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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전한 통일을 위하여
[서평] 조진성 <분단과 여성>(새물결플러스)
  • 크리스찬북뉴스 (cbooknews@cbooknews.com)
  • 승인 2017.06.12 15:23

<분단과 여성> / 조진성 지음 / 새물결플러스 펴냄 / 332쪽 / 1만 6,000원

'분단'과 '여성'이라는 주제는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만 하는 주제다. 분단과 여성은 하나님의 뜻을 이루는 것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분단은 민족의 큰 죄이며 민족을 원수로 만들었다. 열강에 의한 민족 분열과 나라의 쪼개짐은 외부에 의한 죄였고, 오랫동안 지속되어 온 유교적 질서와 빈부 격차, 거짓, 사기는 나라와 민족을 갈라지게 한 죄였다.

필자는 통일에 대해 깊이 공부해 본 적은 없지만, 통일은 우리가 반드시 이루어야 할 시대적 과제이자 역사적 사명이라 생각해 왔다. 그래서 통일과 관련된 책을 읽으며 분단의 아픔과 고통, 상처가 치유되도록 기도 제목을 품었다. 

이 시대 목회자들이 많이 배출되고 있다. 종교가 타락할 때 나타나는 현상이기도 하지만, 통일되었을 때 교회를 세우고 민족을 치유하고 회복하기 위한 하나님의 방법은 아닐까 조심스럽게 바라기도 한다.

이번에 새물결출판사에서 <분단과 여성>을 출간했다. 나는 제목에서부터 통일에 대한 책이라는 것을 직감하며, 저자가 통일에 대해 무엇을 어떻게 풀어갈지 기대했다. 이 책은 다른 통일에 관련된 서적과는 특이한 점이 있다. 바로 여성학을 통일에 접목한 것이다. 통일과 여성이라는 주제가 어울려 보이지 않고 생소한데, 책을 보면 통일과 여성은 밀접한 관련이 있고, 상호보완적이며 상생해야만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유일한 분단국가라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한국전쟁 이후 지금까지도 이념으로 인해 갈라져 있고 민족끼리 원수가 되어 있다. 남한 내부적으로도 대립과 반목이 있다. 기독교는 역사적 문제와 고통 앞에 크게 역할을 하지 못했다. 1980년을 지나면서 통일신학에 대해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그동안 분단신학이 북한과 공산당을 향해 가득한 적개심으로 분단을 정치적으로만 이용했는데, 통일신학이 평화로운 통일을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통일신학은 함석헌, 노정선, 김용복 세 명의 학자가 이끌었다. 함석헌의 주요사상은 평화와 자주, 민중으로 요약할 수 있다. 그에게 평화는 종교적 신념이자 의무였고, 가능성의 문제가 아니라 역사의 결정적 명령이었다. 또한 통일은 국가주의를 제거하는 민족적 혁명이라고 말하며, 민족 주체성 확립해야 한다고 했다. 진정한 통일은 민중의 계몽과 참여를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노정선은 장로교 목사로서 분단신학을 지지한 교회를 반대했다. 정치, 경제, 문화 분야에서 식민주의와 제국적 신식민주의 권력을 비호하는 제1세계 신학을 비판했다. 통일을 위해 민족 자주와 영적인 기초를 쌓아야 한다고 했다. 김용복도 장로교 목사다. 그는 통일을 위해 희년과 민중을 강조한다. 그래서 그는 경제적 욕심을 회개하고 사회적 정의가 구체화 되는 것을 통해 사회적 경제적 안정을 기반으로 한 통일을 주장한다.

이 책은 총 4부로 되어 있는데, 1부에서는 통일 한국을 위한 신학적 기반을 다루며 이 통일신학자들의 주장을 소개하는데 독자들에게 유익하리라 생각한다. 이 세 학자들은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공통적인 것은 분명하다. 성경적 관점에서 통일을 지향하고 분단을 죄로 규정한다는 것이다. 반국가주의를 배격하고 민중이 통일과 역사의 주체가 되어야한다고 주장하며 종교와 정치를 분리하지 않는다.

그러나 저자는 여기서 더 진보한다. 바로 이런 점이 이 책이 갖는 장점이요 특징이다. 저자는 이 땅에 통일신학의 기초를 세운 분들의 사상이 훌륭하지만, 여성의 소리를 찾을 수 없고 여성에 대한 관심이 없다는 점을 비판한다. 물론 당시 시대 환경에서 그럴 수밖에 없었다고 이해는 되지만 그렇다고 넘어갈 문제는 아니다. 유교적이고 권위적이고 가부장적인 정신을 극복해야 온전한 통일을 이루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저자는 기존의 통일신학에 여성신학을 접목시켜 온전한 통일을 위한 발판을 마련한다.

필자는 저자의 비판과 주장에 동의하고 공감한다. 통일은 거대한 당위가 맞지만 그 이면에 있는 억압과 차별, 고통과 슬픔, 눈물이 그대로 존재한다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 더구나 역사적으로 늘 소외되었던 여성이 이 통일이라는 위대한 과제 앞에서도 참여하지 못하고 목소리를 내지 못한다면 진정한 통일이라고 할 수 있을까? 그런 점에서 통일에 여성 담론을 포함시켜 정치와 경제, 사회 통합만이 아니라 억압과 착취와 부정의가 없는 진정한 통일을 이루어야한다고 본다.

