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각 평화누리공원에서 통일기도회가 열렸다. 뉴스앤조이 유영

[뉴스앤조이-유영] 72년간 갈라진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간구하기 위해 기독교인이 모였다. 새벽이슬·하나누리·생명평화마당·한빛누리·청어람ARMC·IVF사회부 등 복음주의 단체들이 6월 3일 임진각 평화누리공원에서 '한반도 화해와 평화를 위한 통일 기도회 2017'(통일기도회)을 열었다. 2015년에 이어 2년 만에 열린 통일기도회에는 850여 명이 참석했다.

한국 사회에서 통일 문제는 세대가 대립하고 분열하는 문제와도 직결된다. 기성세대는 분단과 대립이라는 틀을 넘지 못하고, 젊은 세대는 통일의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한다. 두 세대는 '꼴통'과 '종북'이라는 프레임에 갇혀 대립한다. 한국 사회는 남북 대립에 익숙해져 통일이 한반도를 넘어 국제사회에 어떠한 영향을 끼치게 될지 모른다. 통일기도회는 한국 사회 일원인 기독교인이 세대를 아울러 통일과 평화를 제대로 알고 기도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로 진행됐다.

통일기도회에는 300여 명이 참석했다. 뉴스앤조이 유영

1부 평화 콘서트는 한반도 평화통일을 염원하며 노래로 기도하는 시간이었다. 가수 홍순관, 이길승, 박순아, 송정미, 부흥한국 등이 노래했다. 홍순관 씨는 '평화는 아침에 피어난 꽃처럼 오리니'를 불렀다. "평화로 살지 않으면 이 세상은 큰 무덤과 다를 바 없다"는 노랫말은 우리 현실에 대한 지적이었다. 노래를 마친 홍순관 씨는 이 자리에서 머물지 말고, 평화통일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에게 평화를 향한 마음이 있어야 한다. 넓고 큰마음으로 통일을 바라보며 평화를 위해 어느 곳으로 향해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 오늘 평화누리에 모인 우리 발걸음이 통일의 물꼬를 트는 기회가 되면 좋겠다. 북녘에 가서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해 기도하고, 노래해야 하지 않겠나."

특별한 손님을 초청해 북한 이야기를 듣는 토크 콘서트도 진행됐다. 이야기 손님으로 뉴코리아네트워크 탈북 청년들을 초청했다. 뉴코리아네트워크는 한국에서 자립하고 있는 탈북 청년들이 만든 단체다. 이번 토크 콘서트에는 단체를 대표해 강성우·김명희·조경일 씨가 참석했다.

탈북 청년들 이야기를 듣는 토크 콘서트도 진행됐다. 뉴스앤조이 유영

탈북 청년들은 한국교회가 기업화해 공의를 원하시는 하나님에게서 멀어진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입으로는 평화를 말하지만, 교회의 이익이 되는 일에만 집중하고 북한을 적대해 분열을 조장한다는 것이다. 북한을 포용하고 대립을 멈추도록 기도하는 시간이 한국교회에 더 필요한 것 같다고 했다. 한국에서 공부하고 통일 사회를 준비하는 탈북 청년으로서, 통일 후에 북한에서 남북을 잇는 다리 역할을 하고 싶다는 꿈도 이야기했다.

토크 콘서트 말미, 사회자 홍순관 씨는 남과 북이 함께 부를 노래가 무엇이 있을지 물었다. 탈북 청년들은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를 청했다. 기도회 참가자들은 모두 일어나 탈북 청년들이 청한 노래를 함께 불렀다. 몇몇 참석자는 노래하며 복받치는 감정에 눈물을 흘렸다. 한 중년 부부는 "어린 시절 부르던 노래인데, 북한 사람들도 아는 노래인지 몰랐다. 함께 부를 수 있는 노래가 많았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용서와 화해, 평화가
전쟁 무기보다 강력함을
세상이 알게 하소서"

2부는 통일을 위해 함께 기도하는 순서로 진행됐다. 먼저 한국교회가 통일에 대해 어떠한 마음으로 품고 기도해야 하는지 김회권 목사(서울가향교회)가 이사야서 2장 1~4절 말씀으로 설교했다. 김 목사는 한반도 평화통일이 더는 민족주의 감성으로만 해결할 수 없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반도의 평화가 세계 평화로 이어지는 길이라는 사실을 강조했다.

