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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 내는 정도로는 감리회 개혁 못한다"
[인터뷰] '새물결' 준비하는 차흥도 목사
  • 유영 기자 (young2@newsnjoy.or.kr)
  • 승인 2017.06.10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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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앤조이-유영 기자] 기독교대한감리회(감리회·전명구 감독회장)가 어지럽다. 10년 전부터 감독회장 선거를 치를 때마다 무효 소송이 제기된다. 소송만 문제가 아니다. 내부에서 제기되는 윤리적 문제도 있다. 후보자 출마 자격, 선거관리위원회의 부정행위, 뒷돈이 오가는 선거 문화, 감신·협성·목원대의 학연 파벌 등 다 설명할 수 없을 정도다.

교단 총대도 원로원으로 전락했다는 지적을 받는다. 대체로 연급 순으로 총대가 지정되다 보니, 개혁적이고 젊은 목회자들의 목소리가 반영되지 못하는 실정이다. 대형 교회 원로목사들은 금권으로 교권마저 쥐고 흔들려 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세습 금지법이 제정되었지만, 교회법마저도 우습게 여기며 '스리쿠션' 세습을 진행한 목사도 있다.

최근 감리교신학대학교도 교단 정치와 맞물려 수렁에 빠졌다. 이사회 파벌 문제가 이사장 불신임으로 이어졌고, 학생들 요구로 퇴진했던 직전 이사장이 직무대행으로 복귀했다. 학생들은 반발하고 나섰다. 학교 정상화를 요구하는 학생들은 학교 법인처를 점거했고, 단식 투쟁을 진행했다. 단식에 나선 학생은 건강이 악화되어 병원으로 후송되었고, 다른 학생이 고공 농성에 나섰다.

이런 시기, 감리회 개혁을 위해 뜻있는 목회자들이 모이고 있다. 불공평하고 불공정한 감리회의 제도들을 고치고, 조금 더 건강한 교회가 되도록 노력하자는 것이다. 이들은 지난해 겨울부터 모여 진행 방향을 논의했다. 모임 이름은 '감리회목회자모임새물결'(새물결).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 교회를 개혁해 나가자는 의미를 담았다.

새물결을 준비하는 인물 중 눈에 띄는 목회자가 있다. 감리회 농촌선교훈련원 차흥도 목사다. 30년 가까이 농촌 선교에 주력한 인물로 농촌 목회와 귀농·귀촌 훈련을 이끌어 왔다. 그런 차 목사가 이번에는 새물결 준비 중추에 섰다. 이유가 궁금했다. 6월 9일 충북 음성군에 있는 농촌선교훈련원에서 차 목사를 만나 새물결이 추구하는 개혁과 감신대 사태 등의 이야기를 들었다. 다음은 차 목사와의 일문일답.

'새물결'을 준비하고 있는 차흥도 목사. 뉴스앤조이 유영

- 이전에도 감리회 개혁 운동에 나선 적이 있다.

1980년대, 30대 초반 젊은 목회자였던 나는 감리회 개혁을 위해 열심히 싸웠다. 교단 민주화, 연회 민주화를 위해 투쟁했다. 1988년, 감리교농촌선교목회자회(농목)과 감리교도시목회자회(도목), 감리교여성목회자회(여목)이 감리교회민주화추진위원회(감민추)를 구성했다. 같은 해 광림교회에서 열린 제18차 총회에서 감리회 개혁을 요구하며 감민추 소속 70여 명이 총회 단상을 점거했다. 나도 그중 한 명이었다.

10년 동안 농촌 선교와 감리회 개혁을 위해 열심히 일했다. 그러다 개인적 이유로 교회 개혁 운동에서 한 걸음 물러나 농촌 선교에만 집중했다. 1995년, 감리교목회자협의회(감목협) 준비위원회가 만들어졌고, 나는 준비위원회 사무국장으로 지냈다. 당시 준비위원회 활동을 하며 바뀌지 않는 교단 모습에 답답해 열심히 새벽기도를 했다. 하나님께 부패한 교회를 어찌하려고 하는지 물었다. "담대하게 해 달라, 지혜를 달라"고 기도했다.

그런데 응답이 다르게 왔다. 하나님께서 "부패한 교회, 그게 너야"라고 말씀하셨다. 하나님 말씀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양심적으로 살면서 건강한 교회를 만들려고 노력했는데, 부패한 교회라고 말씀하시니 인정할 수 없었다. 밥을 먹어도, 밭에 나가도 이 생각이 떠나지 않았다. 3~4개월이 지나니 말씀이 조금씩 마음에 들어왔다.

그 덕분에 성서를 보는 눈이 달라졌다. 선악과 비유를 보는데, 문자 그대로 선악을 판단하지 말라는 의미로 다가왔다. 선악과는 교만, 불순종이라고 배웠는데 말이다. 굉장한 충격이었다. 후배들이 날 걱정했다. 사람 많은 곳에서 그런 이야기하지 말라고 했다. 모두를 정죄하는 사람으로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당시 깨달은 것이 있다. 악은 선의 결핍이라고 했다. 악은 없애려 할수록 커진다. 선을 끄집어내는 일이 더 중요하다고 보았다. 선을 활성화하는 일을 해야 한다고 했다. 교회 안에 있는 선한 것을 끄집어낼 수 있기를 바랐다. 악은 생존 본능이 너무 강해서 공격하면 할수록 악이 더 강해질 것으로 보았다.

