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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목사가 '아슬아슬 간당간당 목회'하는 이유
정연수 목사 "교회는 구별된 곳이지 배타적인 곳 아냐"
  • 박요셉 기자 (josef@newsnjoy.or.kr)
  • 승인 2017.06.30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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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인들이 제 목회를 가지고 이렇게 말한다. 목사님은 '아슬아슬 간당간당 목회'를 한다고."

[뉴스앤조이-박요셉 기자] 정연수 목사(효성중앙교회)는 자신의 목회에 따라붙은 수식어를 멋쩍게 소개했다. 아슬아슬 간당간당 목회라니. 도대체 어떻게 목회했기에 저런 알쏭한 말이 붙은 걸까. 강의가 끝나고 나서야 그 의미를 이해할 수 있었다.

정 목사는 6월 27일 제8회 목회자·신학생 멘토링 컨퍼런스 둘째 날 저녁 강의 강사로 나왔다. 강의 주제는 '건강한 교회를 만드는 7C'. 7C는 Contact·Character·Change·Challenge·Creative·Comtemporary·Cross를 뜻한다. 정 목사는 1시간 내내 7C 중 'Contact'(접촉) 하나만을 강조했다.

정연수 목사는 오늘날 교회가 사람들에게 올바른 방식으로 접촉해야 한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정 목사는 "오늘날 교회는 사람들에게 올바른 방식으로 접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과거 한국교회가 비주류에 속했을 때 겸손하게 복음을 전했지만, 주류가 된 후에는 공격적이고 무책임한 전도를 한다고 비판했다. 대형 교회가 총동원 주일이라는 이름으로 수천 명을 초청하고 전도 집회를 여는 것은, 한 영혼을 깊이 책임지지 않고 '물면 좋고 안 물면 어쩔 수 없다'는 식의 낚시성 전도라고 했다.

정 목사는 교회가 마치 교구처럼 한 지역을 책임지는 마음으로 사역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효성중앙교회 사례를 소개했다. 효성중앙교회는 인천 계양구 효성2동에서 가장 오래되고, 교인 수 1,000명을 웃도는 대형 교회다. 교회는 해마다 마을 축제를 준비하고 있다. 천주교·불교 지도자가 공동대표로 준비위원회에 참여하고, 주민 4,000여 명이 축제에 참석한다.

교회가 주축이 되어 준비하는 축제지만, 정 목사는 종교색을 드러내지 않으려 한다. 장로들이 전도 부스라도 하나 설치하자고 해도 완강히 거부한다. 주민들이 부담 없이 교회 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술 먹고 얼굴이 뻘겋게 달아오른 어르신이 예배당 강단에 올라가 노래를 불러도, 10대 청소년들이 짧은 옷을 입고 아이돌 춤을 춰도, 정 목사는 "허허" 하며 웃어 넘긴다.

"교인들에게 계속 강조하는 게 있다. 예배당은 결코 거룩하지 않다. 벽돌, 합판, 새로 칠한 페인트가 거룩한 게 아니다. 어떤 교회는 예배당에 '성전'이라는 이름을 붙이는데, 우리 교회는 그냥 '홀'이라고 한다. 예배당이 성전은 아니지 않나.

여전히 몇몇 교회는 거룩한 제단 위에서 어떻게 유행가를 부르느냐, 심지어 어떻게 신발을 신고 올라가느냐고 한다. 우리 교인들은 그런 의식이 다 깨졌다. 주민들이 자유롭게 누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다 양보하라고 한다. 그러다 보니 주민들과 교회 사이에 신뢰가 쌓였다. 지역사회 단체들도 교회를 신뢰한다."

이런 일도 있었다. 부활절 예배를 앞두고, 인근 사찰이 '축 부활'이라며 갑자기 화환을 보냈다. 그리고 주지 스님이 신도들을 데리고 예배에 참석했다. 정 목사는 속으로 뜨끔했다. '아무리 지역사회와 가깝게 지낸다 해도 타 종교와 왕래하면 교인들이 날 이상하게 보지 않을까.' 정 목사는 광고 시간에 사찰에서 손님이 왔다며 대충 얼버무렸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반응이 나왔다. 교인들이 박수를 치고 휘파람을 불며 이들을 환영했다.

효성중앙교회는 18년째 마을 축제를 준비하고 있다. 사진 제공 효성중앙교회

2015년 고난주간에는 세월호 유가족을 초청했다. 예은 엄마 박은희 씨, 시찬 아빠 박요섭 씨와 함께 간담회를 진행했다. 정 목사가 직접 사회를 봤다. 이외에도 콜트콜텍 해고 노동자를 위한 기도회, 인천 괭이부리마을 기도회에도 교인들을 데리고 갔다.

"교인 중에 못마땅하게 여기는 사람도 있다. 목사님 활동이 아슬아슬하다며 수군댄다. '아슬아슬 간당간당 목회'가 여기서 나왔다.

