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을 주제로 종교개혁 500주년 연합 기도회가 열렸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아이들이 누구입니까. 세상에 그 무엇으로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생명이지요. 처음부터 그 자체로 완벽한 생명인데, 단 한 가지 이유, 즉 공부 때문에 형편없는 존재로 평가절하당하고 살아갑니다. 하나님은 성적만으로 자신을 증명해야 하는 그런 하찮은 존재로 아이들을 이 땅에 보내시지 않았습니다."

[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이수진 대표(꽃다운친구들)는 아이들이 공부를 강요당하며 성적에 고통받는다고 말했다. 얼마 전 "다음 생에는 공부 잘할게요. 미안해요"라는 문자를 남기고 세상을 떠난 23살 청년 이야기도 꺼냈다.

6월 26일 서울영동교회에서 열린 '종교개혁 500주년 연합 기도회'는 '교육'을 주제로 열렸다. 이 땅에서 고통과 강요 속에서 살아가는 아이들을 위해 기도하는 시간이었다.

이수진 대표가 메시지를 전했다. 이 대표는 아이들이 사람답게 살고 있지 못하다고 했다. 아이들을 향한 폭력을 멈춰야 한다고 했다. 폭력을 유도하는 세상에 저항해야 한다고 했다.

"아이들이 사람답게 살려면 결국 세상의 흐름을 거스를 수밖에 없습니다. 남들이 걷지 않는 좁은 길을 선택한다는 것입니다. 아이들의 주인이신 하나님께 자리를 내어 드린다는 것입니다. 아이들이 뛰어노는 것, 쉬는 것, 뒹굴거리는 것. 그 시기에 너무나 자연스러운 것들조차 거스르고 저항해야 겨우 쟁취할 수 있으니 얼마나 안타까운지요. (중략)

하나님이 왜 독생자를 내주면서까지 우리를 구원해 주셨을지 생각해 봅니다. 우리를 갉아먹는 지독한 경쟁적 삶이 구원받은 자의 삶일까요? 우리 자녀들까지도 그 경쟁에 내던지는 것이 구원받은 부모들의 마땅한 선택일까요? 우리의 믿음 없음을 돌아보아야 합니다. 아이들을 죽음으로 몰고 가는 폭주를 멈출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안식은 저항이며, 저항은 그리스도인의 본질입니다."

송인수 대표(사교육걱정없는세상)가 두 번째 메시지를 맡았다. 송 대표는 좋은교사운동을 만들고, 이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을 만든 과정을 소개했다. 중학생 때부터 특목고·자사고 진학에 매여 고통받는 아이들을 해방시키려는 노력들을 소개했다.

"우리가 따르는 주님은 어떤 분입니까. 아버지 하나님과 함께 머물기보다는 세상에서 죄인들과 함께함으로, 즉 분리하지 않고 섞여 살기로 결심함으로 우리의 구주가 되셨습니다. 예수님은 특목고 출신이 아니라 일반고, 공고 출신인 셈입니다. 또한 자기 안전의 울타리를 불사르고, 타인의 유익을 위해 자기 인생을 던진 분입니다. 신자란 어떤 존재입니까. 그런 예수를 구주로 모실 뿐 아니라, 그 구주가 지신 십자가를 나도 지고 그분을 따르는 존재들입니다.

저는 그런 인생관, 그런 직업관을 담은 이야기를 오래전부터 외쳐 왔습니다. 기독교 복음에 근거한 직업관을 일반 시민들도 잘 받아들였습니다. 아이들의 미래에 대해 두려움과 공포에 사로잡혀 있던 그들은, 자유와 해방의 소식을 듣고 기뻐하며 새로운 삶을 각오했습니다. 그러나 유독 대형 교회들만큼은 그 이야기를 듣는 데 인색했습니다. 교회 유력한 직분자들이 학원장이기 때문입니다. 여태껏 자식을 위해 돈과 정성, 가진 것을 학원에 다 쏟아부었는데 다른 소리를 하니 듣기 싫다는 것입니다. 교회는 신자들의 직업적 이익 앞에 무릎을 꿇었습니다."

송인수 대표는 참가자들에게 "인생의 성공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공무원·의사 되고, 30대에 대기업·공기업 입사하는 것입니까. 성공은 자기 인생에 깃든 뜻을 아는 것입니다. 인생의 성공은 자신에게 생명을 준 하늘의 뜻을 발견하고, 그 뜻을 실현하기 위해 직업을 선택하여 그 뜻을 이루는 데 자기 전 존재를 쏟아부으며 분투·노력하는 삶을 사는 것입니다." 송 대표는 메시지를 전하며 중간중간 울먹였다. 메시지를 전한 후에도 오열하며 기도했다.

이수진 대표와 송인수 대표가 메시지를 전했다. 두 사람은 아이들이 고통받는 세상이 멈춰야 한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이어 정병오 정책위원(좋은교사운동)이 교육계를 위해, 정은진 소장(진로와소명연구소)이 학부모를 위해, 이원석 목사(높은뜻씨앗스쿨)가 교회를 위해 기도했다. 참석자 80여 명은 인도자의 안내에 따라 △우리 아이들을 억누르는 무한 입시 경쟁 체제가 개혁되게 하소서 △자녀를 가장 잘 안다는 교만으로 아이들을 경쟁으로 내몰지 않게 하소서 △이 땅의 교회들이 우상처럼 군림하는 교육 현실에 눈뜨게 하시고, 허상과 실상을 분별하는 믿음과 눈을 갖게 해 주소서 등의 제목으로 기도했다. 이날 기도회에는 여느 때보다 학부모가 많았다.

복음주의권 단체들이 연합해 준비하는 기도회는 10월까지 앞으로 매월 마지막 주 월요일에 4번 더 개최할 예정이다. 다음 기도회는 '사회정의: 법과 종교개혁'을 주제로 모인다. 7월 31일 서울영동교회에서 열린다.

정병오 위원(좌), 정은진 소장(중), 이원석 목사(우)가 각각 교육계와 학부모, 교회를 위한 기도를 인도했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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