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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우 총장, 성찬 집례 자격 없다" 외쳤다고 징계?
총신대 신대원생 수백 명 "징계 반대" 시위…학교 "지도 차원"
  • 최승현 기자 (shchoi@newsnjoy.or.kr)
  • 승인 2017.06.08 10:42

"우리는 두 원우의 징계를 반대한다!"

[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학생을 징계하지 말라"는 수백 명의 목소리가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 안에 울렸다. 총신대 신대원생들은 오명철·신정아 두 학생이 지난 3월 개강 예배에서 김영우 총장에게 문제를 제기했다가 '예배 방해'라는 구실로 중징계 위기에 처했다고 주장했다. 학내에는 두 학생이 6월 7일 열린 교수회의에서 정학이나 퇴학 등 중징계를 받을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징계 반대 시위는 6월 7일 12시 30분부터 총신대 양지캠퍼스에서 두 시간 가까이 진행됐다. 채플 앞에서 시위하던 학생들은 식당이 있는 제3생활관에서도 시위를 이어 갔다. 학생지도위원 등 보직 교수들을 만나기 위해 교수 식당 앞에서 약 1시간 동안 기다렸다. 학생들은 찬양을 부르고 통성으로 기도하면서 "학생들이 있어야 교수도 존재한다. 설령 우리가 잘못했다 하더라도 타이르고 학업에 정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스승의 도리 아니냐", "숨어 계시지 말고 이 자리에 나와 달라"고 외쳤고, "우리는 두 원우의 징계를 반대한다"는 구호도 연호했다. "우리도 이화여대처럼 총장 직선제를 해야 한다"고 말하는 학생도 있었다.

총신대 신대원 수백 명이 7일 오전, "학생 징계 반대"를 외치며 시위했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지난 3월 개강 예배 당시, 신대원생 오명철 씨는 성찬식을 집전하는 김영우 총장에게 문제를 제기했다. 부총회장 입후보 대가로 2,000만 원을 건넨 혐의를 받아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사람이 어떻게 성찬을 집례할 수 있느냐는 것이었다. 오 씨는 고린도전서 11장 27절 "그러므로 누구든지 주의 떡이나 잔을 합당하지 않게 먹고 마시는 자는 주의 몸과 피에 대하여 죄를 짓는 것이니라", 29절 "주의 몸을 분별하지 못하고 먹고 마시는 자는 자기의 죄를 먹고 마시는 것이니라", 예장합동 헌법 예배모범 2장 "교리를 깨닫지 못하는 자와 교회를 부끄럽게 하는 자는 성찬에 참여할 수 없다"를 말하며 성찬을 거부했다. 신정아 씨가 "동의한다"고 외쳤고, 상당수 학생이 여기에 동조하며 성찬에 동참하지 않았다.

이후 학교는 문제를 제기했던 오명철 씨와 신정아 씨를 불러 조사했다. 학교에서는 경위를 파악하고 지도하기 위해 불렀다는 입장이지만, 두 학생의 주장은 달랐다. 이들은 6월 7일 발표한 호소문에서, 학교가 진술서를 써 오라고 했으며 자신들의 문제 제기를 공적 예배를 방해한 사안으로 몰아간다고 했다.

오명철 씨는 "조사 내용을 페이스북 등 외부에 유출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주장했다. 신정아 씨도 "앞길을 위해 페이스북 등에 글을 올려 복잡하게 만들지 말라"는 얘기를 들었다면서, "'동의합니다' 한 마디 외친 것 때문에 한 학기 내내 심적으로 당한 고통은 말할 수 없다"고 했다.

신대원생들은 보직 교수들이 식사를 마치고 나올 때까지 입구에서 기다렸다. 학교 측은 "징계 여부는 결정된 바 없다"고 했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학교 "징계 여부 결정된 바 없어
허위 사실 유포가 징계 불러올 수도"
학생 "자발적으로 나선 것"
교수협 "학생들 선동될 수준 아냐"

학교 측은 학생들의 시위가 어이없다는 입장이다. 두 학생을 아직 징계위원회에 넘긴 것도 아닌데 학생들이 잘못 알고 있다고 했다. 이날 학생지도위원회에서도 두 학생 안건은 다루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7일 총신대 신대원에서 만난 한 보직 교수는 "(기자가 학생들로부터) 허위 사실을 듣고 있다. 지도위원회가 징계위원회로 전환되지 않았다. 징계해야 한다고 판단되면 징계위원회에 넘길 것이다. 우리는 지도가 목적이지 처벌이 목적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오히려 학생들이 이런 식으로 하면 더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오히려 학생들의 시위가 징계를 불러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조사받은 학생들이 조사위원회에 출석해 "당신들도 부역자"라고 외쳤다면서, 이들이 위원회에서 한 말과 나와서 학생들에게 하는 말이 다르다고 했다. 그는 "학생들이 동료를 보호하려는 순진한 마음을 이해한다"면서도, 김영우 총장을 반대하는 교수협의회가 학생들을 선동하는 것으로 봤다.

반면 교수협의회 소속 한 교수는, 이날 시위는 자신들과 관계없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한 것이라고 했다. 한 신대원 교수는 7일 기자를 만나 "교수협이 김영우 총장을 반대하는 이유가 학생들과 같다 보니 종종 오해를 사기도 한다. 그러나 이번 시위는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한 것이다. 학생들은 우리한테 커피 한 잔도 얻어 마시지 않는다. 요즘 학생들이 교수들에게 선동될 수준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도 성찬 시간에 문제 제기한 학생이 잘했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에 앞서 김영우 총장이 성찬 집례자로서 자격이 있는지 따져야 한다"고 했다.

교수협은 7일 성명에서 "(두 학생은) 성례 집행자인 목사는 '돈을 사랑하지 않는 자(딤전 3:3)'라야 한다는 말씀에 근거해, 김영우 총장이 집례자로서 자격이 없다는 것을 정당하게 지적한 것"이라고 했다. 김영우 총장 휘하 보직 교수들을 향해 "총장의 집례 자격 유무가 판명되기 전에 원우들에 대한 징계 절차를 진행할 경우, 대대적으로 보직 교수들에 대한 '불신임 및 퇴진 운동'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시위를 이끈 신대원 3학년 김솔 씨는 기자를 만나 "오명철 씨와는 10년 지기다. 친구가 예배 시간에 용감하게 외칠 때 나는 그렇지 못했다. 친구가 부당하게 징계를 받을 위기인데 가만히 있는 내 모습을 보니, 주일 설교를 못 하겠더라. 그래서 같은 반 학생들에게 시위 계획을 알리게 됐다. 여기에 호응해 자발적으로 많은 학생이 동참해 줬다. 현수막도 다른 반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제작해 들고 나왔다"고 말했다.

김솔 씨는 "교수협의회 교수들에게 선동당한다고 하는데, 나는 학점을 잘 받기 위해 (이 교수 저 교수 가리지 않고) '학점 버러지'처럼 공부해 왔다. 김영우 총장 밑에서 일하는 보직 교수들 수업도 전부 열심히 듣고 A+ 받았다. 그러면 그 교수들에게도 선동된 것인가"라고 되물었다. 김 씨는 "2학기 개강 예배 때 또 총장이 성찬식을 한다면, 아마 학생들이 먼저 나서서 채플에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학생 수백 명은 교수들이 나올 때까지 "우리는 두 원우의 징계를 반대한다"는 구호를 연호했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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