"우리 민족의 분단은 우리만의 비극이 아니다. 주변 강대국도 연관된 국제적 평화 문제이다. 한반도 문제에 '미·중·일·러'가 개입하려 한다. 주변 강대국이 한반도 통일에 개입한다는 사실이 국제 평화와 연관되었다는 사실을 방증한다. 한반도 평화가 세상 만민을 위한 일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사야·아모스·미가 선지자는 이스라엘의 지정학적 문제로 일어나는 전쟁과 지파 간에 벌어진 동족상잔을 경험했다. 전쟁을 경험한 선지자들은 평화와 통일의 비전을 보았다. 애굽과 앗수르 등 주변 강대국과 이스라엘이 하나님 말씀인 토라를 제대로 배워 전쟁 무기를 내려놓고 평화를 이루는 방법을 배울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도 이스라엘과 다르지 않다. 하나님께서 평화의 사명을 주셨다. 한반도 평화통일을 통해 미·중·일·러가 평화를 배우는 날이 오기를 기원한다."

김회권 목사는 한반도 통일이 주변 강대국을 비롯해 국제사회에서 평화를 이루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교했다. 뉴스앤조이 유영

마지막 전체 기도회는 윤환철 사무총장(미래나눔재단)이 인도했다. 먼저 세대와 성별을 대표하는 4명이 무대로 나와 기도했다. 10대는 고등학생 김예향 양, 20대~30대는 탈북 청년 이승주 씨, 40~50대는 중년 여성 강선규 씨, 60대 이상을 위해서는 역사학자 이만열 장로가 대표로 나와 기도했다.

마지막 기도자 이만열 장로는 "기성세대가 쌓아 온 죄악으로 길어지는 분단을 다음 세대에 물려주어 하나님과 후손들에게 미안하다"고 회개했다. 70년 이상 기도하며 고대한 한반도의 평화통일을 허락해 달라고 간구할 때는 목메어 흐느꼈다.

"하나님, 조상과 기성세대가 지은 죄악으로 인해 후손들이 고통받는 일이 길어지지 않도록 도우소서. 용서와 화해, 사랑과 평화가 핵무기나 어떤 군사 무기보다 강력하다는 것을 한반도와 주변 국가에 보이소서. 70년 이상 간절하게 기도한 평화통일을 한반도에 허락하소서.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이 세계 평화를 이루는 길이 되도록 은총을 베푸소서. 분단을 이용해 권력을 잡으려는 이들을 물리치시고, 평화 협정이 체결되도록 도우소서."

4명의 기도자가 세대와 성별을 대표해 기도했다. 뉴스앤조이 유영

통일기도회 마지막 시간, 참석자들은 평화를 염원하는 마음을 담아 간절히 통성으로 기도했다. 참석자들은 북을 향하여 손을 올리고 북한 민중을 착취하고 군사력으로 정권을 세습하는 정권이 물러가도록 염원했다. 남한을 향해서 기도할 때는 회개를 촉구했다. 분열을 부추기고, 어려운 이웃을 돌보지 않는 사회 분위기를 돌이키도록 간구했다. 3시간 30분가량 진행된 통일기도회는 참석자들의 공동 축도로 마쳤다.

"평화의 왕으로 오신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와 이 땅의 모든 분단과 분리, 적대와 증오를 걷어내기 위해 당신의 아들을 평화의 재물로 바친 하나님 아버지의 사랑과 화해와 용서, 생명과 평화의 바람으로 임하시는 성령의 교통하심이 분단 72년 이 분단선 끝자락에서 한반도에 임할 평화의 그날을 사모하는 모든 이들 가운데 함께하시기를 기도합니다."

북녘을 향해 함께 기도하는 참가자들. 뉴스앤조이 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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