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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자와 이웃 돌보는 기독 법률가 되겠다"
'법과 사회정의' 주제로 열린 종교개혁 500주년 기도회
  • 최승현 기자 (shchoi@newsnjoy.or.kr)
  • 승인 2017.08.01 11:32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 기도회가 '법과 사회정의'를 주제로 7월 31일 열렸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법률가들은 고소득 전문직, 정치권력과 밀접한 직업으로 분류된다. 한편으로는 완전히 반대로, 사회에서 소외된 계층을 돕는 인권 변호사와 같은 이들도 있다. 어느 쪽이든 기독교인이 있다. 같은 직업과 종교에 몸담았다고 하더라도, 이들은 너무나 다른 삶을 살아간다.

'법과 사회정의'라는 주제로 7월 31일 열린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 기도회에서는 기독 법률가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이들은 돈과 권력을 좇은 앞선 세대의 몇몇 기독 법률가와는 달리, 주어진 달란트를 낮고 소외된 사람들을 위해 사용하겠다고 기도했다. 기독법률가회(CLF) 회원들이 이번 기도회에 주축으로 참여했다.

이병주 변호사(왼쪽)와 이일 변호사(오른쪽)가 메시지를 맡았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먼저 '교회의 사회적 실패와 한국교회 평신도의 시대적 책임'이라는 주제로 이병주 변호사가 메시지를 전했다. 한국교회 주체는 평신도여야 한다고 역설해 온 그는, 법률가들이 교회뿐 아니라 사회에서 신앙인으로서 더 많은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고 했다. "기독교인에게는 교회와 사회라는 두 가지 공간이 있다. 하나님의 복음은 교회에서도 일하고 사회에서도 일해야 한다. 교회라는 우물에 갇히지 말고, 주체가 되어 사회에서도 신앙을 실천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500년 전 루터가 주장했던 만인제사장설을 실현해야 한다고 했다. 

공익법센터 어필에서 난민들을 변호하고 있는 이일 변호사는 '한국 사회의 법적 불의와 기독 법률가의 책임'이라는 제목으로 메시지를 전했다. 이일 변호사는 법률가로서의 위치와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위치를 생각했다. 이 변호사는 "율법을 다루는 자들은 나를 알지 못한다"는 예레미야 2장 8절 말씀을 인용했다.

이일 변호사는 "법률가는 국회의원, 판사, 검사, 변호사 등 고위급 공무원이 되는 직업이다. 국가 중대사는 물론, 개인의 삶을 좌지우지하는 분쟁에 깊숙이 개입하여 이를 조정하는 일을 한다. 때문에 한국 사회가 불의하다면 법률가들도 자유로울 수 없다"고 했다. 국민 68%가 법률가를 불신한다는 통계도 제시했다.

이 변호사는 그 안에서 홍만표, 황교안, 황우여 같은 기독 법률가들의 모습을 찾을 수 있다고 했다. 대검찰청 기획조정부장을 지낸 홍만표 변호사는 대형 교회 안수집사로 있었고, 황교안 전 국무총리는 신학대를 나온 전도사 출신이었다. 황우여 전 교육부총리는 기독교정치연구소를 만든 독실한 장로다. 이 변호사는 "여러 측면이 있을 거라고 형식적 중립을 지키며 이해하려 하기에는 너무 멀리 왔다"며 상황이 부끄럽고 암담하다고 했다.

이일 변호사는, 물론 그들과는 다른 신앙을 지닌 법률가들도 있었지만,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신앙에 그치지 않았는지 돌아봐야 한다고 했다. 죄 짓지 않고 사는 삶만을 목표로 삼았고, 불의를 봐도 동료 법률가들과 부딪치기 싫어 위축된 삶을 살지 않았는지 돌아보자는 것이다.

이일 변호사는 하나님께서 '법 전문가'에게 무엇을 기대하실지 생각해 보자고 했다. 다양한 방법이 있겠지만, 근본적으로 약자들의 목소리를 듣는 '법률 개혁'을 시작하는 것이 과제라고 했다. 

