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이은혜 기자] 제자를 성추행한 혐의로 징역 2년을 구형받은 감리교신학대학교 ㅅ 교수. 검찰은 ㅅ 교수가 교수 지위를 이용해, 논문 심사를 앞둔 피해자 A를 강제 추행한 점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이에 ㅅ 교수는 제자 A와 서로 교감을 나눈 상황에서 일어난 일이라 주장했다. 재판부는 이번 달 말 선고를 내릴 예정이다.

ㅅ 교수에게 강제 추행을 당했다고 언론에 알려진 여성은 재판이 진행 중인 A 한 명이다. 하지만 ㅅ 교수가 A 말고도 몇몇 학생에게 부적절한 메시지를 보냈다는 사실은 감신대 구성원 사이에 공공연하게 퍼져 있었다. <뉴스앤조이>는 과거 ㅅ 교수에게 부적절한 메시지를 받았다는 B를 만날 수 있었다.

B는 5월 11일 기자와 만나 "나도 ㅅ 교수에게 개인적인 메시지를 받은 적 있다"고 말했다. 그는 2015년 2학기에 ㅅ 교수의 수업을 들었다. B는 다른 사람보다 조금 먼저 리포트를 제출한 평범한 학생이었는데, ㅅ 교수가 갑자기 전화를 걸어 "발제를 하면 어떻겠느냐"고 물었다고 했다. 통화가 끝난 뒤, ㅅ 교수는 B에게 "안정된 목소리에 반했다"고 메시지를 보냈다.

이후로도 ㅅ 교수는 종종 B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고민이 있다면서 메시지를 보낸 적도 있다. '교수님이 의지할 곳이 없어 그런가 보다'라고 생각한 B. 그런데 11월 24일, ㅅ 교수는 교수와 제자 사이에서 주고받기에는 적절하지 않은 메시지를 B에게 보냈다. 2015년 11월이면, ㅅ 교수가 피해자 A를 자신의 연구실로 불러 강제로 포옹하고 키스하는 등의 행위를 했던 시점이다.

11월 24일 새벽 6시 40분경, ㅅ 교수는 B에게 카카오톡 메시지 다섯 개를 연달아 보냈다. B의 페이스북 프로필 사진을 본 감상평이라고 했다.

"실은 많이 조심스럽고 망설거립니다. 그렇지만 표현하고도 싶구요. 조심스러운 이유는 단지 프로필에 대한 잠잠한 對自的(대자적) 느낌이 아니라 어쩜 도덕적 관습을 넘어서고 경계를 벗어난 情感(정감)이며 내면에서 일렁이는 erotishes Gefühl(性愛的 感覺과 感情 - 성애적 감각과 감정)의 드러냄이기 때문입니다. (중략)"

ㅅ 교수는 이어 B의 페이스북 프로필 사진을 메시지로 보냈다. 그런 다음, 아래와 같은 메시지를 연달아 보냈다.

"OO 선생의 프로필을 보고 멈출 줄 모르는 눈이 정신없이 미끄러진 계기와 순간은 이렇게 생겼습니다. (중략) 전화 문자로 연락하려다 보니까 親(친)인걸 알고 메시지로 발제를 부탁했던 겁니다. 그리고 프로필을 보았는데 그만 그 아름다운 모습에 내 눈이 미끄러지고만 것입니다. 호박꽃 속을 한결같이 맴도는 호박벌처럼 말입니다."

메시지를 받은 B는 순간 '이건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ㅅ 교수와 전화·메시지 연락을 끊었다. ㅅ 교수 번호를 지정해 착신 불가 서비스를 신청했다. ㅅ 교수가 B에게 전화했을 경우, ㅅ 교수는 "전원이 꺼져 있습니다"라는 멘트를 듣지만 전화 기록은 B에게 모두 전달됐다. ㅅ 교수는 이상하리만큼 반복적으로 B에게 전화했다.

결국 B는 ㅅ 교수에게 메일을 보내 "휴대폰을 잃어버렸다"고 거짓말했다. 뭔가 이상함을 느낀 B는 메일에 "교수님이 말씀하신 경계는, 존재할 때 아름다울 것 같다. 미(美)라는 것이 원래 경계를 뛰어넘는 것이 허용되고 또 거기에서 발생하는 것이라지만, 저라는 사람은 그런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는다"고 완곡하게 거절 의사를 표명했다.

다행스럽게도 그 뒤로 ㅅ 교수는 더 이상 B에게 연락하지 않았다. 새벽에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내는 일도 없었다. 2015년 2학기 수업도 잘 마쳤다.

ㅅ 교수는 B에게 부적절한 카카오톡 메시지 5개를 연달아 보냈다. 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교수 질문에 답한 나도
먼저 꼬리친 건가"

2016년 4월 ㅅ 교수의 강제 추행 사건이 보도됐을 때, B는 자신도 ㅅ 교수에게 이상한 일을 겪었지만 성추행 같은 큰일이 아니라는 생각에 가만히 있었다. 학내에서 이런 일이 터지면 피해자가 누구인지부터 알려고 하는 분위기 때문에 용기를 내지 못했다.

지금에서야 이 일을 털어놓는 것은 얼마 전 수업 시간에서 겪은 일 때문이었다. B는 학내에 ㅅ 교수를 옹호하고 피해자도 가해자로 몰아가는 분위기가 있다며 분노했다.

"얼마 전 한 수업 시간에 한 학생이 '피해자 A가 먼저 꼬리 쳤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만약 사실이라면 ㅅ 교수도 처벌했는데 A도 처벌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말하는 걸 들었다. 예비 목회자가 되려는 사람들이 '여자가 먼저 꼬리 쳤다'는 말을 한다는 게 믿어지지 않았다.

그럼 처음에 ㅅ 교수가 묻는 것에 친절히 대답한 나도 꼬리 친 게 되는 건가. 자신을 가르치는 선생님인데 당연히 친절할 수밖에 없었고 잘 보이고 싶은 마음이 있을 수밖에 없었다. 교수님한테 학업에 도움되는 좋은 이야기, 비전, 진로 상담을 받고 싶은 건강한 기대를 가지고 교수님을 대했을 텐데, 그것을 가지고 꼬리를 쳤다고 하는 건 남성 우월적이고 여성 혐오적인 생각이다."

감신대에 재직 중인 교수들은 ㅅ 교수 복직 가능성에 모두 "불가능"이라 답했다. ㅇ 교수는 <뉴스앤조이>와 통화에서 "ㅅ 교수가 돌아올 수 있는 방법은 없다. 해임됐는데 어떻게 돌아오나. 몇몇 학생이 그런 얘기를 하는 것 같은데 불가능한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ㅂ 교수도 마찬가지다. 그는 "학내에서 ㅅ 교수를 옹호하는 학생이 있는 건 알고 있다. 하지만 ㅅ 교수는 분명히 잘못을 저질렀다. 그냥 사라지는 게 모두를 위한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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