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대지 않고 더욱 조신하게 살겠습니다."

[뉴스앤조이-최유리 기자] 페미니즘을 공부하고 있다는 남성 셋을 7월 7일 서울 용산구에서 만났다. 인터뷰를 마치면서 한마디 부탁하자 고개를 숙인 유한밀 씨(27)가 "더욱 조신히 살겠다"고 말했다. 옆에서 이야기를 듣던 심상욱 씨(35)는 "기사가 나가면 누군가는 남성이 페미니즘을 이야기한다는 사실만으로도 불편할 수 있을 것 같다. 이해와 용서를 바란다. 잘못된 게 있으면 마음껏 지적해 달라"고 덧붙였다.

어떤 독자는 남성이 직접 페미니즘을 논하는 것을 불편하게 느낄 수 있다. 성범죄 노출, 출산, 경력 단절 등 여성이 겪는 불평등을 경험해 보지 못한 남성이 사회에서 억압받는 여성 목소리를 대변한다는 것을 어불성설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페미니즘이 아니어도 이미 사회 많은 영역에서 남성들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데, 굳이 페미니즘에서까지 남성 이야기를 들어야 하느냐는 비판도 있다.

그러나 페미니즘은 여성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페미니즘은 '남성성'에 갇혀 있는 남자들도 해방한다. 저명한 페미니즘 운동가 벨 훅스는 <모두를 위한 페미니즘>(문학동네)에서 "단 한 번도 페미니즘 운동이 여성들만의 것이라고도, 그래야만 한다고도 생각해 본 적 없다. 여성이든 남성이든, 소녀든 소년이든 모두가 페미니즘에 한발 더 다가오게 설득하지 못하면 페미니즘 운동이 성공할 수 없다는 사실을 마음 깊이 확신했다"고 말한다.

기독교인 남성 중에도 페미니즘을 고민하고 공부하는 사람들이 있다. 책과 논문 6편을 찾아보며 여성 이야기에 눈뜬 유한밀 씨, 페미니즘 책 20권을 두루 섭렵한 심상욱 씨, 교회를 다니지 않지만 작년 10월부터 기독교인과 함께 매주 책 모임을 하는 주세호 씨(35). 여성 인권에 대한 인식 수준이 낮은 한국교회 상황에서 남성들에게 페미니즘은 어떤 의미일까. 실생활과 온라인에서 '페미니즘 전도사'처럼 활동하는 세 남자의 이야기를 들어 봤다.

페미니즘을 공부하는 세 남성을 만났다. 왼쪽부터 주세호, 유한밀, 심상욱 씨. 뉴스앤조이 최유리

- 페미니즘은 어떻게 접하게 됐나.

심상욱 / 지난해 홍승희 씨가 일본군 '위안부' 소녀상 지키기 활동을 했다. 인터넷에서 홍승희 씨 활동을 두고 사람들이 "얼굴도 예쁜데 좋은 일 한다"는 식의 댓글을 달았다. 이 말에 홍승희 씨가 분노했다. 외모와 행위를 칭찬했는데 왜 홍승희 씨가 분노했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 이유를 알고 싶었다. 그게 시작이었다. 그러려면 여성들의 목소리를 들어야겠다는 생각에 책을 보고 강의도 들으면서 페미니즘을 접하게 됐다.

주세호 / 강남역 살인 사건, 메갈리아 사건을 보면서 관심은 있었지만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은 못했다. 그러다 우연히 <우리에겐 언어가 필요하다>(봄알람)를 접하게 됐다. 책을 읽는데, 너무 논리적이고 명쾌했다. 내가 전혀 모르고 있던 가부장제를 너무 쉽게 설명했다. 책을 읽기 전까지 스스로를 성에 대해 평등하고 좋은 사람으로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이후에 뭐라도 하고 싶어서 페미니즘 책 모임을 만들었다. 여성이 아니기 때문에 모르는 이야기, 여성이 사는 삶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알수록 장난이 아니더라. 몇 개월 지나고 보니 '내가 정말 세상의 반쪽도 보지 못하고 살았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그게 시작이었다.