"하나님께서 과연 이 같은 진흙탕 속에서 어떤 기대를 하고 계실까요. 의뢰인을 속여 돈을 벌려는 사회에서, 도대체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까요. 우리들은 어디서 무슨 역할을 해야 할까요. 예레미야 시대의 법률가들처럼 '여호와를 알지 못하는 영혼 없는 법 잡은 자'들에 불과한 것은 아닐까요.

권리와 책임을 공평하고 정의롭게 분배하며, 약자들의 목소리를 신원해야 할 법의 정당한 자리를 찾는 것, 법을 돈벌이 수단으로만 이해하거나, 가치와는 무관한 기술적 조정의 도구로만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공평과 정의를 실현코자 하는 적극적 도구로 인식하는 것은 그리스도인 법률가들이 가져야 할 기본적인 사명입니다.

그러나 이렇게 생각하고 살자는 낮은 수준의 자기반성만으로는 한없이 추락해 있는 한국교회의 현실, 정글과 같은 약육강식의 세계에서 기울어진 추로 작동하고 있는 법과 법률가들을 구원하기에 부족합니다. 한국 사회를 보다 정의롭고 공평하게 만드는 데도 한없이 부족합니다. 법률 개혁에 관한 의제들을 우리 책임의 일부로 껴안는 것이 한국 사회를 보다 공평하고 정의롭게 만드는 과제 중 하나라는 것을 인식해야 합니다."

기도회를 인도한 안태훈 변호사(왼쪽), 곽지영 변호사(가운데), 김종일 목사(오른쪽). 뉴스앤조이 최승현

이어 안태훈 변호사(링컨로펌)와 곽지영 변호사(예율), 김종일 목사(동네작은교회)가 회개와 간구, 교회를 위한 기도를 인도했다. 안태훈 변호사는 '법적 청지기'임을 망각한 채 살아 왔던 지난날을 회개하자고 했다. 안 변호사는 "나는 대형 교회에 다닌다. 새벽 기도와 주일학교 봉사를 빠지지 않는 사람이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너는 나를 경외하지 않는다'라고 하시더라. 나는 예수를 믿어 사법시험에 붙은 사람이지만, 그간 입술로만 고백했을 뿐 하나님이 바라시는 공의를 세우는 일이나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을 돌보는 일에는 무관심했다. 세월호·박근혜 사건은 모두 나에게서 멀리 떨어져 있는 사건이었다"고 말했다.

'간구의 기도'를 맡은 곽지영 변호사는 사회정의를 위한 법률가가 되자고 했다. 그는 생후 15개월 된 아이가 아픈 상태라고 했다. 너무나 속상해 기도하는데, 모든 사람이 자녀인 하나님의 마음은 어떻겠느냐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곽 변호사는 "여전히 아파하고 울고 있는, 고통받는 이웃이 많다. 우리에게 재능과 물질을 주셨는데 마땅히 나누는 게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것이다. 은혜와 정의에 목말라하는 이웃들을 위해 살기를 기도하자"고 했다. 

기도회에는 60여 명이 참석했다. 기독법률가회 소속 변호사들도 다수 기도회를 찾았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이어 김종일 목사가 "한국교회의 영적 거룩함을 회복시켜 달라"며, 교회가 세상에 하나님나라의 존재를 증명하는 믿음의 공동체가 되게 해 달라고 기도했다.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매월 마지막 주 월요일에 열리는 기도회는 이제 10월까지 세 번을 남기고 있다. 8월 기도회는 '선교 운동의 반성'이라는 주제로 선교한국과 함께한다. 8월 28일 7시 30분에 반포 남서울교회에서 열린다. 

이번 연합 기도회의 주제곡 '정의의 숨결로'(루터밴드 500RPM)가 온라인 음원으로 발매됐다. 8월 2일 정오부터 각종 음원 사이트에서 들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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