사실 내가 생각하는 목회는, 감히 표현하자면 성육신 목회다. 예수님을 닮는 것이다. 그분은 하나님과 동등하지만 오히려 자기를 비워 종의 형체를 가지고 사람들과 같이 되셨다(빌 2:6-7). 그런데 오늘날 교회는 너무 높은 곳에 올라가 있는 거 같다. 하나님과 동등됨을 취하며 뿌듯해하고 있다. 이제 그만 내려오고 사람들 곁에 있어야 하지 않을까.

교회는 구별된 존재지, 남을 외면하는 존재가 아니다. 그런데 교회의 거룩성을 주장하며, 교회를 배타적인 곳으로 만드는 이들이 있다. 우리는 거룩하니 저들과 어울려서는 안 된다면서. 나는 교회가 '배'라고 생각한다. 배는 물에 있지만 물에 빠지지 않는다. 세속에 있지만 세속에 빠지지 않고 물들지 않는 교회. 배처럼 물(세속) 한가운데 있는 교회. 오늘날 우리에게 정말 필요한 모습이 아닐까."

강의 후 참가자들과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정 목사와 참석자들이 나눈 대화를 일문일답으로 정리했다.

- 마을 축제를 준비하며 교회 내부에서 반대하는 목소리는 없었나.

다른 교회들이 종종 마을 축제를 배우러 우리 교회를 찾는다. 자료는 다 주는데, 교회들이 잘 진행을 못하더라. 교인들이 갖고 있는 스피릿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교인들도 처음에는 축제 때 전도 부스 만들자며 항의했다. 나는 말했다. 그런 거 하는 순간 다 끝난다고. 그래서인지 주민들도 우리에게 딴마음(?)이 없다는 걸 잘 알고 있다. 외부에서 새로 이사 오는 사람이 있으면 우리 교회를 권하기도 한다. 거기는 진짜라고.

교회가 이렇게 하는 이유는 지역 내 다른 교회에 책임감을 느껴서다. 우리 교회만 잘 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작은 교회, 특히 개척 교회가 전도 잘할 수 있도록 어장 관리를 잘해야 한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주민들이 기독교, 한국교회에 좋은 인상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나중에 작은 교회가 그분들을 전도할 때, 그분들이 열린 마음으로 그 교회에 나가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갖고 있다.

- 교회가 이 시대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아낌 없는 무상 공유다. 마을 축제에서 우리 교회는 인력·자산·물건을 주민들에게 마음껏 베푼다. 제가 성남 판자촌에서 교회를 개척했을 때다. 당시 올림픽 선수촌에 있는 한 대형 교회 목사님이 우리를 물심양면 도와줬다. 그 목사님은 종종 교인들을 다그쳤다고 한다. 판자촌에 있는 내가 무엇이 필요하다고 말하기 전에 먼저 가서 어떤 게 필요한지 물어보라면서 말이다.

그 모습이 내게 큰 충격이었다. 당시 나는 대형 교회, 기성 교회에 갖고 있는 부정적인 인식이 강했다. 그때 공교회성을 깨달았다.

한국교회가 회복해야 할 건 공교회성이다. 나는 지역사회가 교회 건물을 이용하고자 할 때 단 한 번도 거절한 적이 없다. 교회가 타 종교와 경쟁하지 않고, 교단끼리, 노회끼리, 교회끼리 경쟁하지 않고 하나님 안에서 한 형제로 지내는 모습이 회복되어야 한다.

- 남은 목회 기간에 임하는 자세는.

존 웨슬리의 유명한 설교 '거의 그리스도인(Almost Christian, 1741.)'을 주일예배 설교 시간에 나눈 적이 있다. 영문을 그대로 번역해 설교했다. 그런데 설교하면서 나도 모르게 울었다. 존 웨슬리의 고백 때문이다. 누가 봐도 위대한 목회자였던 그는 대서양을 건너는 배 안에서 자신의 연약함을 직면하고 이렇게 고백한다. 자신은 아직 온전한 그리스도인이 되지 못한 '거의 그리스도인'이라고.

내가 생각해도 나는 괜찮은 목사로 보일 것 같다. 권위적이지 않고 교인들과도 친하고 지역사회를 섬기는 일에 열심이다. 하지만 나는 안다. 나만 알고 있는 내 연약함을. 그렇기 때문에 나는 '거의 목사(Almost pastor)'지, 아직 목사가 아니다.

매일 기억하려고 노력한다. 언젠가 십자가 앞에서 내가 누리는 모든 걸 다 내려놓아야 할 때가 온다는 것을. 내가 좋아하는 사진 찍기, 사랑하는 가족들, 친한 친구들, 내 지위와 기득권을 모두 포기하고, 명예라는 죄, 탐욕이라는 죄, 우리 교회를 무리하게 건축한 성장의 죄, 교인의 헌금으로 누리는 풍요의 죄 등 이 모든 것을 언젠가 십자가 앞에 못 박아야 할 거라는 사실을 늘 상기하려고 노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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