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주년기념교회 청빙위원회는 이재철 목사 후임으로 네 명의 목회자를 선정했다. 목회멘토링사역원 엄태현

[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한국기독교선교100주년기념교회(이재철 목사)가 '공동 담임 목회'를 추진하고 있다. 100주년기념교회 청빙위원회는 2019년 퇴임하는 이재철 목사 후임으로, 현재 같은 교회에서 사역 중인 정한조·이영란·김광욱 목사, 김영준 전도사 등 4명을 선정했다.

이재철 목사는 5월 14일 주일예배 설교 시간 "청빙위는 후임 담임목사의 업무를 4개의 전문 분야로 나누어, 4명의 목사로 하여금 공동 담임 목회를 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분야는 △영성 △교회학교 △목회 △대외 업무 총괄로 나뉜다. 영성 총괄 담임은 정한조 목사가 맡는다. 정 목사는 주일 설교와 각종 성경 공부를 진행한다. 교회학교 총괄 담임은 이영란 목사가 담당하고, 목회 총괄 담임 김광욱 목사는 교구와 봉사팀 관리 등 목회 전반에 걸친 업무를 맡는다. 내년 9월 목사 안수를 받는 김영준 전도사는 대외 업무를 관장한다.

지난달 결성된 100주년기념교회 청빙위는 3차례 걸친 논의를 통해 공동 담임 목회를 추진하기로 했다. 이재철 목사는 이 같은 결론이 나오게 된 배경을 제왕적 목회의 폐해에서 찾았다.

"지난 화요일 19대 대통령으로 선출된 문재인 대통령의 행보가 연일 화제를 낳고 있다. 그분의 행보는 이제 우리나라에서 제왕적 대통령의 시대는 종언을 고했다는 메시지를 전해 주고 있다.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가 얼마나 컸는지 새삼스럽게 언급할 필요조차 없을 것이다.

우리 교회 청빙위는 한 사람의 제왕적 담임목사에 의해서 교회가 좌지우지되는 시대는 끝났다는 데 의견의 일치가 있었다. 제왕적 담임목사가 기업 총수처럼 처신하면 교회는 기업으로 전락한다. 제왕적 담임목사가 자신의 정치적 성향을 내세우면 교회는 정치 집단이 된다. 제왕적 담임목사가 돈이든 이성이든 욕망의 덫에 빠지면 교회는 이내 분란에 휩싸이고 만다. 어떤 경우든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교인들 몫이기 마련이다. 청빙위는 후임 담임목사의 업무를 4개의 전문 분야로 나누어, 4명의 목사로 하여금 공동 담임 목회를 하도록 했다."

청빙위의 공동 담임 목회 안건이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다. 6월 상임위원회에서 비밀투표를 거쳐야 한다. 2/3 이상 출석에 2/3 이상 찬성으로 가결이 되면, 운영위원회에서도 똑같은 절차를 밟아야 한다. 이 목사는, 안건이 확정되면 남은 임기 동안 4명의 목사를 중심으로 교회를 운영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후임 담임목사들 임기는 2019년 6월 셋째 주일부터 시작한다. 1년이 지난 다음 전 교인이 참여하는 신임 투표를 거친다. 다만 이 목사는 "상임위나 운영위에서 안건이 부결되면, 차선으로 절차에 따라 외부 청빙에 들어가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2년 뒤 퇴임하면 낙향
원로로 영향력 행사할 수 없어"

이재철 목사는 2년 뒤 은퇴하면 낙향할 것이라고 말했다. 목회멘토링사역원 엄태현

이재철 목사는 100주년기념교회 후임 목사가 되는 건 면류관을 쓰는 게 아니라 오히려 십자가를 지는 일이라고 강변했다.

"제 자신의 이야기를 오해 없이 들어 달라. 저는 12년 동안 100주년기념교회 담임목사직을 수행해 오면서 한국교회에 만연해 있는 제왕적 담임목사 특권과 특혜를 스스로 철폐하기 위해 애써 왔다. 우리 교회는 전임 목회자들에게 사택을 제공하지 않는다. 그 속에는 담임목사도 포함돼 있다.

현재 제가 살고 있는 집이 교회 별관이라 불리는 건, 우리 교회가 창립되기 20년 전부터 우리 가족이 그 집에서 살았지만, 우리 교회가 창립된 이후 제 가족이 집을 교회에 헌납했기 때문이다. 2년 후 제가 퇴임하면 그 집을 떠나서 시골로 낙향해 남은 생애를 마무리하려고 한다.

100주년기념교회 담임목사는 퇴임 후에도 원로목사로 남아서 죽을 때까지 온갖 특혜를 누리면서 교회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다. 우리 교회가 창립된 이후 교회에서 새 승용차를 제공해 주려는 것도 제가 사양했다. 현재 타고 다니는 카니발은 12년 전 우리 교회 창립 이전부터 개인적으로 사용하던 제 차량을 교회 명의로 바꾼 것이다.

우리 교회 담임목사 봉급은 봉급이 많은 전임 교역자와 겨우 10여 만 원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안식월과 자녀 학자금 같은 복지도 전임 교역자와 동일하다. 담임목사 판공비도 1원도 없다. 개인비서나 기사도 없다. 앞으로 저를 이어 공동 담임 목회할 네 분들이 그 정신을 계속 이어 가게 될 것이다. (중략)

(직업인이 아닌) 소명인인 목사만 100주년기념교회를 계속해서 테바(노아의방주, 모세의 갈대 상자)로 지킬 수 있다. 100주년기념교회는 그동안 교회다운 교회를 일구기 위해 상임위, 운영위에 의한 교회 운영, 장로·권사 호칭제 실시, 주일예배 시간 전 교인 기도제 실시 등 없던 길을 만들어서 왔다. 그리고 이제 4명의 담임목사에 의한 공동 담임 목회의 새로운 길을 개척하려 한다.

저는 소명인인 정한조 목사의 영성과 신실성, 이영란 목사의 원칙과 통솔력, 김광욱 목사의 정확성과 치밀성, 김영준 전도사의 창의력과 친화력이 한데 어우러지면 저처럼 부족한 사람과는 비교가 불가할 정도로 주님께서 귀하게 쓰시리라고 확신한다. 사랑하는 교우, 청년 여러분 그 네 분을 위해서, 우리 교회 미래를 위해서 나아가 한국교회 미래를 위해 기도해 주기를 부탁드린다.

우리 모두 인생의 항로, 속도, 멈춤 여부를 철저히 하나님께만 일임하는 테바로 살아가자. 그때 우리 각자의 삶은 한 사람을 살리는 모세의 갈대 상자, 이 시대를 살리는 노아의 방주가 될 것이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우리가 모인 100주년기념교회를 통해 이 시대를 위한 당신의 신비스러운 섭리와 은혜의 지도를 날마다 엮어 가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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