유한밀 / 나는 지금까지 기독교 문화권에서 살았다. 기독교 테두리 안에서 만난 여성들 덕분에 페미니즘 공부를 시작하게 된 것 같다. 대학 때 선교 단체와 교회에 있으면서 여성들 이야기를 많이 듣게 됐다. 다 내가 모르는 이야기더라. 지금 생각해 보면 한국 개신교는 굉장히 반페미스러운 곳이다. 친구들에게 이야기를 들으면서 여성이 겪는 상황을 알게 됐고, 자연스럽게 여성들 이야기를 찾아보고 듣고 있다.

- 여성 대부분은 귀갓길이나 엘리베이터에서 낯선 남자를 만나면 겁부터 난다. 공중 화장실을 갈 때도 몰카가 있는지 두리번댄다. 남성 페미니스트들이 여성들을 위해 말해 주는 것은 좋지만, 여성이 아니기 때문에 다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도 분명 존재할 것 같다.

심상욱 / 그 이유 때문에 남성은 절대 스스로를 페미니스트라고 부르지 못한다. 여성들 삶을 경험하지 못했으니까. <82년생 김지영>(민음사)만 봐도 그렇다. 일단 나는 아이를 낳지 않으니, 낙태·육아 이야기가 잘 와닿지 않는다.

내가 불편을 토로할 수는 있지만, 여성이 느끼는 것처럼 그렇게 밀접하게 말하기는 어렵다. 한국 사회에 페미니즘 담론을 불러일으킨 게 지난해 있던 강남역 사건이다. 사실 남성은 그렇게 죽을 일이 거의 없기 때문에 공감하기 쉽지 않다. 여성들은 밤길과 화장실도 조심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남성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주세호 / 나 역시 여성들이 살면서 느끼는 공포심을 느낀 적이 거의 없다. 그래서 오히려 남자들이 같이 공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책 몇 권 본다고 달라질 수 없지만, 아예 배우지 않고 노력하지 않는 것과는 다르다. 지금 사람들과 페미니즘 책 모임을 하고 있다. 노출 빈도가 중요하다고 느꼈다. 전혀 이해하지 못하다가 여성들이 공포심을 느낄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 인지되더라. 사례를 100번 정도 들으니 이해가 되더라.

심상욱 씨는 자신이 남성이기에 여성이 겪는 불평등을 다 알 수 없다는 한계를 인정했다. 그럼에도 페미니즘 공부는 필요하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최유리

- 주변 남성들에게 페미니즘을 이야기하면 어떤 반응을 보이는가. 페미니즘을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남성들을 보면서 어떤 생각이 드는가.

심상욱 / 남자들은 여자들이 성평등을 말하지만 사실은 남자 위에 올라서고 싶어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페미니즘은 그런 것이 아니다. 한국은 젠더를 둘러싼 기득권이 이미 남자 쪽으로 많이 기울어져 있다. 삐뚤어진 것을 평등하게 만들어 보려고 하니 여성들 목소리가 많아진다. 남성들은 이것을, 여자가 남자 위에 서는 것으로 받아들이는 것 같다.

이런 생각을 페이스북에 쓰기도 하고 페미니즘에 관한 글도 많이 공유한다. 남성들이 읽든 안 읽든 일단 공유하면 페친들이 계속 반응한다. 오프라인에서 만났을 때, 쌩뚱맞게 페미니즘에 대해 물어보기도 하고. 반면 그게 불편한 사람은 나를 페이스북 친구 차단하더라.

주세호 / 일단 나는 강남역 살인 사건을 보면서 남성들에게 놀랐다. 그들은 범죄자가 남성이라는 사실을 지우고 '묻지 마 사건'이라고만 보더라. 이해가 안 됐다. 분명한 건 가해자가 남자였고 이게 잘못됐다고 문제 제기해야 하는데 아니었다. 한국 사회에서 여성을 이해하는 남성보다 비논리적인 행동을 하는 남성이 다수라는 게 충격이었다.