1995년, 농목 10주년 행사에서 교회 개혁을 위해 운동할 사람은 감목협으로 가라고 했다. 농촌 선교에 주력할 사람만 남으라고 했다. 150명 중 30여 명가량 남았다. 감목협에서도 1996년 창립까지 돕고 빠졌다. 이후 농촌 선교에만 열을 냈다.

- 10년이 지나 2008년, 다시 교단 개혁 운동에 나섰다.

잘못된 감독회장 선거 때문이었다. 2008년 김국도 목사가 감독회장에 당선된 사건이 크게 작용했다. 법원에서 유죄판결을 받은 김국도 목사가 감독회장 후보 자격이 없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그런데 교단 선관위가 투표용지를 새로 만들지 않고 김 목사 이름이 적힌 용지를 그대로 사용했다. 사달이 났다. 김 목사는 회장이 되었다고 신이 났는데, 아무도 말리지 않았다.

그래서 다시 교단 정화 모임에 나가게 됐다. 올바른 감리회를 세우자고 기도회도 열고 그랬다. 이게 늪이었다. 며칠 사이에 머리가 확 달라졌다. 또 모든 것을 옳고 그름으로만 보게 되었다. 마침 82학번 100여 명이 주체가 되어 총회 정상화를 위해 활동하기 시작했다. 그들에게 자리를 넘겨주고 물러났다.

재작년, 교회 재판으로 직무가 정지되었던 전용재 감독회장이 법원 판결로 직무에 복귀했다. 변하지 않은 교단 상황에 암담했다. 누군가의 잘잘못을 따지기보다 제도와 장정 개선에 힘쓸 필요를 느꼈다. 전 감독이 개혁적인 목회자들에게 면담을 요청했다. 우리는 "감리회 개혁을 잡고 가야 당신이 산다"고 조언했다. 그래서 전 감독회장이 복귀하면서 '개혁특별위원회'를 만들었다.

전용재 감독회장에게 몇 차례 다짐을 받았지만, 아쉽게도 감리회를 개혁할 뒷심이 부족했다. 개혁특위를 만들고 돌아오니 교단 행정이 안정되었다. 교단이 안정되니 감독회장은 살길이 생겼다. 감독의 입지를 교단 정치로 굳힐 수 있었다. 개혁 의지가 떨어졌다. 그래서 개혁특위가 만든 안건은 장정개정위원회를 거치면서 절반도 살아남지 못했다. 2016년 1월 입법 총회에서 총대 구성에서 50대 이하 15%, 여성 15% 비율을 유지해야 한다는 내용, 하나만 살아남았다.

감리회는 감독회장 선거 때마다 불법 의혹이 일었다. 2008년부터는 감독회장 당선자를 두고 당선 무효 선거가 이어졌다. 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 이번에 준비하는 '새물결'은 어떤 모임인가.

6월 15일 창립한다. 새물결은 감리회를 변화할 새로운 물결을 일으키자는 의미다. 우선 감리회의 합리적 그룹을 모두 모아서 정책을 만들기 위해 토론하고, 입법까지 관철해 갈 힘을 키우려고 한다. 현재 개혁적 성향의 목회자들이 모두 흩어져 있다. 함께 생각과 힘을 모을 터가 없었다. 교권을 쥐고 있는 기득권도 이런 목소리는 그냥 놔둔다. 성명 내고, 몇 번 떠들다 그만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먼저 사회 양극화만큼 심각한 교회 양극화를 해결하려고 한다. 목사 사회에도 계층이 있다. 문제는 계층을 인품으로 이해하는 이들이 있다는 사실이다. 큰 차를 타는 목사들은 스스로 큰 인간으로 생각한다. 교회 예산이 크면 인품과 성품, 신앙이 큰 줄 안다. 도시 미자립 교회와 농촌 교회는 돈이 없으니 무시하는 시각이 강하다.

대형 교회 담임목사와는 통화하기도 어렵다. 다 비서를 통해야 한다. 경호원까지 두는 목사도 있다고 하던데, 목사가 무슨 경호원까지 두는지 이해할 수 없다. 목사는 가난하게 살아야 한다. 가족이 있으니 가난하게 못 산다 해도 목사답게는 살아야 한다. 과한 부는 목사에게 독이다. 그래서 호봉제를 추진하려 한다. 교회가 교단에 내야 하는 분담금에서 호봉으로 나눠 교회 규모와 상관없이 기본급으로 지급하자는 것이다.

