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님 바쁘실 테지만 꼭 사드 좀 미국으로 보내 주소. 성주엔 안 돼요."

[뉴스앤조이-현선 기자] 나위분 할머니는 올해 87세다. 할머니는 작년부터 마을 사람들과 교대로 피켓을 들고 소성리 마을회관 앞으로 나왔다. 나이를 막론하고 매일 김천 월명2리 주민들이 돌아가면서 두 사람씩 나와 시위를 한다. 6월 5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까지, 할머니는 피켓을 들었다.

나위분 할머니와 함께 피케팅을 한 김천 월명2리 배영숙 씨(56)는 "미국에서는 사드 배치 반경 3.6km에는 사람도 못 살게 한다더라. 우리 국방부는 환경 평가도 하지 않았는데 무슨 근거로 100m 이상만 떨어져 있으면 인체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하며 하늘 위 헬리콥터를 바라봤다.

"환풍기 돌아가는 듯한 '우우우우' 하는 소리가 새벽에도, 낮에도, 저녁에도, 밤에도 난다. 그 소리 때문에 잠을 잘 수가 없다. 그게 뭔가 하고 알아보니 레이더 돌아가는 소리라더라. 19살에 시집와서 여태 여기 살았는데, 이런 일은 겪어 보지 못했다. 말년에 이게 뭐고. 헛산 것 같다"며 할머니는 한숨을 쉬었다.

마을회관을 찾은 방문객들은 할머니와 주민들을 격려했다. 주민들은 성주가 제2의 강정, 제2의 대추리가 되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사진. 뉴스앤조이 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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