어떤 남자들은 페미니즘이 여성 인권을 높이니까, 남성도 인권을 증진하자고 말한다. 지하철에 여성용 칸을 만들자고 하면 똑같이 남성용 칸도 만들자고 한다. 여자 화장실 공간을 넓히자고 하면, 남자 화장실 공간도 똑같이 넓히자고 한다. 왜 여성에게 전용 좌석 칸이 필요한지, 화장실 공간이 넓어야 하는지에 대한 이해 없이 기계적인 평등만을 주장하더라.

주변 남자들에게 페미니즘 이야기를 꺼내면, 내가 초반에 그랬던 것처럼 상황을 잘 이해하지 못한다. 여성들의 경험담을 전달하는 건데, 상대는 "왜 나를 공격하느냐", "잠재적 범죄자 취급하느냐"고 묻는다.

유한밀 / 남성들은 일반적으로 여성의 현실이 어떤지 모른다. "그러면 여자도 군대 가라"고 말한다. 군대 가는 게 당연히 남성 입장에서는 시간 낭비다. 그런 부분만 언급하며 차별받았다고 한다. 그러나 이들은 군대나 몇몇 사건 외에 자기들이 누리고 있는 기득권이 여성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는 알지 못한다.

남성들은 페미니즘을 이야기하면 자신들을 향한 공격이라고 느끼는 것 같다. 자신들이 누리던 당연한 권리를 지적하니, 여성이 남성 권리를 뺏는다고 생각하는 거 같다. '잠재적 범죄자'라는 말도 그렇다. 여성을 성적 대상화해서 이야기하는 것도 비일비재한데, 이 모든 게 무의식적으로 학습됐고 일상의 일부분이어서 자신이 가해자라는 사실조차 모르는 것 같다.

- 남자들이 페미니즘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불편해하는 여자도 있다. 주변 여성들 반응은 어떤가.

주세호 / 지지해 주는 사람이 많다. 그런데 며칠 전 만난 한 여성이 나에게 "왜 남자가 페미니즘에 목소리 내는지 모르겠다"고 묻더라. 그때 "내가 여자는 아니지만, 내 주변 사람이 부당한 일을 겪으면 화나지 않느냐. 그걸 막으려고 노력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런데도 그는 남성이 페미니즘을 이야기하는 게 불편하다고 했다.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유한밀 / 내 주변 여성만 살펴봐도 페미니즘을 바라보는 관점이 다양하다. 내가 페이스북에서 페미니즘 이야기하다가 몇 사람에게 차단당했다. 이런 사연을 아는 여성은 "용기 있는 모습에 고맙다"면서 "그게 늘 우리의 현실이었다"고 말해 준다.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여성의 상황을 한 번 더 생각해 보게 된다.

주세호 씨는 작년 10월부터 매주 한 번씩 페미니즘 책 모임을 하고 있다. 뉴스앤조이 최유리

-페미니즘에 관심을 갖기 전, 직장이나 가정·학교에서 보았던 여성 혐오 사례가 있나.

심상욱 / 회사 다닐 때 남성 직원끼리 모인 채팅방이 있었다. 거기서 야한 이야기가 계속 나왔다. 추상적인 이야기가 아니라, 특정 사람을 지목해서 이야기한다. "저 팀에 누구 예쁘지 않느냐"는 말부터 "저 사람은 밤일 잘할 거 같다"는 노골적인 이야기까지 나온다.

주세호 / 나도 남자 친구들이 있는 카톡방에서 이런 걸 경험했다. 연예인에 대한 내용이 오가고 야동이 돌기도 한다. 페미니즘을 알기 전에는 전혀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했다.

- 교회 안 여성 혐오는 인식조차 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사회보다 더욱 심각한 것 같다.

