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텔라데이지호 실종 선원 가족들이 7월 11일 오후 6시부터 외교부 앞에서 농성을 시작했다. 사진 제공 실종 선원 가족

[뉴스앤조이-유영 기자] 스텔라데이지호 실종 선원 가족들이 7월 11일 오후 6시부터 외교부 청사 앞에서 농성을 시작했다. 정부가 이날, 수색선 두 척이 진행하는 집중 수색을 종료하고 통항 수색으로 변경한다고 가족에게 통보했기 때문이다. 가족들은 강경화 외교부장관 면담과 추후 대책 논의 등을 요청하고 있다.

실종 선원 가족들은 강경화 장관이 임명된 6월 18일 이후, 정부 합동 브리핑이 열릴 때마다 강 장관과의 면담을 요청해 왔다. 외교부 관계자는 6월 27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면담 요청은 보고되었다. 논의 중인 것으로 안다"고 했다. 외교부는 보름이 넘도록 가족들에게 강 장관과의 면담 여부를 알리지 않았다.

가족들은 여전히 정부 부처 사이에 책임 소재만 논의하고 있는 건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외교부와 해수부 이야기가 아직도 다르기 때문이다.

김영춘 해수부장관은 6월 30일 스텔라데이지호 실종 선원 가족들과 만난 자리에서 "해수부가 주무 부처가 아니라서 예산 등 집행이 어렵다"고 밝혔다. 김영춘 장관은 주무 부처 외교부 강경화 장관과 대화하고 협의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당시 강경화 장관은 한미 정상회담 등 준비 때문에 미국에 있었다. 김영춘 장관은 "강 장관과 국제전화를 해서라도 협의해 가겠다"고 가족들에게 밝혔다.

허경주 공동대표는 7월 12일 기자와의 대화에서 "11일 외교부 청사 앞에서 농성하고 있을 때, 저녁 8시께 담당 부처 국장이 나왔다. 우리는 그에게 김영춘 해수부장관이 해수부가 주무 부처가 아니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자 그 국장은 '해수부장관이 주무 부처가 아니라고 합디까'라고 되물으며, 외교부가 주무 부처가 아닌데 무슨 소리냐는 식으로 따졌다"고 말했다.

가족들은 김영춘 장관이 약속한 부분도 제대로 협의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7월 12일까지 3차례 진행한 정부 합동 브리핑에 나온 해수부 공무원들이 김 장관 이야기를 제대로 확인하지 못한 상태였기 때문이다.

강경화 장관과의 면담이 이뤄질지는 여전히 알 수 없다. 외교부 관계자는 7월 12일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현재 가족들이 강 장관과 면담하기 원한다는 사실이 보고된 것으로 안다. 하지만 아직 면담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외교부 담당 부처 국장도 가족들에게 "오후 5시까지 면담 가능 여부에 대해 알려 주겠다"고 했다.

가족들은 강경화 장관과 면담이 이뤄질 때까지 외교부 청사 앞에서 농성을 이어 간다는 입장이다. 허경주 공동대표는 "강 장관이 주무 부처 장관으로서 가족들과 만나 이야기를 들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가족들은 20일 넘게 강 장관 면담을 요청해 왔다. 그동안 한미 정상회담과 G20 정상회담 준비로 바빴다는 것 잘 안다. 이제라도 주무 부처 장관으로서 가족들을 만나 주기 바란다. 11일 오후 4시 면담을 요청하는 민원을 팩스로 넣었는데, 강 장관은 저녁 7시 퇴근하면서 가족들과 만나지 않았다.

주무 부처 장관이 현재 가족들이 무엇을 요청하는지 직접 확인하고, 수색을 종료한 이유를 밝혀 주기를 바란다. 그동안 담당자들이 장관에게 어떻게 보고했는지도 제대로 확인하고 싶다."

박주민 의원과 이야기 나누는 허경주 공동대표. 뉴스앤조이 유영

가족들은 지금까지 무엇 하나 발견하지 못한 상태에서 수색을 종료한다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 집중 수색 기간, 수색선 1척이 지그재그로 이동하며 살피는 반경은 5마일(8km가량)이다. 망원경 등을 통해 육안으로 수색하기 때문에 파도가 치거나 조금만 부주의해도 놓칠 수 있다.

구명벌은커녕 스텔라데이지호 부유물도 하나 찾지 못했다는 사실에, 가족들은 "수색 반경이 제대로 되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증거가 부유물이다. 수색선이 제대로 찾지 않았거나 수색 반경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고 말했다.

가족들은 지금까지 정부 합동 브리핑에서 스텔라데이지호 부유물 식별이 중요하다고 강조해 왔다. 배가 가라앉아도 구명조끼와 안전모 등 부유물이 발견되어야 한다. 이번 수색 기간 발견된 부유물은 하나도 없다. 4월과 5월 진행한 집중 수색에서도 구명조끼만 몇 개 발견 되었다. 이마저도 가족들은 직접 눈으로 보지 못했다.

실종 선원 가족들은 정부가 생색내기로 수색을 그치려 하는 게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가족들은 7월 12일 오전 11시께 현재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방문한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에게 아쉬움을 토로했다.

"해류 분석 전문가가 구명벌이 해류를 따라 3,000km 정도 더 나아갔을 가능성을 확인했다. 그리고 생존 전문가들도 아직 선원들이 생존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다. 수색 기간을 늘리고 주변 섬 수색까지 해야 한다. 정부는 수색을 종료하는 근거를 대지 못한다. 적어도 가족들이 수색 결과에 납득할 수 있게 해 주어야 하는 것 아닌가. 수색을 종료해도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노력해 주기를 바랐다."

박주민 의원은 가족들이 외교부와 관련해 문제라고 느끼는 점을 따로 확인해 가족들에게 알려 주겠다고 말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7월 12일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수색 종료가 아니다. 통항 수색으로 변경한 것이다. 수색 방식 변경의 정확한 이유는 다시 알리겠다"고 밝혔다.

한편, 4·16연대는 스텔라데이지호 전담 대책팀을 꾸려 실종 선원 가족들과 함께 대응하기로 했다. 가족들과 4·16연대 스텔라데이지호 전담 대책팀은 현재 인사 배치를 마무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족들은 정부가 명확한 대책으로 가족들이 이해할 만한 결과를 내 주기를 바란다. 허경주 공동대표는 "아직 어떻게 대응해 가야 할지 모르겠다. 지금까지 계획을 세우고 대응한 적이 없었다. 다만 국가가 아무런 근거 없이 가족의 생명을 포기하라고 강요하는 태도에 계속 문제를 느낀다. 해수부장관도 가족과 면담에서 생존 가능성이 있다고 믿는다고 했다. 예산 문제로 국민 생명을 내던지지 말아야 한다. 가족이 수긍할 대책을 함께 세워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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