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1일 수색이 종료되면, 운명이려니 하고 생사 확인도 못한 아들이 죽었다고 받아들여야 하는 것인가. 아들이 죽었다고 생각하고 포기하면 될까. 도저히 모르겠다."

[뉴스앤조이-유영 기자] 30도가 넘는 날씨에도 광화문 세월호 광장에서 1인 시위를 벌이는 스텔라데이지호 실종 선원 박성백 일등항해사 어머니 윤미자 씨가 한탄하며 말했다. 기자가 광화문을 찾은 7월 5일은 선원들이 실종된 지 97일째 되는 날이었다. 정부와 선사가 투입한 수색선의 집중 수색 종료를 6일 앞둔 날이기도 했다.

윤미자 씨는 정부 합동 브리핑이 있던 7월 4일 "아들이 죽었다고 생각하고 포기하면 되느냐"고 정부 관계자들에게도 물었다. 7월 11일이 지나면 정부가 수색 종료를 다시 선언하고 모든 것을 마쳤다고 말할까 두려웠기 때문이다.

"'포기하라고 말하면 포기하겠다'고도 말했다. 정부 관계자들은 답이 없었다. 그럼 7월 11일 이후에 어떤 대책이 있느냐고 가족들이 다시 물었다. 정부는 이 부분도 답하지 못했다. 답답하고 고통스럽다. 가족들은 6일 진행되는 정부 합동 브리핑에서 대책을 이야기해 달라고 요청했다."

실종 선원 가족들이 답답한 것은 수색 종료 때문만이 아니다. 가족들은 김영춘 해수부장관이 6월 30일 면담에서 약속한 내용도 잘 지켜지지 않았다고 했다. 당시 김영춘 장관은 △집중 수색에 선사 선박 추가 투입 △주무 부처인 외교부 강경화 장관과 긴밀한 협조 △이낙연 국무총리와의 면담 추진 등을 약속했다. 하지만 3일 정부 합동 브리핑에서 해수부·외교부 관계자들은 해당 내용이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답했다.

실종 선원이 돌아오기를 간절히 기도하는 가족들. 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정부 합동 브리핑에서 보고받는 수색 진행 사항도 답답한 부분이 많다. 외교부는 가족들에게, 이번에 정부가 투입한 수색선이 수색 지역에서 안전모 등 몇 가지 부유물을 발견했다고 알렸다. 그런데 수색선은 부유물을 촬영만 하고 하나도 건지지 않았다. 실종 선원 가족 허영주 공동대표는 "스텔라데이지호 부유물이 실제 해류를 따라 이동하고 있는지 확인해야 하는 상황에서 부유물을 확인하지 않은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다른 가족들도 부유물이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 불만을 표했다. 가족들은 6월 30일 진행한 정부 합동 브리핑에서, 정부와 선사 폴라리스쉬핑에 안전모와 구명조끼 등 부유물로 발견될 수 있는 물품 목록을 제공해 달라고 요청했다. 가족들은 실종 초기 4월과 5월에 진행된 집중 수색 기간, 우루과이 MRCC가 지휘한 수색 지역이 적확한 지점이었는지 의문을 품고 있다. 스텔라데이지호에서 나온 것으로 보이는 부유물이 거의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허 공동대표는 "수색 지역이 제대로 설정되었다면 스텔라데이지호나 폴라리스쉬핑 이름이 찍힌 부유물이 발견되었어야 한다"고 말했다.

"스텔라데이지호에 있던 다량의 부유물 목록을 알아야 부유물이 얼마나 발견되었는지 알 수 있고, 수색 지역이 제대로 됐는지 확인할 수 있다. 부유물이 없다면 수색 지휘에 문제가 있었던 것이다. 정부 합동 브리핑에 참석한 선사 측 인사도 부유물이 될 물건이 스텔라데이지호에 많이 있었다고 말했다. 가족들은 부유물 관련 정보를 확인하고 싶다. 부유물이 될 안전모와 구명조끼 등 물품 목록을 요청한 이유다. 정부는 선사에게 제출하라고 말했는데, 선사가 제출하지 않았다."

선사 측에서 제공하지 않는 정보는 더 있다. 수색 초기 발견해 건졌다고 가족들에게 말한 구명벌과 구명정 관련 정보다. 가족들은 스텔라데이지호에 있던 실제 구명벌과 내부를 확인하고 싶었다. 가족들은 "실제 구명벌을 건졌는지도 믿기 힘든 상황이다. 정부 부처 관계자들도 선사에 관련 사진을 7월 4일 정부 합동 브리핑까지 제공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선사는 사진을 제공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선사는 해양안전심판원(해심원)에 관련 사진을 증거자료로 제공했다는 이유를 들었다. 추후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사안에 증거자료는 제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선사가 1일 브리핑에서 해심원과 해경에 제공하지 않았는데, 며칠 사이 갑자기 자료로 제출했다고 말하는 이유를 모르겠다. 정부 관계자들도 '선사가 사안을 왜 이렇게 어렵게 끌고 가는지 알 수 없다'고 했다."

결국 가족들은 7월 7일 진행하는 정부 합동 브리핑에 구명벌 실물을 가져오라고 선사에 요구했다. 그러나 선사는 구명벌 관련 자료를 제공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선사 한 임원은 7월 6일 <뉴스앤조이>와 한 통화에서 "가족들이 요구하는 사안을 꼭 시행해야 할 이유는 없다. 정부가 제공하라고 한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허영주 공동대표는 정보와 수색 과정에서 가족들이 납득할 수 있는 정보와 진정성을 정부와 선사가 보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실종 선원들을 찾는 일은 물론, 침몰과 관련한 진실이 규명될 때까지 가족들은 계속 싸울 생각이다. 정부는 7월 11일 수색 종료 이후 대책을 세워야 한다. 가족들이 요청하는 스텔라데이지호 관련 정보도 정확히 제공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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