유한밀 / 선교 단체와 교회를 생각하면 두 가지가 먼저 떠오른다. 여성들에게 남성을 배려해서 짧은 옷 입지 말라고 하는 것, 여성 리더들에게는 남성보다 더한 친절함을 요구하는 것이다. 남성에게는 바라지 않는 지점인데 여성에게 특정 성 역할을 부여했던 것이다. 교회에서 밥하고 설거지하는 것도 여성 몫이었다. 여성이 하는 건 당연하게 생각하면서, 남성이 밥을 하면 엄청 대단한 것처럼 느끼고 으쓱거리더라.

심상욱 / 사회 문화가 교회 안에서 그대로 답습되는 거 같다. 집에서 육아하는 여성은 교회 와서도 육아하고 밥해야 한다. 너무 당연스럽게 해야 하는 일이 많다. 이런 전통적인 성 역할 외에도 교회 안에서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는 여성 혐오가 있는 것 같다.

작년에 교회 운영위원장이 30대 여성이었다. 주로 60대 장로가 위원장을 맡는 교회 문화에서 30대 여성이 위원장을 맡은 건 개혁적인 일이었다. 안건을 처리하기 위해 회의를 진행하는데 유독 반론이 많았다. 나는 아무 생각 없이 이야기를 듣고 있는데, 옆에 앉은 여성이 "위원장이 여성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쉽게 말한다"고 했다. 전혀 생각해 보지 못했는데, 그 말을 들으니 교회 안에서 성별에 따라 의견을 받아들이고 받아들이지 않는 분위기가 있는 것 같았다.

주세호 / 나는 교회를 다니지 않지만,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교회도 사회와 별반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어딜 가든 비슷하게 발생하는 차별이다. 안타까운 건 사회에서는 더디지만 조율하고 토론할 수 있는데, 교회는 그렇지 않은 것 같다는 점이다. 성경이 그렇다고 말하면 저항이 불가능하다. 이런 게 불편해 교회 나가는 걸 멀리하고 있다.

유한밀 씨는 교회와 선교 단체가 여성에게 특정 성 역할을 부여한다고 설명했다. 뉴스앤조이 최유리

- 페미니즘은 궁극적으로 여성뿐 아니라 모든 사람의 해방을 이야기한다. 페미니즘으로 남성 해방을 경험한 적이 있는가.

유한밀 / 페미니즘을 접하기 전에는 내 안에 이상적인 남성상이 있었다. 몸 좋고 돈 잘 버는 '강한 남자'가 돼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런 부분에서 많이 자유로워졌다. 흔히 사회는 힘 쓰는 일은 남성이 하는 거라고 말하는데, 페미니즘 공부를 해 보니 굳이 그럴 필요가 없더라. 내가 벌레를 엄청 무서워하는데, 전에는 여성과 있을 때는 무조건 내가 잡아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다. 지금은 아니다.

심상욱 / 한밀 씨와 맥락이 비슷하다. 나는 지금까지 안정적인 직장을 다닌 적이 거의 없다. 이게 지난 연인들과 이별하는 이유가 되기도 했고. 여자친구들은 안정성을 요구했고 그게 일면 이해는 됐다. <82년생 김지영>만 보더라도, 여성이 육아를 전담하려면 남성이 결국 돈을 벌어야 하니까. 그래서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기도 했다. 페미니즘을 접한 후에는 자유롭게 살아도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성들 목소리를 듣고 알아 가고 공부하는 게 좋다.

주세호 / 페미니즘 덕에 자유롭고 행복하다. 다른 남성들과 이 사실을 함께 나누고 싶을 만큼. 사회는 '남성이기에' 부여하는 기준이 있다. "남자는 쪼잔하지 말아야 한다", "남자는 결혼해서 가족을 책임져야 한다" 등을 요구한다. 그 기준에 반드시 도달해야 하는 것처럼 말한다. 페미니즘을 알게 되니 내가 굳이 가부장제 틀 안에 있을 필요가 없더라.

