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법인 한신학원이 한신대 7대 총장을 5월 19일 선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한신대학교 총장 자리가 8개월째 공석이다. 지난해 4월, 강성영 총장서리가 취임했지만 총회에서 인준을 받지 못해 스스로 물러났다. 학교법인 한신학원(이극래 이사장)은 학교 정상화를 위해 올해 5월까지 새 총장을 선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권오륜 총회장) 총회와 총학생회, 총동문회까지 나서서 총장 선출을 반대하고 있다.

총장 선출 문제는 전임 채수일 총장의 급작스런 사임과 맞물려 있다. 채 전 총장은 임기 반을 남겨 놓고 2015년 10월 경동교회 담임목사로 청빙됐다. 학내 구성원은 "무책임한 총장"이라고 비판했지만, 채 전 총장은 "기장과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경동교회 담임을 해 보고 싶다"며 학교를 떠났다. 이사회는 총장 선출 작업에 들어갔고, 강성영 교수를 총장서리로 뽑았다. 내홍은 이때부터 시작했다.

학생들은, 학내 구성원(학생과 교수 – 기자 주)이 사전 투표로 뽑은 1‧2순위가 아닌 3순위 후보(강성영 교수)가 총장에 선출됐다며 반발했다. 지난해 3월 31일, 학생 수십 명은 이사회가 열리는 회의실에 들어가 18시간 넘게 항의했다. 이사회는 총장 선출 권한은 이사들에게 있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학생과 이사들 간 물리적 충돌이 빚어졌고, 경찰까지 출동했다. 몇몇 이사는 학생들을 특수감금죄로 고소했고, 현재 5명이 재판을 받고 있다.

기장 총회는 학내 분쟁 책임을 이사회에 물었다. 지난해 9월, 101회 총회에서 한신대 총장 인준을 부결하고, 이사장을 포함한 이사 15명 전원 사퇴를 결의했다. 교단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다. 그러나 이사회는 요지부동했다. 이사회는 "총사퇴 결의는 무책임하다. 총사퇴하면 학교가 마비 상태에 빠질 것"이라며 공식 입장을 올해 4월 21일 발표했다. 동시에 7대 총장을 선출하겠다고 발표했다.

기장 총회와 학생들은 즉각 반발했다. 권오륜 총회장은 "총회는 이사회의 일방적인 결정으로 빚어질 갈등과 한신학원 정상화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심히 우려한다"는 성명을 21일 발표했다. 총동문회도 23일 "1년 전 교수·학생 의견을 묵살하고 독단적으로 진행한 총장 선임을 되풀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신대 공식 기구 4자협의회(총학생회, 직원 노조, 교수협의회, 학교 당국)도 5월 8일 "기장 총회와 이사회의 합의된 조건 아래서 총장 선임 일정이 진행되고, 학내 구성원의 민주적인 절차에 따라 선임될 수 있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기장 총회 실행위원회도 5월 8일 회의에서 찬성 80, 반대 2로, 총장 선출을 즉각 중단하라고 결의했다. 이날 한신학원 이사장 이극래 목사는 실행위에 참석해 "총장을 선출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그러나 실행위원들은 "학교만큼 기장 총회 결의도 중요하다", "이사장이기 전에 목사다. 총회 결의를 지켜라", "(이사장) 4년 임기 마치고, 총회로 복귀해야 하는데 후폭풍은 어떻게 견딜 것이냐"며 반발했다.

한신대 총학생회도 총장 선출을 중단하라는 입장이다. 부총학생회장 김계호 씨는 5월 15일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총회 결의를 따라야 한다. 총사퇴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지점이 있다. 그러니 단계를 밟아 이사들이 사퇴하고, 그 후에 총장을 선출해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지난해 이사회는 강성영 교수를 총장으로 선출했지만, 총회에서 인준을 받지 못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학교 안팎으로 반발이 거세지만, 이사회는 총장 선출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5월 19일 이사회를 열어 이사 수를 조정(15→28명)하는 정관 개정과 총장 선출 안건을 다룰 예정이다. 이 와중에도 강성영·강원돈·연규홍 신학부 교수 3명이 총장에 지원했다. 학교법인 관계자는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이사회는 학내 구성원에게 복수의 총장 후보를 추천해 달라고 요청했다. 아직까지 들어오지 않고 있는데, 변함이 없으면 세 후보를 놓고 총장을 선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사회가 새 총장을 뽑기 위해서는 이사 10명 이상이 이날 회의에 참석해야 한다. 참석률에 따라 총장 선출이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총장 선출을 즉각 중단하라는 총회 실행위 결의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법인 관계자는 "총회 실행위 결의는 구속력을 가지지 않는다. 어디까지나 권고 사항일 뿐이며, 학교법인 업무에 총회가 직접적으로 관여하는 건 부당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사회가 총장을 선출해도 한신대 미래는 불투명하다. 총학생회는 "이사회가 새 총장을 선출한다고 해도 이사회에 저항하고, 학내 민주화를 위해 싸울 것"이라고 했다. 총장 자격 논란도 일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익명을 요구한 학교 한 관계자는 "세 후보 모두 문제를 하나씩 안고 있다. 강성영 교수는 이미 총회에서 인준 부결을 받았다. 다시 나와야 할 만한 이유나 정당성이 없다. 강원돈 교수는 교수협의회 대표의장직을 내려놓고 총장에 나왔다. 선거를 감시해야 할 인사가 선거에 뛰어든 것이다. 연규홍 교수는 석사학위 표절 의혹 문제로 논란이 된 바 있다. 누가 선출되더라도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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