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박요셉 기자] 나이트클럽이 교회로 바뀐 모습을 담은 사진이 최근 소셜미디어에서 화제가 됐다. 왼쪽 사진에는 화려한 건물에 나이트클럽 간판이 걸려 있는데, 오른쪽 사진에는 똑같은 건물 꼭대기에 십자가가 달렸다. 간판에는 '할렐루야교회'라고 적혀 있다. 화려한 야경 사진은 예수님이 십자가를 지고 가는 이미지로 바뀌었다.

하필 이름도 '아라비안나이트'다. 사진을 올린 누리꾼은 "교회가 아라비안나이트를 점령했다"며 '뜻밖의 십자군전쟁.JPG'이라는 제목을 달았다. 누리꾼 대부분은 '별일도 다 있다'며 웃어넘겼다. 유럽·미국은 예배당이 클럽으로 바뀌는데, 한국은 클럽이 교회로 바뀐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기독교인도 있었다. 교회가 돈을 노리고 유흥가로 들어왔다며 비판하는 사람도 있었다.

올해 3월까지만 해도 아라비아나이트 간판이 걸려 있었다. 다음 지도 갈무리
할렐루야교회는 기존 건물에서 외부 장식과 내부 구조만 바꾸고 사용할 계획이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이 교회는 할렐루야기도원(김계화 원장) 소속 대구할렐루야교회로 확인됐다. 15년 가까이 대구할렐루야교회를 담당해 온 박 아무개 장로는 6월 21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교회 예배당을 시 중심으로 이사할 계획이다. (나이트클럽) 건물을 매입한 건 2013년이다. 여러 사연 때문에 클럽에 임대를 내주다가, 지난해 10월부터 이전을 준비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현재 대구 할렐루야교회는 대구 북구에 있다. 이번에 이전하는 곳은 대구 중구 태평로 일대로, 가까운 곳에 대구역이 있고 올해 말에는 인근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와 의료기관이 들어설 예정이다. 박 장로는 "교회가 이전하는 이유는 교회가 커지거나 금전적 이득을 얻기 위해서가 아니다. 우리 교회는 치유 사역이 특화된 곳이다. 하나님 사역을 더 잘하기 위해서다"라고 설명했다.

박 장로에 따르면, 현재 대구 할렐루야교회 출석 교인은 100여 명이고, 나이 많은 환자 20여 명이 교회에 상주하고 있다. 박 장로는 교인들이 자체적으로 운영비를 마련하고 있고, 부족한 건 본부에서 지원해 준다고 말했다.

대구 할렐루야교회 이전은 용도 변경 허가만 남겨 놓고 있다. 박 장로는 "지난해 말, 주민 반대가 심해 이전이 늦어졌다. 주민들 사이에서 우리 교회가 불법 시술을 하고, 환자들이 사망했다는 루머가 퍼졌다. 3번의 심의 끝에 준공 허가를 받을 수 있었다"고 했다. 구청 관계자도 기자와의 통화에서 "일부 시설물 공사만 완료되면 곧 승인이 날 것이다"고 말했다.

현재 대구할렐루야교회 모습. 1층은 예배당, 2~3층은 환자 숙소로 사용하고 있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할렐루야교회 전신 '할렐루야기도원'은 김계화 원장이 1981년 창립했다. 그는 성령 수술, 생수 치료 등 독특한 치유 사역으로 명성을 쌓았다. 1980~1990년대 들어 교세가 커지면서 경기도 포천에 할렐루야기도원 본부를 설립하고, 서울·경기·강원·경상 등 전국에 기도원 20여 개를 세웠다. 교역자와 교인 수는 현재 1만 2,000명 정도로 알려져 있다.

김계화 원장은 1990년대 후반 교회화 작업에 착수했다. 서울 여의도할렐루야교회, 강남할렐루야교회, 인천할렐루야교회, 대구할렐루야교회 등 주요 도시에 교회를 세웠다. 1998년에는 대한예수교장로회 할렐루야총회를 창립해 스스로 총회장이 됐다.

주요 교단은 할렐루야기도원을 이단 혹은 비성경적 단체로 규정하고 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이 1993년 비성경적 단체로, 고신이 1994년 불건전 단체로, 합동이 1996년 이단성이 있다고 결의했다.

대구할렐루야교회는 본래 시 외곽에 있었다. 대구할렐루야기도원이 2001년 말 300평 규모 건물을 인수하며 이름을 대구할렐루야교회로 바꿨다. 당시 개신교 연합회는 할렐루야기도원의 대구 진출을 적극 반대했다. 대구기독교총연합회 주축으로 반대 서명운동을 벌이고 행정 당국에 진정서를 제출하고 대규모 반대 집회를 열기도 했으나, 할렐루야기도원의 대구 진출을 막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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