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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 사망 후 시골 교회에 닥친 비극
후임자 선정 놓고 둘로 갈라져 충돌
  • 최승현 기자 (shchoi@newsnjoy.or.kr)
  • 승인 2017.05.31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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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교회는 고양시 외곽에 있는 작은 교회다. 한때 교인이 60~70명이었으나, 정 목사 사후 교회가 두 쪽으로 나뉘면서 많이 줄었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정 아무개 목사는 올해 3월 세상을 떠났다. 이전에 치료받은 전립선암이 재발·전이했다. 아내 강 아무개 씨와 대학생 아들, 고등학생 딸이 남았다. 향년 53세였다. 아내는 "내향적인 사람이라 목회만 했다. 남들 다 가는 해외여행 한번 못 가 보고 돌아가셨다"며 눈물을 흘렸다.

정 목사가 담임했던 G교회는 2002년 개척한 경기도 고양시 외곽에 있는 작은 교회다. 교인 4~5명 남짓이었던 2009년, 후임 목사가 없던 다른 교회와 합병했다. 그때 지금 있는 자리로 옮겼는데, 양 교회 합쳐 빚이 총 1억 2,000여 만 원이었다. 교인은 조금씩 늘어 2016년 무렵에는 약 60명이 출석했다. 장로는 1명 있었으나 교회에 나오지는 않았다. 정 목사 사례비는 월 200만 원 내외였다. 아내는 직장에 다녔다.

정 목사의 죽음은 교회에도, 가족에도 비극이었다. 증상이 심해진 정 목사는 2016년 초부터는 설교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한 달에 한 번 정도 예배를 인도했을 뿐 나머지는 외부 설교자를 초빙해야 했다. 2016년 중반부터는 병원 입원으로 주일예배 참석조차 쉽지 않았다. 사실상 목회가 불가능한 상황에 이르렀다.

2016년 3월경이었다. 중직자 교인 8명과 정 목사, 아내 강 씨는 후임 논의를 시작했다. 이들은 당회를 사실상 열지 못하는 상황이었기에 중직자 모임으로 당회를 대신하려 했다. 이 자리에서 목사와 교인들은, 정 목사 후임으로 다른 사람을 청빙하는 대신 아내 강 씨를 세우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G교회가 속한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예장합동·김선규 총회장)에서는 여성이 목사가 될 수 없었다. 이들은 중직자 모임에서 교단을 탈퇴하기로 결정했다.

정 목사는 2016년 7월께 교단 탈퇴를 위한 공동의회를 공고했다. G교회가 속한 서울북노회는 공동의회 이틀 전 이 사실을 알았다. 정 목사가 입원한 병원으로 노회 임원들이 찾아왔고 전화가 계속 걸려 왔다. 결국 정 목사는 뜻을 접고 교단 탈퇴를 없던 일로 하기로 했다.

유가족 "특정인 교회 접수 시도"
노회 "상식선에서 1억 원 예우,
안타깝지만 교회 떠나야"

서울북노회는 지난해 8월부터 G교회 후임 문제에 개입하기 시작했다. 먼저 송 아무개 목사를 설교목사로 파송했다. G교회 문제 수습위원장 ㅈ 목사 교회의 협동목사였다. 그러나 정 목사 측은 10월 자체적으로 후임을 청빙했다. 같은 노회 소속 강 아무개 목사를 후임으로 청빙하고 그 교회와 합병하기로 결의했다.

노회는 강 목사 청빙을 인정하지 않았다. 노회는 정 목사의 위임목사직이 2016년 10월부로 해제됐다고 통보했다. 그가 투병 생활로 교회를 1년 이상 떠났으므로 위임목사 자격이 없다는 이유였다. 예장합동 헌법 정치 4장은 "위임목사가 본 교회를 떠나 1년 이상 결근하게 되면 자동적으로 그 위임이 해제된다(4조 1항)"고 규정하고 있다. 노회는 위임목사 자격이 없는 정 목사가 당회와 공동의회를 주재할 수 없다고 했다. 지난해 12월, 차 아무개 목사를 G교회 설교목사로 재차 파송했다.

유족 강 씨와 일부 교인은 노회의 조치에 반발했다. 정 목사는 1년 넘게 교회를 비운 적이 없으며, 예배도 참석했고 1달에 1번꼴이라도 설교를 했다고 반박했다. 후임자로 지명된 강 목사는 노회 말 대신 정 목사 말을 들었다. 그는 G교회의 공동의회가 적법하다고 해석하고 11월부터 예배를 인도하기 시작했다.

교인들은 정 목사 측과 노회 측으로 나뉘었다. 강 목사가 강단에 설 때, 노회 편에 선 교인들이 그를 끌어내린 적도 있었다. 예배당 2층 본당에서는 노회 측 차 목사가, 1층에서는 강 목사가 예배를 인도했다. 이따금 몸싸움이 벌어졌고 경찰도 다수 출동했다.

