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신대 이종화 종교철학전공 학생회장은 8일째 단식 중이다. 이들은 학교가 자신들에게 귀 기울이지 않고 도리어 불순 세력으로 몰고 있다고 규탄했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감리교신학대학교(감신대·이환진 총장직무대행) 학생들이 단식 투쟁에 이어 법인사무처 점거 농성에 들어갔다. 감신대 학생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학생들은 5월 28일 오후, 학교 100주년기념관 2층에 있는 법인사무처에 진입해 29일 오전 현재까지 농성을 이어 가고 있다.

학교 측은 학생들에게 수차례 퇴거를 요구하고 법인처 내 문서들이 유출되면 안 된다며 서류를 가지고 나가게 해 달라고 했다. 그러나 학생들은 "이미 필요한 서류는 직원들이 다 가져갔다"며 거절했다. 5월 28일 오후 경찰이 두 차례 출동했으나,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비대위는 100주년기념관 로비에 '학생을 겁박하는 이규학은 즉각 퇴진하라!'는 구호를 내걸었다. 이규학 이사장직무대행이 법인처를 찾아 사임서를 작성할 때까지 무기한 농성하겠다는 입장이다. 8일째에 접어든 이종화 종교철학전공 학생회장의 단식 투쟁도 계속될 예정이다. 그는 물과 소금만 먹으며 단식 중이다.

비대위는 "그간 매 주일 이규학 이사장직무대행이 시무하는 인천제일교회 앞에서 시위를 열고, 종교철학전공 학생회장이 일주일째 단식을 해도 학교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도리어 이환진 총장직무대행은 전국 감신대 동문 목회자에게 비대위 학생들을 '불순 세력'으로 몰아가는 편지까지 보냈다"고 비판했다. 시위 수위를 높일 수밖에 없었다는 이유다. 

비대위는 이환진 총장직무대행에게 "특정 총장 후보를 '좌빨 교수'라 호명하고 여성 목회자를 '왈왈 짖어대는 불독'이라 칭하며, 학생들을 형사 고발하고, 교수들을 향해 '자기 앞에 줄 세워야 한다'는 이규학 이사장직무대행을 비호하지 말라"고 요구했다.

학생들에게는 "우리 행동을 불편하게 느낄 수 있겠지만, 저희를 여러분과 다른 학생으로 여기고 배제하지 말아 달라. 우리 또한 학교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학생"이라며 뜻을 함께 모아 달라고 촉구했다.

학교 관계자는 "이 시점에서 학교가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다. 다만 학생들이 다치지 않아야 한다. 학생들이 단식을 중단하고 학교와 대화를 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감리교신학대학교 학생들이 법인사무처를 점거하고 농성에 들어갔다. 사진 제공 감신대 방송국

감신대 학생들은 2015년 4월에도 법인처를 점거했다. 당시 총학생회장과 총여학생회장 등이 주도해 법인처를 진입해 한 달간 농성했다. 학생 20여 명은 이규학 당시 이사장에게 업무방해와 절도 등 혐의로 고소당했으나, 모두 선고유예 판결을 받았다.

감신대 이사회는 총장 선출을 놓고 이사 간 다툼이 1년 동안 지속되고 있다. 이규학 이사장직무대행은 6월 2일 총장 선출을 위한 이사회를 소집했으나, 개회 정족수를 채우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이규학 이사장직무대행을 반대하는 '9인 이사회'는 자체 이사장직무대행을 선출한 상태다. 어느 이사장직무대행이 적법한지를 놓고 양측은 법원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빠르면 이번 주 안에 가처분 선고가 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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