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신대 ㅅ 교수 사건 피해자대책위가 5월 30일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재발 방지 대책 마련과 징계 과정 공개를 학교에 요구했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감신대S교수성폭력사건피해자지원을위한대책위원회(피대위)가 제자에게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ㅅ 전 교수의 사건 진상을 공개하고, 후속 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피대위 20여 명은 5월 30일 감리교신학대학교(감신대) 중강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ㅅ 교수 사건은 지난해 6월 <뉴스앤조이> 보도로 알려졌다. 감신대는 8월 ㅅ 교수를 보직 해임했다. 이어, ㅅ 교수 수업을 가을 학기에서 모두 제외하고, 교원인사위원회의 중징계 의견을 이사회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그 결과, ㅅ 교수는 12월 12일 학교에서 해임됐다. 파면 조치에 불복한 ㅅ 교수는 교육부에 소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대위는 학교가 ㅅ 교수 해임 과정을 학생들에게 공식적으로 알리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때문에 사실관계가 부풀려지고 2차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피해자가 유혹했다는 식으로 내몰며 누군지 찾아내는 과정에서 또 다른 피해자가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이 모든 피해가 성폭력에 해당되는데도 학교는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피대위는 학교가 이미 큰 상처를 입은 피해자와 학생들에게 징계 과정과 결과를 소상히 밝혀야 한다고 했다. 그것만이 피해자를 보호하고 뜬소문을 없애는 길이라고 했다.

피대위는 학교가 성폭력 및 성희롱 예방과 처리 규정을 개정했으나, 성폭력 예방 교육과 피해자 보호 및 지원 관련 규정은 미비하다고 지적했다. 비밀 상담도 받을 수 없는 구조라고 했다. 

피대위는 △매 학기 감신 구성원 전체 성폭력 예방 교육 △학내 성폭력 근절을 위한 전담 기구 설치 및 관련 규정 제정 △독립적이고 비밀 보장 가능한 성폭력 상담소 설치 및 외부 전문가 배치 △징계 과정과 결과 공개를 학교에 요구했다.

채수지 소장(기독교여성상담소)이 발언하고 있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목사·교수 권위 내세워 피해자 설득"
"'교회 성폭력'이라고 명명해야"

이날 기자회견에서 연대 발언(전문 바로 가기)을 맡은 채수지 소장(기독교여성상담소)은 "'서로 사랑했다'는 ㅅ 교수의 말은 허무맹랑한 소리"라고 했다.

"ㅅ 교수는 논문 지도 교수로, 피해자의 진로와 생존에 영향을 미치는 권력을 쥐고 있었다. 실질적 갑을 관계다. 갑을 관계에서는 피해자가 가해자에게 감정을 표현하는 게 불가능하다. 또한 신학자, 교수, 목사라는 면에서 그는 존경받는 위치에 있었다. ㅅ 교수가 성적 요구를 하면서 이것이 신학적으로 잘못된 게 아니라고 설득했을 때, 피해자는 저항하지 못하는 내적 혼돈에 사로잡혔을 것이다. 하나님 말씀을 빌미로 여성들에게 자발적인 복종을 강요하는 것은 일종의 '부드러운 폭력'이다.

가해 남성은 교회와 사회에서 인정과 존경을 받는 교수인 반면, 피해 여성은 권력을 가지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희생양이 되었다. '교수님이 설마 그럴 리 없어'라고 생각하고, 피해자 주장은 곧이곧대로 믿어 주지 않고, 오히려 견책 사유를 찾는 현상은 두 사람의 권력 차이를 잘 말해 준다. 

이제라도 남성 중심의 교회와 신학이 휘두르는 상징 폭력 앞에서 억압당하고 저항할 수 없었던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진심으로 듣고 눈물을 닦아 주어야 할 것이다. 학교 측은 이 문제가 사적 문제로 오해받지 않도록 진실을 명확하게 규명하고, 이 구조적 죄의 피해자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만반을 다해야 할 것이다."

홍보연 목사(기독교대한감리회 양성평등위원회 위원장)도 교회 안에서 지위를 이용해 벌어지는 성폭력 사례가 많다고 지적했다.

"여성 동문들 이야기를 들으면, 신학교 안 성폭력 사례는 이전부터 비일비재했다. 학교든 교회든 종교적 특수성과 권위를 내세운 성폭력이 많다. 이제는 '교회 성폭력'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아프더라도 더 드러내 이 같은 피해 사례를 공론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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