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신대 학생이 웨슬리채플 종탑에 올라 고공 농성을 시작했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총장 직선제를 주장하며 연일 시위 중인 감리교신학대학교 학생들이 고공 농성을 시작했다. 감신정상화를위한학생대책위원회(비대위) 백현빈 씨(기독교교육학전공 학생회장)가 6월 8일 새벽 웨슬리채플 종탑에 올랐다.

백현빈 씨는 8일 오전, 전화 통화로 아래에서 자신을 지켜보는 학생들에게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16일 동안 단식했던 이종화 학우를 보며 부끄러움을 이기지 못해 종탑에 올랐다"고 말했다.

백 씨는 "4년간 감신에서 배운 것은 딱 두 가지다. 불의에 저항하고 사회적 약자의 몸과 소리가 되라는 것이다. 성전에서 불의한 자들을 내쫓던 예수의 평화가 참된 평화라고 배웠으나, 학교는 지금 평화롭지 못하다"고 했다.

이어 "학교가 참된 평화를 찾기 바란다. 그 평화를 위해서는 총장 선출 권한이 학내 모든 구성원들에게 나누어지고, 차별 없는 권리를 누리고, 아무도 배제되지 않는 평등이 구현되어야 한다. 물론 총장 직선제가 이 모든 문제를 즉각 해결해 줄 수는 없겠지만 신학생들은 도전해야 한다. 세속적인 집단과 결탁한 종교 권력이 우리들의 학문적 자유를 침해하는 현실은 명백히 불의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백현빈 씨가 학생들에게 메시지를 전하는 동안, 비대위 학생들은 이규학 이사장직무대행 퇴진과 총장 직선제를 요구하는 문서를 만들어 학교 100주년기념관과 종합관 위에서 뿌렸다. 비대위는 백 씨 고공 농성이 무기한 진행될 것이라고 했다.

감신대 구성원들의 고공 농성은 이번이 세 번째다. 2015년 5월 이은재 씨(총여학생회장)가 종탑에 올라 당시 이사장 이규학 목사 퇴진을 요구하며 열흘 동안 농성했고, 11월에는 오성주 교수(기독교교육)가 학생들을 형사 고소한 이규학 목사에 대항하며 열흘간 종탑에 오른 바 있다.

이은재 씨는 "종탑이 고지대라서 바람이 많이 분다. 밤에 잠을 자기가 매우 힘들고, 물이 없어 생수로 세면을 해결해야 한다. 용변 문제도 있어 여러 가지로 여건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비대위는 백현빈 씨의 고공 농성 기간 동안 매일 기도회를 연다. 재학생과 졸업생들이 돌아가며 기도회를 맡기로 했다. 졸업생들은 온라인에서 '감리교신학대학교민주화를위한동문대책위원회(가칭)'를 결성하자며 서명을 받고 있다.

한편 16일간 단식을 지속하던 이종화 씨(종교철학전공 학생회장)는 7일, 건강이 악화하면서 의사 권유에 따라 입원했다. 비대위에 따르면, 이 씨는 간 수치가 평균의 2.5배가 넘어 황달 증세를 보이고, 탈수가 있어 요산(尿酸) 수치가 높아진 상태다. 혈당 수치가 낮고 면역력이 떨어져 몸 일부에 두드러기도 올랐다. 이 씨는 단식을 중단하고 당분간 병원에서 회복할 예정이다.

백현빈 씨는 2년 전 이은재 씨(총여학생회장), 오성주 교수(기독교교육)에 이어 세 번째로 종탑에 올랐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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