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연합교회 목회자들이 예장합동을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뉴스앤조이 현선

[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캐나다연합교회 소속 목회자들이 임보라 목사(섬돌향린교회) 이단성을 조사하는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예장합동) 이단(사이비)피해대책조사연구위원회(이단대책위·진용식 위원장)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연합교회 목회자 16명은 "임 목사를 조사하는 것은 마녀사냥식의 오만한 행동"이라고 지적하며 조사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6월 25일 성명에서 "성소수자에 대한 그리스도인의 입장은 생명과 사랑의 복음을 깊이 묵상하는 신학적 성찰과 더불어 일관성 있고 타당한 성서 해석, 그리고 인간의 성(sexuality)에 대한 현대 의학·심리학·사회학적 지식을 통해서 세워 가는 것이다. 일방적인 이단 시비와 협박으로 강요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고 했다.

이번 기회를 통해 한국 교단과 신학교가 성소수자 문제를 좀 더 깊이 있게 성찰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연합교회 목회자들은 "우리는 혐오와 차별로 고통받는 성소수자들을 보듬어 주며 함께하는 임보라 목사와 연대한다"고 했다.

아래는 성명 전문.

임보라 목사 (한국기독교장로회 소속)와 관련한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예장합동)의 이단 시비를 우려하는 캐나다연합교회(The United Church of Canada) 내 한인 목회자 16인

우리는 다양한 기독교단의 출신 배경을 가지고, 캐나다연합교회(The United Church of Canada)에서 목회를 하고 있는 한인 목회자들입니다. 캐나다연합교회는 이미 1970년대부터 시작된 오랜 토론과 신학적 성찰의 결과로 1988년 제32회 총회에서 그리스도인이라면 누구든지–성소수자도 예외 없이– 교회의 구성원이 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목회자도 될 수 있다는 결의를 했습니다.

성소수자에 대한 교단적 관심과 수용은 교단 안팎에서 논란과 저항에 부딪히기도 했지만, 이제는 캐나다연합교회의 중요한 선교적 자산이 되었습니다. 동성혼(same-sex marriage)이 합법화되어 있는 캐나다 사회에도 여전히 존재하는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혐오, 그로 인한 내적 갈등으로 많은 이가 절망하고 자살까지 시도하는 현실에서, 이 서명에 참여하는 우리도 각자 이에 대한 다양한 성서 해석과 입장, 접근 방식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목회적 돌봄이 필요한 이들을 위해 열린 마음으로 함께 배우고 대화하며 기도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최근 한국에서 임보라 목사(기장)가 이미 발간된 영어판 <퀴어 성서 주석>을 번역 출판하려는 것에 대해 타 교단인 예장합동 이단대책위가 이단성 시비를 조사하겠다고 나서는 마녀사냥식의 오만한 행동을 접하면서, 출신 교단과 신학적 견해 차이를 넘어서 큰 우려를 표명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성소수자에 대한 그리스도인의 입장은 생명과 사랑의 복음을 깊이 묵상하는 신학적 성찰과 더불어 일관성 있고 타당한 성서 해석, 그리고 인간의 성(sexuality)에 대한 현대 의학·심리학·사회학적 지식을 통해서 세워 가는 것이지, 일방적인 이단 시비와 협박으로 강요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이에 우리는 임보라 목사에 대한 예장합동 측 이단대책위의 소위 '이단 사상 조사 연구' 행위를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합니다. 아울러 이번 기회를 통해 한국의 각 교단과 신학교에서도 좀 더 깊이 있는 성찰과 성숙한 토론이 활발해지기를 바랍니다.

끝으로 우리는 혐오와 차별로 고통받는 성소수자들을 보듬어 주며 함께하는 임보라 목사의 사역이 모든 이들을 향한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를 증거하는 예언자적인 광야의 외침이 되어, 교회에게는 성찰과 변화를 불러일으키고, 성소수자들에게 위로와 희망의 기쁜 소식이 되기를 기도하며 연대합니다.

2017년 6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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