그래서 책 2부에는 온전한 통일 한국을 위하여 독일의 통일 과정과 정책을 살펴서 우리의 통일이 실패하지 않도록 조명하고 제안한다. 저자는 독일의 통일이 전 세계가 축복했던 역사적 사건인 것은 분명하지만 여성이 차별당하고 제한당했던 여러 사례들을 다루며 부족한 점을 지적한다. 통일에 있어서 독일은 이분법적으로 여성의 역할을 어머니로서 제한시키고 정책에서도 여성의 고용률이 떨어지는 제도를 수립했다. 또한 사회 정치적으로만 부당했던 것이 아니라 종교적으로도 여성의 지위와 역할을 차별했고 통일 후에도 불평등과 권리가 축소되었다.

그래서 저자는 독일 통일이 정치적 경제적으로 이루어졌지만, 민주적 인류적으로는 부족한 통일이라고 한다. 아니 실패라고 규정한다. 필자는 그래도 그 시대적 배경과 냉전 속에서 역사적 사명을 이룩한 위대한 통일이라고 생각했었는데, 비민주적이고 성차별적이고 불공정한 제도와 정책이 반영된 자료와 글을 보며 저자의 주장이 이해가 되었다. 하지만 필자는 독일의 통일이 실패라고 보지는 않는다. 다만 종교적이고 문화적인 면에서 여성을 배제하고 배려하지 못한 것이 실패라 생각한다.

이어서 저자는 3부에서 유교가 북한과 남한 여성과 삶에 미친 영향에 대해서 자세하게 다룬다. 우리는 이미 그동안 한국 사회가 얼마나 유교에 지대한 영향을 받아 왔는지 잘 알고 있다. 국가 지도자들만 봐도 남성 중심이고 남성 우월주의가 팽배하다. 가부장적 위계질서가 무너져서는 안 되는 법처럼 존재하고 있다.

필자가 이 부분에서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은 북한 정권 초기에 김일성이 여성 평등과 복지에 대해서 법으로 정해 놓았다는 것이다. 그는 국가와 사회를 위해 여성 역할의 중요성을 알고 있었고 여성의 선거권 보장과 국정 참여의 길을 열어주었다. 여성단체의 활동도 보장하였다. 이 단체들이 봉건주의 철폐와 호적법 폐지, 양육 제도와 여성 권리 증진을 위해 일하게 해주었다. 필자는 김일성에게 이런 가치관이 있었다는 것이 놀라웠다.

그러나 그것도 정권 초기일 뿐 사회주의 건설을 위해 그의 태도는 돌변한다. 북한 여성은 그의 모친 강반석과 그의 아내 김정숙을 본받아야만 했다. 여성은 혁명가인 남편에게 종속된 보조자이며 전통적 여성 역할만 강조되었다. 정권을 위해 여성은 이용당하고 착취당했다. 남한도 예외는 아니다. 남한에서 유교적 가치관은 여성의 교육과 결혼, 고용과 지위 등에 많은 불평들을 만들었다.

4부에서는 독일이 통일에 있어서 종교적으로 여성에게 불평등했고 기독교가 바른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기억하며, 한국 기독교가 통일에 있어서 여성통일신학을 정립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통일을 계획하고 이루어 가는 과정에서 여성이 개입되지 않으면 통일 후에도 불평등과 차별이 이루어진다. 저자는 여성통일신학이 새로운 공동체와 온전한 통일을 향한 지원과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여기서도 독자들에게 유익한 내용들이 많이 소개되는데, 기독교가 한국 여성의 삶에 미친 긍정적이고 부정적인 영향이 나온다. 그리고 평화와 평등 공동체를 향한 여성통일신학적 모델이 제시되는데 쉬슬러 피오렌자의 <하나님나라>와 이사시 디아즈의 <공동체로서의 하나님나라> 그리고 민경석의 <타자들의 연대>가 등장한다. 또한 그동안 남성 중심으로 쓰이고 해석된 성경을 어떻게 바르게 읽고 해석할 수 있는지 도움을 준다.

여성통일신학을 다루고 있는 이 책을 적극 추천하고 싶다. 공동체는 특권층의 이익과 권리가 보장되는 곳이 아니다. 예수께서 의도한 공동체도 포용성과 전체성에 중점을 둔 평등한 공동체이다. 우리를 인도하는 예수는 연합의 영으로 평화의 공동체를 지향한다. 결코 독재하지 않으며, 자기 이해와 특혜만 강조하는 공동체를 원하지 않는다. 구약에서도 우리가 신실한 성읍이 되길 요구하며 사사로운 집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경고한다.

여성통일신학은 여성의 이익과 권리를 회복하는 게 최종 목적이 아니다. 오랫동안 지속된 상처를 치유하고 용서하며 잃어버린 반쪽의 권리를 회복하여 온전한 공동체를 이루자는 것이다. 또한 통일을 준비하고 성취함에 있어서 평화와 공존의 나라가 되기를 원하는 제도이고 간절한 소원이다. 그래서 다가오는 미래와 통일을 차별과 부정과 불의와 소외와 상처 없이 잘 섬기기 위해 교회와 성도는 이 책을 통해 유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 글은 <크리스찬북뉴스>에도 실렸습니다.
방영민 / 크리스찬북뉴스 편집위원, 열린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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