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유영 기자] SBS '그것이알고싶다'가 6월 3일, '그 바다에 사람이 있다 - 스텔라데이지호 침몰 Day65' 편을 방송해 스텔라데이지호 침몰 원인과 실종 선원 수색에 대처할 때 선사 폴라리스쉬핑과 정부가 보여 준 태도를 조명했다.

'그것이알고싶다'는 침몰 원인을 먼저 살폈다. 침몰 당시 남대서양 기상은 아주 좋았다. 암초가 있는 지역도 아니라서 외부 충격으로 사고가 날 가능성은 거의 없었다. 내부 문제로 침몰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스텔라데이지호 선장은 침몰 몇 분 전, 다급하게 "2번 포트에 물이 샌다"는 문자메시지를 선사 상황실에 통보했다. 2번 포트는 선수 왼쪽 부분을 가리킨다. 다른 화물선에 탑승하는 한 선원은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2번 포트는 평형수를 담아 두는 장소로, 잘 관리된 배라면 절대 침수될 부분이 아니다. 2번 포트에 물이 새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설명했다.

'그것이알고싶다'는 스텔라데이지호의 선박 노후 문제를 짚었다. SBS '그것이알고싶다' 화면 갈무리

'그것이알고싶다'는 스텔라데이지호가 선박 노후 문제로 침몰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스텔라데이지호는 건조한 지 20년이 지난 선박이다. 스텔라데이지호에 탑승했던 항해사 배진수 씨(가명)는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항해사로 일할 때 선체에 심각한 크랙(갈라짐) 현상을 경험했다고 말했다. 그는 "2m가 넘게 상갑판이 갈라졌는데, 선사는 나무로 덮고 모래를 뿌려 놓으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이 조치로 항만 검사에서 이 크랙이 기록에 남지 않았고, 스텔라데이지호는 크랙 수리 경험이 없는 선박으로 남을 수 있었다는 말이다.

폴라리스쉬핑에서 일했던 다른 선원들도 선사가 운영하는 선박들의 노후화가 심각하다고 증언했다. 한 선원은 "선사 노후 선박 중 가장 상태가 좋았던 배가 스텔라데이지호였다"고 했다. 다른 선원은 "헬게이트라고 해야 하나. 노후화로 상태가 더 심각한 배도 있다"고 말했다.

폴라리스쉬핑은 다른 동종 업체에 비해 소속 선원들 이직률이 높았다. 평균 근속 연수가 2.6년에 그쳤다. 다른 업체에 비해 7~8년 정도 짧다. '그것이알고싶다'는 선원들이 노후 선박에 타야 하는 불안한 마음에 이직률이 높은 것은 아닐까 의문을 제기했다.

정작 폴라리스쉬핑은 노후 선박이 그리 큰 문제가 아니라고 말했다. 20년 이상 된 선박이지만, '노후 선박'이라는 기준이 없어 노후 선박이 아니며, 관리만 잘하면 문제없다는 것이다. 한 임원은 "(화물선이) 20년 정도 되다 보니 균열이 1번씩 나오기는 한다. 전체적으로 자세히 검사하고 운항에 지장이 없게끔 필요하면 확실하게 수리하겠다. 실제 몇 년이 된 배라야 노후화되었다는 기준은 없다. 노후화라는 게 상당히 추상적인 단어다"라고 말했다.

선사와 정부는
실종 선원 수색 위해
얼마나 노력했나

'그것이알고싶다'는 선사와 정부가 실종 선원 가족을 대하는 태도와 수색 의지에 대해서도 보도했다. 그동안 <뉴스앤조이>가 보도한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우선 제작진은 폴라리스쉬핑 김완중 회장과 임원들이 가족들에게 어떻게 행동했는지 살폈다. 침몰 사실을 확인한 선사의 늦은 대처, 끝까지 수색하겠다고 선사는 가족들과 약속했지만 며칠 만에 합의하자고 말한 사실 등 가족들이 선사의 수색 의지에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설명했다.

세월호 참사가 났을 때와 바뀐 것 없는 정부 태도도 지적했다. 정부 부처는 해외에서 선박 사고가 일어났을 때 어느 부처가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지 알지 못했다. 세월호 참사 이후 제작된 '위기관리 매뉴얼'에는 해외 선박 사고 컨트롤타워가 외교부라고 나와 있지만, 외교부는 이 사실을 몰랐다. 해수부와 미래부 역시 해류 분석 등을 통한 인공위성 촬영 등 정부가 가진 수색 능력을 하나도 사용하지 않았다.

가족들은 선원들이 생존했을 가능성이 크니 수색 재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구명벌 한 척이 아직 발견되지 않았고, 해난 사고 훈련을 오랫동안 받은 선원들이 구명벌에 의지해 생존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 실종 기간이 70일이 되어 간다. 선원들이 생존했을 가능성이 얼마나 될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그것이알고싶다'는 선원들이 아직 생존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이를 위해 구명벌에서 얼마나 생존할 수 있는지 점검했다. 진교중 전 해군 해난구조대 대장과 함께 구명벌 내부에 있는 식량과 식수, 생존 장비를 확인하며, 실종 선원들이 얼마나 살 수 있는지 살폈다. 실제 구명벌에 의존해 120일 이상 생존했던 미국과 영국 등 선박 사고의 일반인 실종자 사례도 소개됐다. 진교중 전 대장은 "실종 선원들은 훈련받은 고급 간부이기 때문에 얼마든지 살아남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것이알고싶다' 진행자 김상중 씨는 정부와 선사에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SBS '그것이알고싶다' 화면 갈무리

'그것이알고싶다'는 실종 선원이 생존했을 가능성이 1%라도 있다면, 국가는 100%를 동원해 구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종 선원들이 대한민국 국민이고, 소중한 생명이기 때문이다. 진행자 김상중 씨는 정부와 선사에 변화된 태도를 보여 달라고 당부했다.

"실종된 선원들의 생사를 확인해 달라는 가족에게 선사와 관계 부처의 변명은 한결같았습니다. '너무 멀다', '너무 많은 비용이 든다', '이미 시간이 많이 지났다'. 하지만 너무 멀지 않고, 너무 많은 비용이 들지 않고, 시간이 많이 지나지 않았던 3년 전 그날에도 선사와 공무원들의 태도는 다르지 않았습니다. 제대로 된 국가라면 위험에 처한 국민들을 구해야 할 것입니다. 정작 국가는 여전히 아무런 교훈도 얻지 못한 채 똑같은 과오를 똑같이 범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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