년을 지내며 교단을 쥐락펴락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카지노 VIP'가 되기 전 그의 삶은 은혜로웠다. 그를 기억하는 목사들은 하나같이 "타고난 목회자", "훌륭한 부흥사", "성경적인 사람"이라고 치켜세웠다. 교단 안에서도 덕망이 높았다. 리더십이 남달랐고, 많은 목사가 그를 따랐다. 영어(囹圄)의 몸이 된 박성배 목사 이야기다.

박 목사는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났다. 집안 형편이 안 좋아 중학교를 다니다 중퇴한 적도 있다. 박 목사는 중학생 때 일주일간 부흥회에 참석했다가 은혜를 받았다. 목회자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36년이 흐른 2001년 박 목사는 교회 홈페이지에 이런 글을 남겼다.

"나는 목사가 되었다. 그리고 부흥사가 되었다. 그리고 교단의 정치가가 되었다. 그리고 신학 강단에서 제자를 가르치는 사람이 되었다."

박 목사는 1974년 9월, 서울 강동구에 성도순복음교회를 개척했다. '지역 주민을 위해 봉사하는 교회', '성도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교회', '평신도를 동역자로 세우는 교회', '사랑의 공동체로서의 교회'라는 목회 철학을 내걸었다. 부흥사 스타일의 목회는 인기를 끌었다. 몇 년도 안 돼 수백 명이 출석하는 교회로 성장했다. 박 목사는 1991년 기독교부흥사회 공동회장에 취임했다.

목회와 부흥 사역에만 집중했다면 이야기가 달라졌을지 모르겠다. 박 목사는 자신이 소속된 기하성 서대문 총회로 눈을 돌렸다. 총회 서기를 거쳐 1999년 실무를 총괄하는 총무에 올랐다. 박 목사의 제일 큰 관심은 신학교였다. 학교법인 순총학원을 인수하고, 총회 신학교 인가를 위해 힘을 쏟았다. 그 결과 순복음대학원대학교와 순복음총회신학교가 교육부 인가를 받게 됐고, 순총학원도 인수하는 쾌거를 올렸다. 교단 관계자들은 교육부 인가를 이끌어 낸 박 목사에게 찬사를 보냈다.

결과는 좋았지만, 과정은 그렇지 않았다. 재단(총회)과 신학교 사이에 거액이 복잡하게 오갔고, 위법행위도 드러났다. 박 목사는 재단 명의로 37억을 대출받아 학교법인 순총학원에 대여하고, 총회 신학교 자금 39억으로 순총학원을 인수했다가 배임·횡령 혐의로 기소됐다. 박 목사는 2009년 12월, 대법원에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사회 법으로 유죄 확정판결을 받았지만, 박 목사는 교단에서 어떤 제재도 받지 않았다. 오히려 대(신학교)를 위해 소(박 목사)를 희생했다는 프레임이 형성됐다. 역설적이게도 교단 업무를 하면서 박 목사의 범죄 이력은 하나둘 쌓여 갔다. 박 목사는 2011년 8월 또다시 배임·횡령으로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법원에 따르면, 박 목사는 징역형만 2건에다가 벌금형 전과만 12회에 달한다.

총회장 오른 뒤 헌법 뜯어고쳐
등록비 1억으로, 목사 정년 없애
전 총회장들 요직 앉히고 
반대파는 '징계'로 다스려

사회 법 판결과 상관없이 박성배 목사는 교단 안에서 탄탄대로를 달렸다. 8년간 총무를 지낸 박 목사는 2008년 5월 총회장에 올랐다. 이후 6년간 총회를 이끌었다. 박 목사는 자신의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인맥 전략을 펼쳤다. 전 총회장들에게 재단 이사장, 학교법인 이사장, 총회 재판위원장 등 요직을 맡겼다.

교단법도 조용히 뜯어고쳤다. 박 목사는 총회장으로 재직할 당시, 총회장 입후보 등록비를 5,000만 원에서 1억 원으로 올렸다. 다른 목사들이 쉽게 출마하지 못하게 견제했다. 목사 정년 규정도 없앴다. 원래 교단 헌법에는 '교회가 원하면 목사는 75세까지 시무할 수 있다'는 규정이 있었다. 정년이 없어지다 보니 75세를 훌쩍 넘긴 박 목사 측 인사들이 요직을 차지하게 됐다.

