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교총과 한교연이 통합한다. 8월 1일 통합, 창립총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한국교회 통합 기치를 내걸고 올해 1월 출범한 가칭 한국교회총연합회(한교총)가 한국교회연합(한교연·정서영 대표회장)과 통합한다. 보수 교계를 대변하는 한교연과 선(先)통합을 이룬 다음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와도 합치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한교총·한교연 주요 임원은 7월 17일 서울 종로 기독교연합회관 중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한교총 대표로 이성희 총회장(예장통합), 김선규 총회장(예장합동), 전명구 감독회장(감리회), 유관재 총회장(기침) 등이 참석했다. 한교연 대표로 정서영 대표회장, 김요셉 전 대표회장, 고시영 통합추진위원장이 나섰다. 한자리에 모인 이들은 반갑게 인사하며 악수했다.

두 단체는 한국교회 연합 운동을 개혁하기 위해 통합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종교개혁 500주년을 기념하는 즈음에 한국교회 연합 운동을 개혁하게 됨은 오직 하나님의 섭리임을 고백한다. 과도한 선거열로 인한 문제 등의 그릇된 관행을 혁파하고, 공교회성을 고양하며, 이단·사이비 올무에서 벗어난 바른 연합 운동을 건설하겠다"고 했다. 무엇보다 기존의 기득권을 모두 내려놓고 겸허한 마음으로 임하겠다고 선언했다.

김선규 총회장은 교계 연합 기구가 통합돼야 하는 이유를 구체적으로 들었다. 김 총회장은 기도에서 "하나님이 한국에서 기독교를 제일 앞서는 종교로 축복했지만, (한국교회는) 나눠지고 분열되는 아픔을 겪었다. 한국교회가 하나로 연합해 사회와 정부, 대북 문제에 한목소리를 내야 한다. 통합은 이 시대의 요청이다"고 했다. 앞서 김 총회장은 올해 1월 9일 출범 감사 예배 설교에서 "이슬람, 동성애, 목회자 납세, 이단 문제 등을 기독교 입장에서 말하고 반영해야 할 시대다. 큰 교단뿐만 아니라 작은 교단까지 힘을 합쳐서 대정부, 대사회 문제에 함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교회를 하나로 이루겠다는 당사자들은 시종 여유로운 모습이었다. 그러나 교계 취재진은 우려의 질문을 쏟아 냈다. "벌써부터 주도권 싸움을 벌이고 있다고 들었다", "9월 총회서 양 기구 통합 헌의안을 어떻게 통과시킬 것이냐", "통합 안건이 부결되면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희 총회장은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아 달라고 말했다. 이 총회장은 "한교총과 한교연이 통합하는 것으로만 생각하지 말고, (한국교회가) 다시 '헤쳐 모여' 하는 걸로 이해했으면 좋겠다. 벌써부터 자리다툼한다고 하는데, 분명히 약속한다. 자리다툼은 없다. 그거 안 하려고 우선적으로 선거 없이 대표회장을 선임하려 한다"고 말했다.

한교연 정서영 대표회장은 "나는 통합이 되면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깨끗이 물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요셉 전 대표회장은 "한국교회를 섬기는 데 누가 주도권 다툼을 하겠는가. 총회장들이 중심이 돼서 잘 이끌어 가리라 생각한다. 놀라운 역사가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전명구 감독회장은 부정적인 질문은 삼가 달라고 했다. 전 감독회장은 "감리회나 예장통합, 예장합동이 어느 단체로 흡수된다는 표현은 하지 말아 달라. (한국교회가) 하나 된다는 큰 틀에서 이해해 달라. 한기총도 정상화하는 대로 함께할 것이다. 종교개혁 500주년에 (한국의) 1대 종교가 하나 된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봐 달라"고 당부했다.

연합 기구 통합 안건이 각 교단 총회에서 통과 가능하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이성희 총회장은 "총회 결의는 큰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미 실행위를 통과한 곳도 있고, 교단장회의에 참석한 많은 분이 직간접적으로 동의했다. 너무 앞서 나가지 말아 달라"고 말했다. 김선규 총회장은 "우리 교단은 연합 기구 문제를 임원회에 맡겼고, 임원회는 총회장에게 맡겼다. 총회에는 하나 된 결과만 보고하면 된다"고 했다.

한교총과 한교연은 8월 1일 서울 종로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통합, 창립총회를 개최한다. 하나 된 두 연합 기구는 '한국기독교연합'(한기연)이란 명칭을 사용하기로 했다.

한편, 통합 대상으로 지목된 한기총은 8월 24일 임시총회를 개최해 새 대표회장을 선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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