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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범죄 목회자 '원스트라이크아웃제' 도입해야"
감리회 여성 목사·교인 토론회 "가해자 목사 버젓이 목회"
  • 최유리 (cker333@newsnjoy.or.kr)
  • 승인 2017.06.30 12:11

"남성 목회자가 교회에서 성범죄를 저질러도 가해자 목사는 여전히 목회하거나 해외로 도망가서 선교 활동을 한다. 가해자를 두둔하면서 피해자 여성에게는 '우리 교회는 지금껏 아무 문제가 없었으니 문제 일으키지 말고 나가라'고 한다. 가해자는 당당하게 다니는데 피해자는 숨어야 한다. 이건 문제가 있다. 성범죄자 목사에게 원스트라이크아웃제를 도입해 아예 교회에 돌아오지 못하게 해야 한다."

[뉴스앤조이-최유리 기자] 기독교대한감리회(감리회) 소속 여성들이 교회 성폭력을 강력 대처해 달라는 뜻을 밝혔다. 이 같은 요구는 6월 29일, 감리회 선교국 양성평등위원회가 개최한 '성폭력 예방 교육 교재 토론회' 자리에서 나왔다.

양성평등위원회는 여성이 마음 놓고 다닐 수 있는 교회를 만들기 위해, 개교회에서 성폭력 예방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이들은 여성 목사·장로·권사 등 교인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수렴하고 교육 교재를 구체화하기 위해 이번 자리를 마련했다. 현장에는 중년 여성 감리회 목회자 및 교인뿐 아니라 성공회 여성 사제, YWCA·한국기독교회협의회 활동가 등 50여 명이 토론회에 참석했다.

감리회 소속 여성 목사·장로·권사들이 함께 모여 교회 성폭력에 대해 이야기 나눴다. 뉴스앤조이 최유리

여성들은 한국교회에 만연한 교회 내 성폭력의 심각성을 되짚어 보며, 해결 방안과 대안에 대해 이야기 나눴다. 여성들이 삼삼오오 그룹별로 나뉘어 자신의 경험담을 털어놓는 시간도 있었다. 교회 성폭력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에는 발언이 끝날 줄 몰랐다. 참가자들은 정해진 시간이 넘도록 대화를 이어 갔다.

"악수하면서 자기 손가락으로 여성의 손 안쪽을 긁는 사람이 있다. 이 제스처는 '당신과 성관계하고 싶다'는 뜻이다. 악수하면서 친하다고 손등에 뽀뽀하기도 하고. 더운 날 소재가 얇은 옷을 입었는데 등을 만지는 장로가 있다. 이럴 때는 쉽지 않지만 '이건 아니다. 하지 말라'고 단호하게 말해야 한다."

"교단에서 목회자 성범죄 담론이 2006년에 대두했는데, 11년이 지난 2017년까지 해결되지 않고 있다. 가해자 목사는 사건 이후에도 목회하거나 선교사로 나간다. 이들의 명단을 공개하면 안 될까. 우리가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할 거 같다. 주의종이라고 할지라도, 이미 하나님의 종으로서 해서는 안 되는 일을 했으니 명단을 공개하고 재범을 막아야 한다. 명단을 공개하지 못할 일이 없다."

공통적으로 제시된 해결책은 성범죄 목사 치리와 철저한 성교육이었다. 현재 교단에서는 성범죄 목사나 선교사가 사임서를 내면 치리할 수 없다. 불명예스러울 뿐, 사역하는 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사회 법으로 처벌받아도 교단에서 치리가 안 돼 버젓이 강단에 서기도 한다. 참가자들은 성범죄를 저지른 목회자는 단호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종교라는 게, 교인이 세상에서 받은 상처를 치유받기 위해 오는 곳이다. 그런 곳에서 상처를 또 받으면 다른 어떤 곳에 가서도 위로받을 수 없다. 신앙이 파괴되는 것뿐 아니라 인생이 파괴될 수도 있다.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 교단이 목사 사임은 물론 목사직을 파면해야 한다. 범죄가 드러나도 처벌하지 않으면 범죄는 날로 심해진다. 이런 목회자는 아무리 설교를 잘해도 절대 교회에 청빙하지 말자."

이들은 성교육 및 윤리 강령이 필요하다는 점도 언급했다. 남성 목사·장로를 대상으로 성교육을 진행하자는 이야기도 나왔다. 자신의 행동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모르는 남성 교인을 정기적으로 교육하자는 것이다. 윤리 강령으로는 △심방할 때는 단둘이 만나지 않는다 △안수 기도할 때는 일방적으로 교인 몸에 손대지 않는다 △일정 시간이 지나면 따로 연락하지 않는다 △목사 사무실에는 침대를 놓지 않는다 △상담실에는 밖에서 내부를 볼 수 있는 유리창을 만든다 등이 있었다.

교회 안에서 성폭력이 발생하면 중재할 수 있는 위원회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현재 중재위원회가 있는 교회는 전무하다. 한 참가자는 "흔히 성범죄가 일어나면 피해자 탓을 한다. '당시 술 마셨니', '어떤 행동을 했니', '옷은 뭐 입었니' 등을 묻는다. 이런 것들이 성폭력을 유발한다고 이야기하는 건 피해자에게 2차 가해를 하는 것이다. 피해자를 보호하고 중재할 수 있는 기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홍보연 목사는 교회 성폭력의 특징에 대해 설명했다. 뉴스앤조이 최유리

토론 전, 양성평등위원회 위원장 홍보연 목사가 나와 교회 내 성폭력 특징을 설명했다. 그는 교회 성폭력이 힘의 불균형, 권력의 불균형에서 발생하는 범죄라고 했다. 홍 목사는 "교회 성폭력은 친족 성폭력과 유사하다. 주로 오랜 기간 피해를 당한다. 가해자가 자신의 권위로 피해 사실을 막는다. 아버지나 삼촌에게 성범죄를 당한 피해자는 타인에게 말할 수 없으므로 계속 범죄에 노출된다. 이와 마찬가지로 교회 안에서 권위 있는 목사가 성경을 근거로 접근했을 때, 바로 거절할 수 있는 여성이 많지 않다. 한 목사가 지속적으로 여러 명에게 접근한다. 어떤 교회 경우, 한 목사에게 10여 명이 당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홍보연 목사는 성범죄가 드러났을 경우 목회자가 보이는 태도도 언급했다. 이런 경우 대개 가해자는 "단순 호의였다", "피해자가 다른 의도로 거짓 주장을 한다", "합의된 관계였다"는 핑계를 댄다. 피해자가 성관계 당시 반항하지 않았고, 사건 이후에도 큰 갈등 없이 지냈다는 점을 근거로 든다. 홍 목사는 "가해 목사들은 비슷한 변명을 한다. 합의된 관계라고 하더라도 말이 되지 않는다. 합의했다고 하더라도 목사는 교인과 성관계를 맺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교회 성폭력을 근절하기 위해서는 '목회자-교인', '목회자-부교역자', '직분자-교인' 관계가 평등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이 중요하다고 했다.

감리회는 당일 나온 이야기를 토대로 감리회 성폭력 예방 교육 교재를 만들 예정이다. 양성평등위원회는 올해 10월 감리회 입법 의회 때 △준회원·정회원, 신임 장로 대상 성폭력 교육 실시 △성 윤리 강령 제정을 요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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