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유영민 미래창조과학부장관 후보자가 "창조과학은 반과학·비과학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진화론은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답변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며 대답을 유보했다.

유영민 후보자는 7월 4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창조과학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최명길 의원(국민의당)은 그가 쓴 <상상, 현실이 되다>(프롬북스) 공저자 차원용 박사와 무슨 관계인지 물었다. 차 박사는 <바이블 매트릭스>(갈모산방) 등에서 성서를 과학적으로 해석하려는 시도들을 해 와 창조과학 신봉자가 아니냐는 의심을 받았다. 유영민 후보자는 차원용 박사가 만든 페이스북 그룹 '바이블 매트릭스'에도 속해 있다.

최명길 의원은 "창조과학론이라는 게 사실 기독교계에서도 극단적 보수·근본주의적 기독교관이다. 그래서 반과학적이라고 할 만큼 과학의 발달에 대해 적대하시는 과학관 아니냐"고 질의했다.

유영민 후보자는 "본인에게 (창조과학을 신봉하는지) 물어보니 부인했다. 저도 (창조과학에)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 비과학·반과학이라고 명쾌하게 말씀드리겠다"고 답했다.

진화론에 대해서는 애매한 답변을 이어 갔다.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 출신인 오세정 의원(국민의당)이 진화론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유 후보자는 "여러 의견이 있기 때문에 장관 후보자로서 답변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오세정 의원은 "다른 부처 장관도 아니고 미래부장관이 과학기술 책임자인데 진화론 인정하지 않는다고 하면, 생물학자 연구도 인정 못 할 수 있다는 뜻인가. 미래부장관인데 왜 답변을 못한다는 것인가. 교과서에서도 진화론 가르치면 안 되느냐"라고 물었다.

유 후보자는 "인정한다거나 하지 않는다가 아니다. 미래부장관 후보로서 답변드리는 게 또 다른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과학 부처 장관 후보자의 진화론 인식에 여당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김성수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오세정 의원 질의에 대한 후보자의 답변에 심각한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다시 신중히 답변해 달라"고 했다.

유 후보자는 자신이 기독교인임을 밝히고 해명했다. "서면 질의 중 창조론과 진화론 중 어느 것을 믿느냐고 되어 있어서, 종교나 과학계에서 예민한 문제라 답변하지 않은 것"이라고 했다. 이어 "진화론이 과학적 근거를 가지고 있다는 데 전적으로 동의한다. 교과서에 실리고 하는 것은 반대가 없다"고 했다.

김성수 의원은 이에 "동성애 질의도 아니고 진화론을 인정하느냐고 물은 건데 답변 못 한다니 이해할 수 없다. 너무 소심한 답변 아니냐"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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