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6일, 문재인 대통령 면담을 요구하며 청와대 앞으로 가려고 했던 스텔라호 가족들. 경찰이 막아서서 대치하고 있다. 실종선원가족협의회 제공

[뉴스앤조이-유영 기자] 스텔라데이지호가 침몰하고 60일이 지났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고 20일이 지났지만, 정부 부처의 움직임은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다. 청와대 주재로 열린 정부 부처 브리핑 이후, 어느 부처에서도 진척 상황을 알려 오지 않는다. 청와대에서 부처 간 협의해서 가족들에게 브리핑 시간과 장소를 알리라고 했지만, 이 역시 답이 없다.

답답한 가족들 마음은 타들어 간다. 다급한 가족들은 5월 26일 문재인 대통령 면담을 요청하는 기자회견 후 청와대로 가려고 했지만, 경찰이 막아섰다. 한 실종 선원 가족은 "문 대통령이 직접 말하지 않으면 정부 부처가 움직일 것 같지 않아 면담 요청까지 했는데, 이후로도 아무런 진전도 대책도 없다. 언론에는 무언가 이뤄지는 것처럼 보도되지만, 실제로 변하고 진행되는 사안이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가족들은 여전히 실종 선원들이 생존했다고 믿는다. 하지만 침몰 두 달이 되어 가면서 마음이 약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실종 기간이 길어지면 생존 확률이 낮아지기 때문이다. 시간이 길어질수록 정부와 공직자들에게 더 크게 실망하고 있다. 한 실종 선원 가족은 "높은 공직자 아들이 바다에 떠다니는 상태로 실종되었다고 생각해 보라. 적어도 이렇게 무책임하게 반응하지는 않을 것이다"라고 탄식했다. 또 다른 가족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대응을 정부에 요구할 뿐이다. 그런데도 아무런 반응도 없다는 게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정부가 이렇게 무능하고 무책임한 줄 정말 몰랐다. 가족들은 정부의 상식적인 대응을 요구하는 것이다. 가족들이 정부의 수색 의지에 진정성을 느낄 수 있도록 해 달라. 해수부에서도 실종 선원들이 죽었을 것이라고 포기하라고 말한다. 가족 배상 이야기를 꺼내면서 유리하게 받도록 도와주겠다고 말한다. 이런 상황에서 실종 선원 가족들이 어떻게 정부의 진정성을 느끼겠는가."

스텔라데이지호 실종선원가족협의회는 5월 30일, 청와대에 새로운 요구 사안을 전달했다. 수색선에 실종자 가족 몇 명이 동선할 수 있도록 해 달라는 것이다. 허경주 공동대표는 "가족들이 실종 선원을 찾는 수색선에 탑승해, 수색 상황과 내용을 지켜볼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가족도 "우리가 가족을 찾는 일에 진정성을 느낄 마지막 방법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가족들은 문재인 정부가 지명한 김영춘 해수부장관 후보자에게 작은 기대를 걸고 있다. 김 후보자는 국회의원 시절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장을 역임했다. 4월 18일에는 실종 선원 가족들과 면담하고 요구 사항을 확인하며, 도울 방법을 찾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허경주 대표는 "장관이 바뀌면 해수부 관계자들도 조금 변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부디 실종 선원 가족들이 진정성을 느끼도록 움직여 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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