- 여성은 페미니즘을 접하면 '프로 불편러'가 되는데, 남성은 그 반대다. 오히려 더 좋은 사람이 된다. 이 때문에 페미니스트들 중에는 남성이 페미니즘을 자기 커리어에 사용한다는 지적도 한다.

주세호 / 그게 내 고민이기도 하다. 페미니즘을 공부한다고 하면, 확실히 성별에 따라 상대가 보이는 반응이 다르다. 여성이 페미니즘을 말하면 손가락질하지만, 남성인 내가 페미니즘을 말하면 '의식 있는 남성'이 된다. 물론 "여자한테 잘 보이려고 그러냐"는 비아냥도 듣지만.

나는 책 모임 구성원을 모집할 때 남성들에게 "페미니즘을 공부하지 않으면 결국 사회에서 도태된다"고 설득해 왔다. 그러자 한 여성이 내 말을 지적했다. 여성들에게는 페미니즘이 현실을 바꾸고자 하는 몸부림인데, 남성들에게 페미니즘은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한 것 정도 같다는 말이다.

나도 내가 하는 말이 페미니즘의 본래 의도를 잘 살리지 못한다는 것을 안다. 그래도 남자들이 페미니즘을 많이 알았으면 해서 계속 이런 식으로 말한다. 물론 남성이 여성 문제를 대변하는 것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사람도 있지만, 페미니즘을 공부한 남성이 여성 문제에 직접 소리를 내면 지금보다 더 빠르게 사회가 변할 것 같다.

유한밀 / 오늘 인터뷰 오기 전에도 여자 친구에게 비슷한 말을 들었다. "여성들은 아무리 이야기해도 언론에 실리지 않는데, 넌 이거 겨우 얼마나 했다고 불러 주느냐"는 것이다. 이런 말을 들으면 나대지 않고 조신히 살아야겠다고 생각한다.

- 페미니즘에 관심 있는 사람에게 추천해 주고 싶은 책이 있는가.

심상욱 / <당신이 계속 불편하면 좋겠습니다>(동녘). 페미니즘에 관심을 두고 나서 여성의 목소리를 제일 먼저 들어야 한다는 생각에, 페이스북에서 여성 이야기를 많이 하는 사람들 글을 읽는다. 저자 홍승은 씨 글도 그중 하나다. 책에 언급한 이야기가 한국 사회 현실과 맞닿아 있다.

책은 아니지만 페이스북에 '성노동자대나무숲'이라는 페이지를 매일 읽는다. 남성들은 성 노동자 여성을 '창녀'로 매도하는데, 언젠가부터 정말 비판받아야 하는 사람이 누구인가 고민하게 됐다. 이 대나무숲을 읽으면서 비판 대상은 성 노동자가 아니라 포주라고 생각했다. 남성들이 많이 읽었으면 좋겠다.

주세호 / 가장 최근에 <페미니스트 모먼트>(그린비)라는 책을 읽었다. 여성주의 활동가들이 자기가 접한 페미니즘과 페미니스트가 되기로 결심한 순간을 적어 놨다. 이외 <우리에겐 언어가 필요하다>(봄알림), <모두를 위한 페미니즘>를 추천한다. 특히 벨 훅스가 쓴 <모두를 위한 페미니즘>은 페미니즘과 관련해 파트별로 정리가 잘 돼 있다. 특히 남성이 한 번도 생각하지 못했던 여성 이야기를 쉽게 설명해서 좋다.

유한밀 / <페미니즘의 도전>(교양인)이다. 정희진 작가가 자본주의와 가부장제의 연결성을 잘 설명한다. 한국 사회가 어떤 방식으로 여성들 목소리를 지워 왔는지 제대로 폭로했고, 현실을 잘 이야기해 주었다.

이들은 인터뷰 자리에 <페미니스트 모먼트>(그린비), <페미니즘의 도전>(교양인), <당신이 계속 불편하면 좋겠습니다>(동녘)를 가지고 왔다. 뉴스앤조이 최유리
저작권자 © 뉴스앤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