갈등은 소송으로 옮겨붙었다. 노회를 지지하는 교인들은 2017년 1월, 강 목사를 예배 방해 혐의로 고소했다. 당회와 공동의회가 원천 무효라며 가처분도 신청했다. 법률 비용은 노회가 지원했다.

노회는 정 목사가 교회 돈을 증빙 내역 없이 자녀 유학 자금 등에 사용한 것을 발견했다며 정 목사와 아내를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소했다. 강 목사는 노회 재판을 열어 무기 정직에 처했다.

2016년, 노회장과 시찰장은 정 목사를 배임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정 목사 측 교인들은 노회가 G교회를 먹으려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8월, 수습위원장 ㅈ 목사 교회 협동목사인 송 아무개 목사를 G교회에 파송한 점을 이유로 들었다. 송 목사는 2016년 9월부터 2개월 동안 G교회 설교를 담당했다. 정 목사 측은 "교인들이 원치 않는데도 설교 목사를 보낸 이유가 무엇이냐"면서 항의했다.

수습위원장 ㅈ 목사는 5월 22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교인들이 먼저 설교목사를 보내 달라고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송 목사를 우리 교회 후임으로 생각해 본 적은 있어도, 그 교회 담임으로 보낼 생각은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노회가 강 목사를 인정하지 않은 이유도 들을 수 있었다. ㅈ 목사는, 정 목사가 위임 해제된 상태에서 열린 당회·공동의회였고 강 목사는 노회 자체 기준에 미치치 못한다고 했다. 그는 "노회는 두 가지 기준을 세웠다. 교회 부채를 감당할 수 있는 사람, 공동의회에서 교인 2/3 찬성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다. 빚 갚으려면 젊은 사람이 와서 20년은 목회해야겠는데, 강 목사는 60세가 넘어 적임이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했다.

ㅈ 목사는 정 목사 가족들이 교회를 속히 떠나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는 "퇴직금 2,000~3,000만 원에, 위로금 명목으로 7,000만 원을 책정해 정 목사에게 1억 원을 주면 어떨까 했다. 상식선에서 생각한 것이다. 여기에 노회 목회자들 대상으로 모금을 해서 더 주면 좋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새로 올 목사가 전세 보증금 빼서 가져오면 그것까지 보태서 줄 생각이었다. 그런데 (정 목사 측이) 거부하더라"고 했다. 노회를 지지하는 교인들 입장에서는 정 목사 가족이 액수가 마음에 들지 않아 버티는 것 아니냐며 의심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였다.

반면, 정 목사 아내는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정 목사 뒤를 이어 내가 신학 공부해서 목회를 하려 했다. 그런데 '어디 여자가 목사를 하느냐'는 소리까지 들려오고, 노회에서도 반대가 극렬해 결국 뜻을 접었다. 그러면 후임자 선정이라도 교회가 하게 해 줘야 하는 것 아닌가. 아픈 목사님 놔두고 제멋대로 하려 했으면서, 이제는 돈 더 받으려는 사람처럼 몰아간다"고 말했다.

노회, 새 수습위원회 꾸려
임시당회장 새로 파송
양측은 여전히 충돌

2017년 3월, 정 목사가 세상을 떠나면서 노회 안에 변화가 있었다. 4월 정기노회 때 노회 임원들이 바뀌었고, G교회 수습위원회도 새로 구성됐다. 새 수습위원회는 기존 위원회와는 다소 입장 차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 목사는 수습위원회를 믿고 지켜보겠다며, 4월 30일 이후로 G교회에 오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이제 기존 수습위원회를 지지했던 교인들이 노회를 신뢰하지 않는다. 새 수습위원회는 정 목사를 위임 해제한 처분이 부적절하다는 입장이라서다. 자신들과 반대 의견이라는 것이다. 교인들은 최근 노회에 사유서를 제출했다. "새 수습위원장을 우리 교회 성도 모두 원하지 않는다. 지난 1년간 정 목사는 주일예배 몇 번 인도한 게 전부로, 정상적인 목회 생활을 해 오지 못했다. 그러면 교인들에게 미안하게 생각해 스스로 사임해야 함에도 그러지 않았다. 기존 노회가 파송했던 차 목사 때문에 교회가 새로워지고 있고 교회가 부흥하고 있다. 차 목사를 임시당회장으로 지명해 달라"고 요구했다. 차 목사는 새 수습위원회 구성 이후에도 교회를 떠나지 않고 계속 예배를 집례 중이다.

남은 자들 사이에서는 다툼이 계속되고 있다. 양측은 5월 28일에도 충돌했다. 노회 지지 교인들은, 교회 대표권은 물론 사무실과 교회 차량 열쇠 등도 더 이상 정 목사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양측이 다투다가 교회 문이 파손됐다. 정 목사 아내는 "반대편 교인이 나이 많은 교인을 폭행했고, 우리 아들은 따귀를 맞았다. 경찰에 신고하려 한다. 현관문 앞에서 싸웠으니 이웃 주민이 다 이 광경을 지켜봤을 것이다"며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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