감리회는 다른 교단과 다르게 교회 토지와 건물, 소유물 등을 교단 유지재단에 귀속하게 한다. 교회와 사회를 위해 재정을 사용하기 위해서다. 그렇기에 감리회 형식적으로라도 목회자 생계를 도왔다. 최근 이 부분이 약해졌다. 목사들이 정치 세력에 휩쓸리는 이유도 다 돈 때문이다. 목회자들에게 기본 소득과 같은 급여가 지급되면, 생계에도 도움을 받고 건강한 교회를 만드는 일에 목소리를 더 낼 수 있을 것이다.

총대 체제도 바꾸어야 한다. 현재 총대는 연급(목사가 된 연수)순으로 받는다. 젊은 사람은 총대로 참여하기 어렵다. 기득권을 가진 나이 많은 목사들이 총대로 참석한다. 이들이 이해관계에 따라 교단 현안을 결정하고 교단 요직을 나눠 먹는다. 바꾸어야 한다. 한 번에 뒤집자고 하면 바뀌지 않을 테니, 현재 연급순 총대를 50% 유지하고, 50대 미만, 여성, 직능 전문가를 나머지 50%에 맞추어야 한다. 새롭고 다양한 목소리가 나올 수 있어야 교회가 건강해질 수 있다.

- 감리회는 감신대·목원대·협성대로 나뉘어 학연 문제도 심각하다.

일반 사회보다 더 심각하다. 학연을 중심으로 돈이 돌고, 다른 학교 출신 목회자를 매장하듯 몰아가기도 한다. 심지어 교회까지 뺏는다. 잘못된 문화를 바꾸어 가야 한다. 새물결은 9인 공동대표 체제로 가려고 한다. 여성 3명, 세대별 3명, 연회 3명으로 한다. 대표를 선출할 때도, 감신·협성·목신 출신이 골고루 들어가도록 배분할 생각이다.

9인 대표 체제는 상징이다. 정책과 가치를 중심으로 학연을 넘어 함께 운동해 나갈 생각이다. 내년 연회 감독 선거에서 후보를 낼 수 있는 만큼 낼 생각이다. 2년 후, 감독회장 선거에는 모두에게 열린 감독 후보 경선을 통해 후보를 내려고 한다.

그동안 개혁 단체들이 청원서나 성명서 내는 수준에서 그쳤는데, 이제는 무언가 더 해야 할 필요를 느낀다. 현재 교단 중추적 자리에 80년대 학번 목회자가 많다. 사회 민주화를 경험한 세대의 목회자들이다. 민주화 의식이 없지 않다고 본다. 그동안 교회 구조에 눌려 있었을 뿐이다. '민주화 이야기하면 큰 교회에 못 간다', '모난 돌이 정 맞는다'는 이야기 많이 들었다. 이들의 가슴에 불을 지를 수 있으면 좋겠다. 공교회성을 회복하기 위한 일에 동참하도록.

고공 농성을 시작한 감신대 학생. 뉴스앤조이 최승현

- 최근 감리회에서 가장 큰 이슈는 감신대 사태다. 새물결에서도 관심을 두고 있나.

우선 선배로서 미안한 마음이 크다. 80년대, 어떤 포럼에서 내가 선배 목회자들에게 왜 후배들에게 이런 감리회를 물려주었냐고 이야기했다. 그런데 오랜 세월이 지나, 내가 후배들에게 같은 이야기를 들어야 할 처지가 됐다.

며칠 전 기사를 보니, 한 목회자가 단식하는 학생들을 찾아갔다고 한다. 학생들 생각과 행동이 너무 정치적이라며 말리려고 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단식하는 학생들에게 치킨과 피자 등을 사 갔다고 한다. 이건 사람으로서 공감 능력이 부족해 생긴 불행이다. 세월호 가족들이 단식에 들어갔을 때, 일베가 한 행동과 무엇이 다른가.

나는 학생들이 학교 문제에 관심 두는 것은 너무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자기 집 문제다. 가족이 집에 썩은 것이 있다고 이야기도 못 하나. 학교와 선배들이 고쳐 주지 않으니 스스로 고치자고 하는데, 무엇이 문제인가.

현재 이사회의 이사장 문제는 믿음이 없는 동네 건달도 하지 못할 행동이다. 이규학 감독이 이사장이 되었을 때, 문제가 있어 물러났다. 그러면서 김인환 목사를 대행으로 세웠다. 그런데 김 목사가 물러나면서 다시 이규학 감독이 이사장직무대행으로 나섰다. 양심이 없다고 볼 수밖에 없다.

이사들과 교수들도 사표 낼 각오로 사태 해결에 임해야 한다. 비상대책위를 꾸려서 제대로 된 학교 만들지 못하면 학교의 미래는 없다. 지금은 누구도 자기가 더 많은 것을 갖기 위해 움직여서는 안 된다.

학생들이 낸 등록금으로 운영되는 학교다. 학교의 주체인 학생이 요구하는데, 교수와 이사들이 나와 학생들 손을 잡고 진심으로 대화하는 게 옳다. 아직 새물결에서 어떠한 이야기를 할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감신대 선배들이 나서서 학생들을 지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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