총회에서 오랫동안 근무해 온 김 아무개 목사는 "조용기 목사는 교단법 때문에 은퇴했다. 그런데 서대문 총회는 규정이 없어졌다. 물갈이가 안 되니까 지금과 같은 문제가 터진 것"이라고 말했다.

반기를 드는 목회자들이 있으면 바로 찾아가서 설득했다. 설득이 통하지 않을 경우 갖가지 이유를 붙여 징계했다. 박 목사의 장기 집권에 반발하며, 총회장 직무 정지 가처분을 제기한 이호선 목사는 2014년 제명 처리됐다. 이 목사는 8월 1일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교권을 손에 쥐고 흔드는 데 가만있을 수 없었다. 소송을 거니까 측근들 시켜서 바로 제명했다"고 말했다. 기하성 소속 장승철 목사는 "이호선 목사처럼 싸우면서 나간 사람은 많지 않다. 싸우면 당하니까. 조용히 교단을 탈퇴해 여의도 총회로 간 목사가 많다"고 했다.

박성배 목사는 2014년 5월 총회장 자리에서 물러났다. 총회장에서 물러난 뒤에도 박 목사의 교단 정치는 계속되는 듯했다. 그러나 2013년 교육부 감사로 순총학원 비리 의혹이 드러났고, 박 목사는 2년간 검찰 수사를 받았다. 결국 신학교, 재단 공금 66억 횡령 혐의로 기소됐고, 지난해 11월 법정 구속됐다. 

"도박 자금 마련 위해 
교단·학교 재산 사금고처럼 유용"
친·인척 기용, 견제 시스템 부재
"범죄가 일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

박 목사는 횡령한 공금 대부분을 카지노에서 쓴 것으로 드러났다. 교단 목회자들은 박 목사가 도박 중독에 빠졌다고 말했다.

박성배 목사는 왜 거액의 공금을 횡령했을까. 항소심 재판부에 따르면, 박 목사는 도박 자금 또는 도박 빚을 갚기 위해 공금을 임의로 사용했다. 2006년 7월부터 2010년 3월까지 카지노에 약 320회 출입했다. 교단 총무와 총회장으로 재직하고 있을 때다. 이 기간 51억을 따고, 96억을 잃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도박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교단·학교 재산을 사금고처럼 유용했다"고 지적했다.

박 목사가 카지노에 출입했다는 이야기는 그가 재판에 회부되기 오래전부터 교단 안에서 떠돌았다. 이호선 목사는 "한두 번 간 것도 아니고, 수백 번을 출입했는데 소문이 안 나겠는가. 수차례 의혹을 제기했는데, 그때마다 박 목사는 부인했다"고 말했다.

박 목사가 도박 중독에 걸렸다는 주장도 나왔다. 김 목사는 "일종의 도박 증세는 옛날부터 있었다. 병리적으로 봐야 한다. 눈만 감으면 당기고 싶었을 것이다. 본인도 후회할 거다. 주변에서도 만류했는데 잘 안 됐다. 도박증이 박 목사 인생을 망쳤다"고 말했다.

박 목사가 학교법인과 재단 돈을 횡령할 동안 두 기관은 무방비 상태였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학교법인 재산을 관리한 사무처장 A는 박 목사의 매제였다. 범행 사실을 묵인하거나 동조했다. A는 이번에 박 목사와 함께 기소됐고,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재단법인 재산은 이사장이 관리한다. 이사장은 박성배 목사가 세웠다. 김 목사는 "전 총회장 김OO, 서OO, 정OO, 박OO을 이사장으로 세웠다. 이사장이 총회장을 견제하고, 재단 재산을 관리 감독해야 하는데, 오히려 박 목사 지시를 받고 움직였다. 범죄가 일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고 말했다.

박성배 목사는 총회장에서 물러났을 당시 "'3개월이면 망한다'는 교단을 6년 가까이 이끌었다"고 자부했다. 그러나 교단은 신학교를 세우고 유지하느라 200억대 빚더미에 올라섰다. 교단은 3개로 쪼개졌다. 한 목사의 장기 집권과 교단의 무감시 체제가 빚어낸 사태로 볼 수 있다. 다음 기사에서는 재정난과 분열을 겪고 있는 서대문 교단을 다룬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일정한 기간 일요일 외에는 도박장에 살다시피 하면서 거액의 도박을 했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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