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리회 목회자 모임 새물결이 서울 창천교회에서 150여 명이 모여 창립 대회를 열었다. 뉴스앤조이 유영

[뉴스앤조이-유영 기자] 기독교대한감리회(감리회·전명구 감독회장)를 개혁하기 위해 교단 목회자들이 모였다. '감리회목회자모임새물결(새물결)'이 6월 15일 서울 신촌에 있는 창천교회에서 창립 대회를 열었다. 창립대회에는 감리교 목회자 150여 명이 함께했다. 새물결은 '학연·세대·성별의 차이를 넘어 새로운 감리교회로'를 목표로 하는 개혁 모임이다. 

기대감이 커야 할 창립 대회지만, 참석자들은 한결같이 우려를 표했다. 설교자 이경덕 목사와 자유 발언자 오산 지방회 황창진 감리사는 "참여하지 않으려 했다"고 말했다. 그동안 감리회 개혁을 외쳤던 많은 모임이 몇 마디 외치다 성과 없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젊은 여성 목회자를 대표해 자유 발언한 최윤희 목사도 "'또 시도하는구나, 이러다 잘 안되면 다시 사라질 텐데'하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오늘날 감리회가 변해야 한다는 생각에는 참가자들 모두가 공감했다. 준회원을 대표해 자유 발언한 김영현 전도사는 "교단 파송제를 상실하고 사사로운 이익에 따라 교회를 사고파는 현실을 변화해야 한다. 맡겨진 사명대로 올곧게 목회할 수 있는 교회가 되도록 새물결이 마중물이 되어 달라"고 강조했다. 장애인 대표로 발언한 류흥주 목사는 "금권으로 물든 감독회장 선거를 바꾸어 가자"고 당부했다.

새물결이 교단 변화를 넘어 교회가 고통받는 이들과 함께하는 자리에 서도록 만들어 가야 한다는 주문도 있었다. 새물결 창립 대회에는 정부가 철도를 낸다는 명목으로 토지를 강제수용 당해 어려움에 처한 빛마을교회 교인들도 참석했다. 이희진 목사는 "어디에 가서 우리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 적어도 새물결에서는 함께 듣고, 울고, 고민해 줄 분이 있을 거라고 생각해서 찾아 왔다. 우리와 같은 피해자가 없도록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가 철도를 놓는다는 명목으로 토지 강제수용을 실시해 피해를 본 빛마을교회 교인들도 함께했다. 뉴스앤조이 유영

박성률 목사는 고통받는 사람들을 위한 현장 목회자 대표로 발언했다. 그는 "새물결이 필요한 이유가 빛마을교회처럼 어려운 상황의 사람들과 공감하고, 고통이 변하도록 동참하는 일에 있다"고 지적했다. 박 목사는 강원도에서 설악산 케이블카 설치와 골프장 건립으로 피해를 본 사람들과 함께 투쟁해 왔다.

"오늘 모인 사람들이 빛마을교회를 기꺼이 도울 수 있을지 묻고 싶다.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서 토지 강제수용 피해자는 20만 명이 넘는다. 나봇의 포도원 사건을 우리는 모두 악하다고 말한다. 토지 강제수용 문제에 감리교회가 얼마나 힘을 실어줄 수 있을까 고민해야 한다. 피해자 입장에서 국가는 폭력 그 자체였다. 얼마나 공감하고 변화를 위해 어떻게 동참할지 함께 고민해야 한다."

창립을 축하하기 위해 나선 김영주 목사(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도 창립 대회에서 회원들이 우려한 지속성 문제에 공감했다. 김 목사는 "참가하는 분들이 크게 기대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동안 사회와 교회 변혁에 참여한 우리를 향한 평가라고 생각하며 반성한다. 그럼에도 개혁 활동을 다시 시작하는 새물결에 존경과 사랑을 담아 감사를 표한다"고 했다.

새물결 창립 격려사를 위해 초청된 박득훈 목사(교회개혁실천연대 공동대표)는 감리회 변혁을 위해 공의를 추구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 목사는 "여러분이 공의를 강물같이 흐르게 해야 한다. 물은 평평한 곳이 나올 때까지 흐른다. 가장 낮은 곳에 있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맡은 역할을 다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새물결에는 6월 14일까지 12개 전체 연회 405명이 발기인으로 참여하고 있다. 새물결 조직위원장 양재성 목사는 "앞으로 회원을 늘려가며 변화에 동참할 사람들을 찾을 것이다. 사람이 많아져야 교단을 바꿀 힘도 키울 수 있다. 몇 번 활동하다 멈추는 단체가 되지 않도록 계속 동참해 달라"고 요청했다.

새물결이 교회 개혁을 넘어 고통받는 사람들과 함께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뉴스앤조이 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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